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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살면 산업 전체가 날개 달 것”

OEM·ODM기업은 협력 파트너…대립 프레임은 옳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화장품의 새로운 수출 구조를 만들고 브랜드 빌딩과 파워 중심의 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기반한 제도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조·판매자 자율표기(일원화)는 OEM·ODM기업들이 대표하는 제조업자와의 대립, 또는 대결 구도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조기업과의 협력없이 판매기업이 존재할 수 있습니까? 화장품법 제 30조(수출용 제품의 예외)요? 당연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출 중심의 중소기업들이 패키지를 포함한 라벨링 등 전반적인 사항들을 이원화해 제작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수출 중심의 중소 화장품기업들의 단체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진영 회장의 호소에 가까운 주장이다.

단체 이름에 그대로 녹여냈듯이 ‘수출·중소기업’이 핵심 단어다. 협회의 출범과 동시에 시작해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고 있는 활동이 제조·판매자 자율표기를 위한 화장품법 개정.

“처음 제조·판매자 자율표기를 주장했을 때 제조업자와의 대립 또는 갈등 양상으로 비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한 걸음만 더 들어가면 사실은 다르죠. 이는 중소기업들의 생존이 걸린 문젭니다. 제조업자, 판매업자 표기 ‘의무화’ 만을 없애는 ‘자율표기’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박 회장 자신이 이 조항에 의한 불이익을 수차례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회원사들 역시 같은 이유로 자신들의 노력이 수출계약 일보 직전에서 물거품이 됐다는 호소를 해왔다. 협회를 결성하고 첫 사업이자 최우선 해결 과제로 이를 내세운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회원사 가운데서도 일부는 여전히 제조업자 표기를 원하는 곳도 있습니다.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브랜드 파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작하는 시점에서 신뢰도 높은 제조업체를 표기하는 것, 이 역시 하나의 전략으로 인정합니다. 결론적으로 자율표기가 제조기업과 판매기업, 양 측 모두를 살리고 나아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100여 곳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협회는 △ 중국수출사관학교(3월) △ 유럽진출 수출상담회·컨퍼런스(6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과 베트남 등에 대한 협회 차원의 진출 전략도 수립 중이다. 이 같은 사업들은 회원사들이 직면한 현안을 반영하고 매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지속적인 발굴과 진행은 협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 규모의 화장품전시회는 수출을 위한 고리로 활용하는 동시에 수출과 해외전시 관련 업무 분야에서는 대한화장품협회와의 협력관계를 긴밀하게 다져가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우리 협회는 이름 그대로 중소 화장품기업, 수출 중심의 단체입니다. 그리고 아직 출범한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걸음마 수준의 협회입니다. 별도의 사무국을 두고, 전담 인력을 두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도 열정을 가진 회원사 대표·임원들의 자원봉사라고 할 헌신에 의해 이뤄지는 것입니다. 아쉽고 힘든 부분이 많겠지만 회원사들이 처한 상황을 적극 반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강력하게 펼쳐 나가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의 76%를 중소기업들이 책임졌습니다. 이들의 수출 가도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와 정책, 지원이 곧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