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K-뷰티’를 전 세계에 유행시킨 화장품 강국의 인프라를 이용해서다. 화장품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지원하는 플랫폼이 뷰티산업의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최근 뷰티산업의 무게중심은 공급자(생산자)에서 수요자로 이동했다. △ 초개인화 △ 맞춤화 △ 특화생존 전략이 중요해졌다.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화장품 제조 플랫폼의 역할이 커진 이유다.
화장품 제조 플랫폼은 △ 연결성 △ 트렌드 분석력 △ 제조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공급자와 수요자를 발 빠르게 잇는다. 초맞춤화 온디맨드 서비스를 통해서다.
개인 맞춤화 온디맨드 서비스
온디맨드(On-Demand)는 ‘요구만 있으면(언제든지)’ ‘요구에 따라’를 뜻한다. 공급 중심이 아니라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나 전략 등을 이른다. 모바일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 활동을 일컫는다.
시간‧장소와 제품‧서비스, 기술‧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소비자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는 제품을 내놓는다.
온디맨드 경제는 코로나19 시대에 들어 세를 키우고 있다. 뷰티업계에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화장품 제조를 대행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커졌다.
특히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뷰티시장의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넘어가면서 온디맨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온디맨드 화장품 제조 플랫폼은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지니스 전략을 펼치면서 새로운 영역을 창조했다.
이들 플랫폼은 디지털에 기반해 뷰티산업 트렌드를 분석한다. 원료‧용기‧부자재부터 물류‧금융까지 인프라를 연결한다. 속도가 힘을 창조한다. 빠르게 조직적으로 움직여 세분화된 수요자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화장품이 아닌 타깃 그룹을 위한 화장품을 개발해 차별성을 강화한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연령‧피부 타입에 대응하는 브랜드 전략을 제시한다.
화장품 제조 플랫폼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의 뷰티업계 진출과 맞물려 인디 브랜드의 생산 창구로 떠올랐다.
특화생존 시대 ‘내 제품’이 살아남는 법
‘갖고 싶다. 다른 걸 갖고 싶다.’ 갖고 싶되, 남과 다르게, 현재 가진 것과도 다르게. 현대인의 소비방식이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힘은 새로움이다. ‘한 끗’이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화장품 제조 플랫폼은 세분화한 타깃팅 전략으로 특화된 제품을 제공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자 기반 맞춤형 제품을 생산해 경쟁력을 높인다. 개인의 아이디어는 특화 전략의 밑거름이다. 화장품 제조 플랫폼은 개인의 특화전략을 실현하는 통로로 자리 잡았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특화해야 살아남는다. 특화를 위해 타당하고 정밀한 쪼개기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 핀셋처럼 ‘고객의 특성’을 관찰해 특화하고 싶은 마켓을 골라내고 △ 현미경처럼 산재하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그중 하나에 초점을 맞추거나 △ 컴퍼스처럼 지도 위에 동심원을 그려 해당 ‘지역 상권’의 특성에 집중하고 △ 낚싯대처럼 자사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역량’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격차’ 창조하는 빠른 연결의 힘
△ 뷰티메이커스 △ 씨와이 △ 씨티케이 △ 온유 △ 인핸스비 △ 코스메폴리탄 △ 한국콜마 등이 화장품 제조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들 업체는 화장품 기획 제조 분야에서 구축한 데이터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추천하고 생산한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원료부터 용기까지 세분화한 추천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단계다. 화장품 원료사 제조사 부자재업체 물류회사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집적을 통한 효율을 꾀하고 즉시성‧편리성‧가격 적정성 등을 높였다.
나아가 금융 물류 등 인접 분야까지 연결하며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투자금을 유치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수출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제조사 선정부터 생산 품질 관리 인허가 물류까지 복잡하고 긴 과정을 거쳐야 했다. 화장품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이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플랫폼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이동과 미팅이 제한을 받고 있다. 수요자가 비즈니스 신뢰도를 구축해, 아이디어를 상용화하는 것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를 대행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뷰티업계에 등장해 새 판을 짜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K-뷰티를 선호하는 해외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온디맨드 서비스 기업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