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나고야무역관 리포트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일본의 Z세대. 이들을 표현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타이파’, 즉 ‘타임 퍼포먼스’(Time Performance)의 줄임말이다.
이전 우리나라에서 쓰는 ‘가성비’와 같은 의미의 ‘코스파’(Cost Performance)’라는 용어가 유행했지만 이제는 효율성 높은 시간 사용법을 나타내는 말인 타이파가 생겨났다.
시부야109랩이 일본 Z세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85%는 타이파를 중시하며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답을 내놨다.
2022년 일본 동영상 광고 시장은 전년과 비교해 33.2% 증가한 5천601억 엔이었다. 이는 △ 유튜브 쇼츠 동영상 △ 인스타그램 릴스 기능 △ 틱톡의 대두에 따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짧은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SNS 툴이며 Z세대는 이러한 매체를 통해 지인과 소통을 하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쇼츠 동영상이나 릴스 기능, 틱톡 등의 유행은 시간 감각이 까다로운 Z세대가 짧은 시간 안에 효율성 높이 다양한 정보를 접해 지식을 늘리거나 판단의 근거로 삼는 등의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짧은 동영상은 Z세대가 부담없이 상품과 서비스 정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기업은 짧은 동영상을 이용한 프로모션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짧은 동영상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세미나도 증가세다.
코트라 일본 나고야무역관의 최신 리포트는 일본 Z세대의 구매패텬 변화가 이같은 효율성 높은 시간 사용법을 추구 성향과 4차 한류에 기인하는 바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일기 시작한 K-뷰티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 또한 이러한 Z세대의 구매력이 한 몫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Z세대 구매패턴 동향
시간 효율성을 중시하여 습득하는 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인다. 구매 시 ‘정말로 살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시간을 들여 검토하는 경향이 있고 환경·차별 문제 등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상품이 기능 차원의 가치뿐만 아니라 마음을 충족하는 정서 차원의 가치도 지니고 있는지 고려한다.
Ecbeing이 올해 3월에 18~25세 대학생 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충동구매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 사지 않는다고 응답한 Z세대 소비자의 비율은 79.4%였다. 이들이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는 △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불안 △ 광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타인으로부터 리뷰가 없는 상품은 신뢰성이 부족하다 △ 입소문이나 비교영상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고 싶다라는 응답도 나왔다.
구매 시 참고하는 매체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이 90.6%였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 아이템의 경우 구입 전 인스타그램을 본다는 의견이 각각 31.7%, 23.3%로 가장 많다.
Z세대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좋아요’를 누른 상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추천된다는 알고리즘도 이해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편향된 상품이 표시되지 않도록 여러 계정을 만들어 서로 다른 상품에 좋아요를 눌러 폭넓은 상품이 표시되게끔 하는 젊은 소비자도 존재한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효율성에 기반해 찾으려 하는 Z세대는 자신의 특성과 비슷한 인플루언서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있는 경우가 많고 한 명보다는 여러 명의 게시물을 확인해 보다 자신에게 알맞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다.
검색 수단의 변화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한류
과거에는 궁금한 점이 있을 경우 야후 재팬이나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을 이용해 알아보는 방법이 주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심이 있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을 때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SNS를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MarkeZine에서 발표한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검색을 하는 플랫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조사한다’고 답변한 사람이 약 30%를 차지하며 검색 엔진 서비스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CCCMK홀딩스, 시부야109랩에서 Z세대 여성의 소비행동 조사 결과에서 화장품이나 패션 아이템 등을 구입할 때에는 SNS의 의존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친구의 투고, 인플루언서나 SNS상의 입소문 등을 빠르게 접하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지→흥미→검색→공유의 단계를 거의 동시에, 랜덤한 순서로 경험하면서 구입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Z세대의 SNS이용과 한류
Z세대 검색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의 2022년 인기 해시태그에는 한국과 관련한 키워드가 눈에 띈다.
인기 해시태그 3위에 오른 ‘#OOTD’(Outfit Of The Day의 약자. 오늘 입은 옷차림, 오늘의 패션을 의미한다)라는 패션 용어는 한글로 ‘#오오티디’라고 표기해 사용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고 한 발 더 나아가 ‘#좋아요’도 TOP 100에 랭크돼 있다.
‘#한국패션’과 ‘#한국헤어’도 함께 순위에 오르며 일본 Z세대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국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을 표현할 때 이를 일상화해 이용한다는 점을 입증한다.
현재 한국 문화는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음악·패션·메이크업·헤어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한국스럽다’는 표현은 ‘멋있다’는 표현을 대체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 문화의 인기 요인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한류 콘텐츠의 특성과 일본의 사회 배경이 맞물려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주로 거론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결국 일본에서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 수요의 확대를 가져왓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기생충’, 아이돌 그룹 에스파 등이 히트를 치면서 4차 한류붐이 일어났다.
이러한 사회·문화 차원의 배경과 함께 한국 특유의 문화 콘텐츠 확산 방식도 영향을 미친 것. K-팝은 유튜브·SNS에서 무료 콘텐츠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팬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SNS 등에 아티스트의 이벤트·라이브·공항 사진 등을 공유한다.
팬들의 활동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지명도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기획사가 팬들을 라이브 공연이나 기자회견, 이벤트에 초대하는 경우도 있다. 아티스트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많은 콘텐츠가 발산되며 해당 분야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쉽게 팬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말이다.
아티스트가 입는 패션, 착용하는 액세서리,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은 자연스레 SNS를 통해 퍼져나간다. 일본 젊은 세대의 이목이 집중되며 한국의 트렌드가 멋있고 세련된 것이라 인식한다.
이러한 세련된 트렌드를 이용해 일본 Z세대는 자신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로는 △ 나는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 어떤 멋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것이다. 이 때 자신이 게재하는 모든 콘텐츠에 통일감을 부여하거나 세계관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
여기에다 한국 문화를 결합해 △ 97 LINE △ 막내 라인 등의 한국 표현을 사용하거나 갸루피스(K-팝 아이돌 그룹 IVE 레이가 촬영을 하면서 한국을 경유해 폭발적으로 유행한 포즈) 등의 포즈를 취한 이미지를 올려 세련된 감각을 이용하면서도 자신들 본연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깊이 빠진 Z세대, SNS로 잡아라
Z세대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시간의 효율성에 기반해 찾아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때문에 많은 정보 속에서 정답을 찾고자 하는 젊은 고객들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을 할 때에는 상품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짧은 동영상을 전파하거나 인플루언서는 물론 일반인의 리뷰 등을 일본어로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인기 해시태그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의 Z세대는 이미 한국 문화에 깊이 들어와 있다. 소비재 관련 유통업체 M사의 A 담당자에 따르면 “일본 젊은 세대는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을 자신의 일상에 도입하고 나아가 그 모습을 업로드 하는 행위에 거부감이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SNS의 활용이 일본 Z세대를 향한 가장 효과 높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리·코스모닝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