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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노블레스 오블리쥬 실천한 '마스크팩 거인' 엘앤피 권오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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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 정신'. 그가 가진 이념을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지질학과를 졸업한 뒤 동기들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하고 화장품 업계로 뛰어든지 25년만에 모교인 고려대학교에 120억원을 쾌척하며 마음의 빚을 털어냈다. 기업과 직원. 더 나아가 소비자와 국민까지. 기업의 이익을 동업자인 사회에 환원해야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2009년 출시한지 7년만에 누적판매량 7억장 판매를 돌파한 엘앤피코스메틱의 권오섭 대표다.

 

그동안 암암리에 기부와 나눔을 실천해온 권 대표가 지구환경학과(전 지질학과)에 120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은 의외였다. 92년 N화장품에 입사해 3년만에 전무까지 고속승진하고 코스피클럽을 통해 화장품 유통 사업을, 차밍코리아와 코스라인에서 색조화장품까지. 월급쟁이 종업원부터 영업소장에서 대표까지. 화장품 전 업계를 경험해본 ‘화장품쟁이’ 그 자체였기 때문.

 

“화장품 업계로 다시 돌아온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화장품 사업을 하시는 것을 반대해오셨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으셨겠죠. 특히 그 시절에는요. 2년정도 지나니 인정해주셨습니다. 모교인 고려대학교에는 늘 마음의 빚이 있었습니다.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과학자들이 나오는 데 미력하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권 대표는 어려서부터 왕생화학을 운영하시던 어머니의 밑에서 프로판 가스에 원료를 넣던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화장품과 친해졌다. 그가 화장품 업계에 뛰어든 것은 자연스런 흐름과도 같았다.

 

“N화장품에서 바닥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홍보부, 관리부도 영업부까지 직접 만들고 경험한 것이 많은 밑거름이 됐습니다. 유기정 사장님에게 감사한 부분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영업현장에 뛰다가, 11시에 대리점 운영을 직접 하고 월·수·금엔 광고대행사를 가며 바쁘게 보냈습니다."

 

권 대표의 뛰어난 트렌드를 읽는 눈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 셈. 코스라인에서 마스크팩의 성공 가능성을 본 권 대표는 2009년 4월, 자본금 5천만원에 3명의 직원으로 엘앤피코스메틱을 창업해 현재 4천억원의 매출, 250명 직원이 함께 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권오섭(57·왼쪽) 엘앤피코스메틱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발전기금 120억원을 기부한 뒤 염재호(61)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무엇이든 삼 세 번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창업땐 처참히 실패했고 두번째엔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마스크팩이 1천원, 2천원 하며 흔히 판촉물로 나눠주던 시절 혹자들은 3천원 이상의 고급 마스크팩을 만든다는 것에 팔릴 리가 없다고 저더러 미쳤다고했습니다.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마스크팩을 나눠준다는 것은 가격이 싼 것도 있지만 그만큼 부담없이 누구나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되거든요.”

 

권 대표는 마스크팩의 품질은 물론, 품질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마스크팩을 한단계 진화시켜 1일1팩 시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한달에 팔려나가는 마스크팩은 4천500만 장입니다. 저는 단 '한 장'을 사는 소비자에게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그 소비자에겐 단 한 장으로 메디힐 브랜드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화장품 업계는 단순히 자금력이나 맨파워가 우수하다고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오너의 역량이 굉장히 크게 작용합니다.”

 

본인만의 소신을 지닌 권 대표에게 내년 목표를 물었으나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개인적인 목표는 있지만 기업 차원의 신년 계획은 없습니다. 속도와 경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목표를 정해두면 무리하게 돼 있습니다. 정해진 수순과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라고 직원들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100억원까지는 오너 몫이고 100억에서 1천억까지는 직원의 몫이며 1천 억원이 넘어가면 나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가져야 할 사회적인 책임감은 첫째는 이익의 환원이고 둘째는 고용창출입니다.”

 

최근 똑똑해진 소비자는 제품과 브랜드는 물론 자신과 가치관에 맞는 기업인지까지 살핀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그에 맞춰 점차 느는 추세다.

 

“내년 2월에 맞춰 재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김종민 전 문화부장관,  유진용 전 문체부 장관,  광성교회 윤동성 목사 등과 손잡고 1천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어요. 소방대원들이 물품을 자비로 구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깝던 차에 재단 첫 일정은 강서구 소방서에 물품기부부터 시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역시 권 대표가 강조하는 동업자 정신의 일환이다. 그가 말하는 동업자 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독식은  결코 불가능하기 때문. N화장품때부터 꾸준히 가져온 ‘나를 알고, 이웃을 알고, 사회를 안다’는 이념은 엘앤피코스메틱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저는 스스로를 화장품쟁이라고 칭합니다. ‘쟁이’란 어떤 분야에서 올인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치열한 곳입니다. 지금 한국 화장품이 있기까지는 아모레퍼시픽(태평양)의 창업자 고 서성환 회장과 현재의 서경배 회장,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 등 선도 기업들이 전개한 여러 유무형의 공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입제품을 갖다 파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내수시장을 굳건히 지켜준 이들 기업이 있기에 현재 한국 화장품의 토양이 이처럼 튼튼히 갖춰진 것입니다. 이 곳에서 많은 화장품 쟁이들이 때로는 치열하게 싸우다가도 때로는 같이 호흡하고 또 경쟁하며 서로 윈-윈하는 모습을 통해 외국에서의 한국 화장품 위상을 높여나가기를 기원하고 저 역시 이에 미력이나마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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