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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사옥은 단순히 입지조건을 떠나 그 기업의 브랜드와 기업정신을 내포하는 상징성을 지닌다. 분위기 전환, 계열사 간 시너지, 비용절감, 업무 효율성 등의 이점은 부가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이 1956년 터를 잡은 용산에 세번째 신본사를 준공하며 '용산 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사옥 건립을 위해 중구 시그니처 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한 지 5년여만의 복귀다. 덕분에 용산은 CJ CGV와 HDC현대아이파크몰의 문화공간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아모레퍼시픽의 K-뷰티 시너지까지 더해져 서울 대표 상권으로 부상하게 됐다.

에이블씨엔씨와 애경산업은 업무 효율성을 위해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을 선택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14년간 몸담았던 가산디지털단지 SK트윈테크타워를 떠나 내년 초 서초 신축 복합시설인 마제스타시티로 본사를 이전한다. 노후화된 브랜드 개선 발표에 맞춰 체질 개선을 감행하고 해외 법인 지원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현재 SK트윈테크타워엔 에이블씨엔씨 직원 36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서초 사옥은 지금보다 유관회사와의 접근성이 좋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직원들이 활동하기에도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본사 이전과 함께 로드숍 브랜드 1세대 미샤와 어퓨의 노후화된 매장을 리뉴얼하고 대규모 신규 출점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년간 총 1천9억원을 시설자금에 투자한다. 시설자금은 기존 점포 730개 중 614개 리뉴얼에 238억원, 신규 점포 200개 개설에 471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브랜드 개선 등 마케팅 활동을 위해 총 737억원을, 타자금 투자액(500억원)은 핵심 상권 전략 부동산 매입과 중소형 화장품 유관업체 인수에 쓴다.

애경산업 역시 코스피 상장과 중국사업 추진을 위해 본사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둥지는 홍대입구역 인근으로 점쳐지고 있다. 애경산업이 구로를 떠나면 30여년의 구로 시대를 접고 마포 시대를 열게 된다. 다만 애경산업 관계자는 "본사이전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내년 후반 완공될 서울 홍대와 충남 세종시에 위치한 2개의 근린형 복합쇼핑몰 중 마포애경타운이 짓고 있는 AK플라자 홍대점으로 지상 17층, 연면적 5만4천46㎡(약1만6천349평) 규모로 쇼핑몰과 호텔, 사무실 등이 입점하게 된다.

애경산업이 승부수로 내세운 근린형 복합쇼핑몰(NSC형) 내에 입점해 주업종인 백화점 사업의 경쟁력인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인근에 위치한 애경디자인센터, 호텔·쇼핑몰 사업에 진출한 제주항공 등 애경그룹사와의 시너지 또한 기대되는 부분이다. 3분기 36%까지 늘어난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 비중을 감안해 화장품 부문을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토니모리는 서초구 서초동 신사옥에서 2018년을 시작한다.

토니모리는 자산운영 효율화를 위해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사옥과 토지를 163억원에 처분하고 지난 2015년 사옥 이전을 위해 금강제화가 보유했던 서초구 서초동 1365-23번지 빌딩을 약 327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실적 악화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토니모리가 넓은 업무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토니모리 측은 이번 본사 이전을 계기로 부서간 협업이 강화돼 사업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 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옥 이전과 함께 토니모리는 최근 중국 사업 투자, 해외시장 다변화, 사업다각화 등 공격 경영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글로벌 마스크 팩 브랜드 '메디힐'의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 5월 강서구 등촌동에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의 본관과 별도의 연구동을 보유한 새 사옥을 마련해 입주했다.

특히 엘앤피코스메틱은 사옥 내에 호텔 피트니스센터 수준의 운동시설과 4석의 실내 골프연습장을 마련, 근무시간에도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여건을 보장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이 같은 원칙과 운영은 직원 복지향상에 초점을 둔 시설과 운영방침을 수립·시행함으로써 단순한 새 사옥 건립·입주 수준이 아닌 기업 이미지 제고로 연결시킨 사례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