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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원록 메드비 대표 “K뷰티 실크로드 新 수출 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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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교두보 삼아 중앙아시아·동유럽 진출 적기

자체 브랜드 ‘메드비’와 가성비 높은 국산 화장품으로 승부수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2번 출구. 뒷골목으로 들어서자 생김새와 말씨 다른 이들로 북적인다. 커다란 빵이 연신 구워지고 꼬치에 꿴 양고기는 지글지글 더운 기름을 내뿜으며 360° 돌아간다. 거리마다 이국적인 음식점·옷가게·잡화점, 보드카 광고를 내건 술집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서울 광희동 러시아‧중앙아시아 거리다.

 

이방인처럼 두리번거리는 사이 한 화장품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메드비(med:b). 러시아 직원이 고객을 맞는다. 바로 맞은 편, 메드비 사무실이 있다. K뷰티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K뷰티 실크로드의 출발점

 

K뷰티 신 시장 개척에 뛰어든 메드비 동원록 대표. 그는 화장품 도·소매 업계에서 30년 동안 잔 근육을 키웠다. 중국에 K뷰티를 수출하다 5년 전 러시아로 눈을 돌렸다.

 

“러시아 여인숙에서 쪽잠을 자며 드럭스토어 유통 관계자들과 하루 10건 넘게 비즈니스 상담을 했어요. 도매 시장에 전단지와 샘플을 직접 뿌리면서 제품을 알렸죠. 하루 20km씩 다녔습니다. 러시아라는 나라를 알기 위해서였죠. 부딪히지 않으면 정말 모르는 곳이 러시아에요.”

 

유럽·일본 브랜드가 선점한 러시아 시장에 K뷰티를 알리기 위해 발로 뛰었다. 러시아 땅은 크고 K뷰티는 작았다. 땀을 배로 흘렸다. 고생 끝에 러시아가 왔다.

 

고생 끝에 러시아가 왔다

 

러시아에서 K뷰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본 그는 러시아 직원 6명을 고용해 서울 광희동에 매장과 사무실을 열었다. K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수출 상담을 펼친다. 러시아에 K뷰티를 발 빠르게 소개하기 위해 B2B 사이트도 열었다. 러시아 유통 전문가로 입소문이 나면서 OEM·ODM을 위해 한국을 찾는 러시아인도 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경기침체와 환율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K뷰티에게는 기회죠. 한국산 화장품의 강점은 가성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하다는 거에요. 러시아에서 인기를 끈 달팽이크림이나 BB크림 외 마스크팩·국소부위용 패치·기초 화장품 등으로 수출 품목을 확대하고 있어요. 자체 브랜드 메드비와 다양한 K뷰티 브랜드를 러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 전역에 유통할 계획입니다.”

 

메드비+K뷰티를 전 세계에!

 

수많은 K뷰티 브랜드가 포스트 차이나 전략의 일환으로 러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반면 ‘대박’ 신화는 들리지 않는다. 러시아 내 한류 효과도 미미하고, 한국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상태다. 그러나 동원록 대표는 러시아 시장이 지닌 상징성과 미래성을 동시에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라는 거 아세요? 세계 국토면적 순위 1위에요. 미국을 앞서죠. 또 중앙아시아의 맏형 격이에요. 최근 러시아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중·저가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죠. 러시아를 발판 삼아 중앙아시아, 동유럽까지 뻗어나갈 기회가 열렸어요. K뷰티의 실크로드 수출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갈 겁니다.”

 

불운을 두려워하면 행운을 맛볼 수 없다

 

“불운을 두려워하면 행운을 맛볼 수 없다.” 러시아 속담이다. 동원록 대표는 미지의 땅에서 불운을 두려워하기 보다 행운을 향해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쪽을 택했다.

 

그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정면승부한다. 현지화는 시장을 읽어야 가능하다. 관록 있는 연배에도 매달 비행기에 몸을 구겨 넣은 채 러시아 출장길에 오르는 이유다.

 

현지화 전략의 중심에는 현지 인력이 있다. 그는 러시아 직원을 채용해 실시간 1:1 맞춤 상담을 펼친다. 직원 급여는 러시아 대비 1.5배 높게 책정했다. 직원이라기 보다 든든한 동료이자 동업자에 가깝다. 직원들 기가 사니 매출도 오른다. 윈윈이다. 최근 동 대표는 판을 더 키우기 위해 경쟁력 있는 K뷰티 브랜드를 적극 물색하고 나섰다.

 

“러시아에서는 어떤 제품이든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브랜드를 중시하지 않는, 브랜드가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에요. 러시아 인구 60~70%가 밀집한 모스크바를 교두보 삼아 중앙아시아, 동유럽까지 수출길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동원록 사장은 서울 광희동 메드비 매장에서 K뷰티 수출 상담을 펼친다. 10여개 넘는 인근 화장품 매장이 ‘싼 것’만 찾는 러시아 상인들에게 천원 짜리 크림을 권할 때 그는 브랜드·품질력 갖춘 제품을 내밀었다. 이윤이 1~2% 남더라도 미래를 봤다. ‘3년 정도만 지나면 반드시 브랜드를 알 때가 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간을 견뎠다. 인고의 힘은 꿈이 지닌 무게에서 왔다.

 

오래된 화장품 사업가의 꿈

 

“꿈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오래된 화장품 사업가의 눈에 회한이 스친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베트남, 오는 12월 오픈할 미얀마 양곤 매장. 그리고 소망해온 자체 브랜드 사업. 꿈을 꿨기에 이룰 수 있었다.

 

그는 아직 배가 고프다. 동원록 대표가 한 음식점으로 안내한다. ‘카자흐스탄 소울 푸드’라는 팻말이 걸려있다. 그는 다시 긴 얘기를 시작했다. 실크로드에 오른 K뷰티. 그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대상(大商)의 입에서 길게 길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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