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이슈메이커는 ‘가히멀티밤’ 들고 2500억 넘긴 코리아테크
일년 만에 32위까지 치고 올라…청담글로벌·코스알엑스·에스크컴퍼니 등도 화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년 여를 악전고투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당초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는 점에서 위안으로 삼을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모닝이 지난 8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화장품 기업 200곳을 우선 대상으로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세 가지 지표를 집계한 결과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122곳, 영업이익이 적자인 기업이 46곳, 그리고 당기순이익이 적자 상황에 놓인 기업은 이보다 7곳이 더 많은 53곳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국내 화장품 업계의 ‘영원한 기형 구조’(?)라고 할 상위기업 편중 현상은 여전했다.
즉 매출액 2천억 원 이상을 기록한 41곳의 기업 가운데서 영업이익이 적자인 곳은 두 곳에 불과했고 당기순이익 적자는 그나마 단 한 곳이었던 반면 중하위권 그룹으로 내려갈수록 적자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는 매출액이 높은 상위권 기업일수록 위기 상황에 대해 탄력성있는 대응책으로 위기관리가 가능했던 반면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에는 순간순간의 상황을 극복하기에도 힘에 부쳤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코스모닝은 이번 호에 200곳의 기업에 대한 경영실적 분석을 게재하고 바로 이어 사업·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자료를 입수해 분석, 보도할 예정이다.
<주요 화장품 기업 210곳 2021년 경영실적 파일은 아래 첨부문서를 다운로드해서 볼 수 있습니다.>
매출액 부문
지난해 매출액 1조 원 이상을 올린 기업은 모두 10곳이었다. LG생활건강이 8조915억 원으로 독주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3년 간의 실적보다는 상대적인 선전을 하며 각각 2, 3위에 올랐다. 매출액은 각각 5조3천261억 원과 4조8천631억 원이었다.
뒤를 이어 △ 한국바스프 2조7천140억 원 △ 씨제이올리브영 2조1천192억 원 △ 코스맥스 1조5천915억 원 △ 한국콜마 1조5천863억 원 △ 신세계인터내셔날 1조4천508억 원 △ 동원시스템즈 1조2천509억 원 △ 애터미 1조804억 원 등으로 10위 권을 형성했다.
7천698억 원을 기록한 에이치케이이노엔과 7천531억 원의 매출을 올린 한국암웨이에 이르기까지 12곳의 상위 기업들은 지난해 최저 3.1%에서 최고 42.4%에 이르기까지 모두 매출 성장을 시현했다.
△ 매출액 5천억 원 이상 8천억 원 미만의 기업은 9곳이었고 △ 3천억 원 이상 5천억 원 미만은 7곳 △ 2천억 원 이상 3천억 원 미만은 15곳 △ 1천억 원 이상 2천억 원 미만은 28곳 △ 700억 원 이상 1천억 원 미만이었던 기업은 27곳 △ 500억 원 이상 700억 원 미만의 매출액을 기록한 기업은 38곳 △ 400억 원 이상 500억 원 미만이 36곳 △ 300억 원 이상 400억 원 미만이 26곳 △ 20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이었던 기업은 4곳이었다.
매출액 400억 원 이상 1천억 원 미만의 기업이 101곳을 차지해 전체의 절반에서 한 곳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기업과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허리가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사실이다.
매출액 부문 뿐만 아니라 지난해 화장품 기업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으면서 이슈메이커로 등장했던 기업은 ‘가히 멀티밤’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코리아테크를 꼽을 수 있다.
코리아테크는 지난해 2천514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무려 1,70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년 코리아테크의 매출액은 139억4천만 원에 불과했다.
덩달아 영업이익도 459억 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52억 원에 달했다. 코리아테크는 지난해 가히 멀티밤 한 품목 만으로 2019년과 2020년의 부진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도 매출 1천억 원 이상을 기록한 기업들 가운데 △ 코웰패션(58.1%) △ 에스크컴퍼니(66.9%) △ 씨엔에프(52.6%) △ 청담글로벌(87.4%) △ 코스알엑스(53.7%) △ 한국존슨앤드존슨(60.6%) 등은 무려 매출 성장률이 50%를 상회하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거스르는’ 실적을 남기면서 주목받았다.
영업이익 부문
분석대상 기업 200곳 가운데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적자지속·적자확대)에 머문 곳은 46곳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적자에 처하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곳은 모두 68곳이었으며 흑자전환을 포함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이 가장 많은 86곳이었다.
업계에서는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19 국면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대해 ‘선방’했다는 시선이 역력하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사실은 이 같은 이익경영에 있어 상위권 기업과 중하위권 기업 간의 격차가 현저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액 1천억 원 이상을 기록한 69곳의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곳은 △ 이니스프리(-9억6천100만 원) △ 에이블씨엔씨(-223억7천900만 원) △ 네이처리퍼블릭(-37억5천200만 원) △ 에스디생명공학(-348억2천200만 원) △ 씨티케이코스메틱스(-142억9천100만 원) △ 토니모리(-135억3천만 원) △ 에뛰드(-96억1천100만 원) △ 에버코스(-3억3천600만 원) 등 8곳이었다.
적자 상황에 놓여있는 46곳 가운데 이들 8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38곳은 모두 매출 1천억 원 미만의 기업들이라는 말이다.
영업이익 부문에서 절대 금액으로서는 1조2천896억 원을 기록한 LG생활건강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지난해 실적부진에 의한 기저효과라고 해석할 수 있겠으나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136.4%, 140.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3천562억 원, 3천4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스맥스 역시 84%의 성장률로 1천22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신세계인터내셔널은 172.4%의 성장률을 기록, 9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상위권 기업 중에서는 에이블씨엔씨가 여전히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적자상황에 놓여있다. 제 1세대 원-브랜드숍이라는 상징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통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기순이익 부문
당기순이익 지표에서 적자지속·적자확대를 포함해 적자상태에 놓여 있는 기업은 모두 53곳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적자상황을 맞은 46곳보다 7곳이 더 많다.
이 기간 동안 당기순이익 감소를 겪은 기업은 모두 65곳이었고 흑자전환을 포함해 당기순이익 증가를 시현한 기업은 82곳이었다.
특히 이 부문의 경우 매출액 1위 부터 50위 까지의 기업 중 적자에 그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을 뿐 나머지 48곳의 기업은 성장했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기는 했지만 이익경영에는 성공한 케이스였다.
상위권에 포진한 기업 중에서는 코스맥스·코스맥스비티아이·코리아테크·메디톡스·코스비전·에프앤코 등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적자의 부진을 털어내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