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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심층 테마 취재 ① 미투 제품,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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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키운다” VS "지재권 침해여전한 논란

ODM기업 높은 기술에 진입장벽 낮아져…선도기업 피해 호소

 

“순기능있어도 결국은 모방” 주장 설득력…경쟁력엔 한계 뚜렷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펼치는 화장품 기업 간의 경쟁은 가히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경쟁보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이 더 치열하다. 화장품 업계의 오랜 경쟁양상이기도 하면서, 혹은 최근 들어 그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테마를 ① 미투 제품, 어떻게 봐야하나 ② 중국산 ‘짝퉁’ 제품, 현실과 대안 ③ 정부 규제와 기업의 현실, 해결점을 찾는다로 선정해 심층 취재, 연재에 들어간다. <편집자 주>

 

“니가 잘나가면 나도 잘나가”…관행처럼 굳어지는 미투 제품     ‘허니 마일드, 허니 통통, 허니 머스타드, 허니 밀크’.

 

비슷한 이름으로 소비자를 헷갈리게 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제품명에 들어간 ‘허니’. 이들은 모두 지난해 제품 사재기 열풍에 구매 불가능 상태까지 불러온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편승한 이른바 ‘미투(Me Too) 제품’이다.

 

잘나가는 1등 브랜드나 제품을 ‘나도 따라한다’고 해서 붙은 별칭으로 유사제품, 심한 경우에는 베끼기 제품이라는 오명도 있다.

 

사실 미투 제품은 유행이 빠른 식품업계에서는 마케팅 기법 중의 하나로 흔히 사용돼 왔다. 과자, 과일주, 매운 라면과 짜장 라면에 이르기까지. 업계엔 ‘오늘 신제품이 나오면 다음날 미투 제품이 출시된다’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이 같은 대응(?)은 이제 화장품 업계에서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쿠션팩트, 카테고리 창출하자 미투 제품 발매 봇물처럼 출시      전 세계적으로 새 카테고리 창출의 신화가 된 쿠션 팩트는 미투 제품이 쏟아진 대표적인 예. 특허청에 따르면 쿠션의 상표 등록건수는 2011년 2개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2013년 33개를 거쳐 2015년엔 280개까지 늘어났다.

 

최근엔 스틱 제형이 유행하면서 다양한 스틱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스틱의 상표 등록건수는 2015년 22개에서 2016년 44개로 늘어났고, 지난 5월에만 32개가 새롭게 선보였다.

 

화장품 업계의 상품기획·개발 관계자는 이 같은 미투 제품의 범람에 가까운 출시의 요인으로 상대적으로 낮아진 진입문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OEM·ODM 기업들의 기술력이 세계 수준에 이른 국내 화장품 업계의 특성상 누구나 쉽게 제조업체의 기술력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제조업체가 연구개발은 물론 기술을 포함한 전 부문의 특허를 보유하고 역으로 브랜딩까지 제안하는 상황까지 온 시점에 하나의 제조업체에서 내놓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서로 비슷한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을 이용해 자본력을 포함한 전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열악한 중소 제조판매업자들이 쉽게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된 데다 연구·개발비의 투자 없이 선발 업체의 인기를 이용해 신제품을 손쉽고 빠르게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비판 역시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원조 라벨영 ''(왼쪽)과 미투 제품의 상세페이지.

 

“어떤 제품이 오리지널이야?”…베끼기에 쇼핑몰 페이지도 복사       쇼킹 토너, 싸우자귓밥아 등의 톡톡 튀는 아이템으로 주목받은 라벨영은 제품 카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고 호소하는 대표적 회사다.

 

최근 올리브영에 입점한 라벨영의 대표 제품 쇼킹 이어클렌저 ‘싸우자귓밥아‘와 미투 제품 M사의 ’귓밥쓱싹‘은 제품 특징과 상세페이지가 흡사하다.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귓밥쓱싹은 원조의 1/3 가격 수준인 2천900원에 판매 중이다. ‘신개념 이어클렌저’라는 제품 카피와 디자인까지 얼핏 봐선 오리지널 제품으로 착각할 정도다.

 

또 하나의 히트작 ‘반반쿠션’ 역시 커버쿠션과 수분쿠션을 하나로 합쳤다는 제품의 특징을 그대로 따라한 미투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심지어 ‘듀얼쿠션’을 출시한 L사는 이 제품으로 TV협찬을 진행하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라벨영 관계자는 “제품의 특징뿐만 아니라 디자인, 심지어는 상세페이지까지 그대로 카피하는 후발 브랜드들이 있는데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먼저 나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오리지널 제품이 미투 제품으로 오해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성분이나 제품력에서 차이가 있어도 겉으로 보이는 특징이 비슷하면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누적판매량 1천만 장을 돌파하며 국민 코팩으로 자리잡은 미팩토리의 돼지코팩 역시 무수한 미투제품의 공격을 받았다. 현재도 소셜커머스에서 돼지코팩을 검색하면 10여개가 넘는 브랜드가 검색된다. 모두 제품 전면에 돼지를 그려 넣은 제품들이다. 수많은 미투 제품의 공습에도 미팩토리는 지난해 연매출 15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 규모 커지고 반독점은 순기능…일부선 “원조 논란 의미없다” 주장      업계 관계자는 “좁은 화장품 업계 특성상 원조 논란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다양한 제품이 경쟁함으로써 시장 파이가 확대되고 1위 독주를 견제해 독점 형성을 막는 순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고, 그것은 제조업체도 마찬가지”라며 “제조업체에게 미투 제품을 의뢰하는 것을 실질적으로 막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가 쿠션 팩트 카테고리를 창출한 이후 소비자들의 메이크업 제품 사용 개수는 평균 2.2개에서 1.7개로 변했으며 결과적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전체적인 발전과 K-뷰티 이미지를 해외에까지 드높인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쿠션 제품 관련 국내외 200건이 넘는 특허 출원과 특허 35건을 보유하고 있다.

 

무분별한 베끼기, 방치는 불가…선발 제품 보호위한 규제는 필요         아무리 순기능이 있다 하더라도 미투 제품의 범람을 관행으로 용인하면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긍정적 효과보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부문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트렌드를 먼저 만들어내는 오리지널, 원조 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며 “미투 제품의 용인과 방치는 제품 개발의 첫 단계부터 의지를 꺾어버린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미투 제품이 범람하고 있는 국내 제과업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5% 수준에 불과하다. 미투 제품을 계속 방치하면 현재 매출액 2% 수준대의 국내 화장품 기업 연구개발비 비중이 더 하락할 위험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라벨영 측은 미투 제품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제품 출시 전 특허를 미리 받아놓는 방법을 추천했다. 특허를 얻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출시 이후 특허신청을 한다면 신청기간 동안에 출시되는 미투 제품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미투 제품의 피해방지를 위해선 법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기업체의 도의적인 책임으로 돌리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체계화된 시스템을 마련해 미투 제품 출시에 대한 제재가 절실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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