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성시대, ‘팔수 있는 구조’ 만들어야 지속가능 보장
시스템이 브랜드 기업 미래 결정…탄생보다 퇴출이 더빠른 ‘냉혹한 현실’서 생존 가능해
인디브랜드→메가브랜드 성공신화 만든 APR·구다이글로벌·비나우·티르티르 등 쾌속 항진
대한민국 화장품·뷰티 산업의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시장 환경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발전, 나아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 정립을 위해 전문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코스모닝이 올해 창간 10주년(8월 15일)을 맞이합니다. 코스모닝은 현 시점에서 K-화장품·뷰티 산업이 걸어온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새롭게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어젠다를 제시하기 위해 “K-화장품·뷰티 산업, 6대 축이 이동한다”는 대 주제를 설정하고 △ 산업 전반 △ 제조 패러다임 변화 △ 브랜드 △ 유통 변화 △ 소재·부자재(용기) 산업의 새 판도 △ 글로벌 생태계 확장 등 6개 부문에 걸쳐 기획 특집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K-화장품·뷰티 산업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역동성 넘치게 움직이고 변화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브랜드가 등장하고, 또 상당수는 조용히 시장에서 사라진다. 브랜드의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는 이 현상은 단순한 시장 경쟁의 결과가 아니다. 산업 구조 자체가 ‘초경쟁 체제’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뷰티 시장은 대기업 중심이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과 같은 대형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해 왔고 소비자는 오랜 기간 특정 브랜드에 충성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유통 구조 변화(이 과정에서 코로나19팬데믹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분기점이다)는 이 질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제 브랜드는 더 이상 ‘오래된 이름’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트렌드를 읽는 속도, 소비자와 연결되는 방식,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 능력이 브랜드 생존의 핵심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태어나고, 사라진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브랜드의 ‘생멸 주기’가 매우 짧다.
지금도 여전히 각 카테고리 별로는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새로운 방향 전환을 통해 시장에서의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소비 트렌드 변화와 채널 구조 변화에 따라 영향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디 브랜드의 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화장품·뷰티 플랫폼과 SNS를 기반으로 한 새 브랜드가 매년 수백 개씩 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이들을 실시간으로 평가한다. 문제는 ‘탄생’보다 ‘생존’이다.
화장품·뷰티 산업계에서는 “히트상품 하나로 1~2년은 갈 수 있어도, 5년을 버티는 브랜드는 드물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인디 브랜드의 폭발, 그러나 생존은 더 어렵다
인디 브랜드의 약진은 최근 K-화장품·뷰티 시장의 가장 큰 변화다.
코스모닝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1천억 원을 돌파한 화장품 기업(생산공장(시설)을 보유한 기업은 제외·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기준·사업보고서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매출액은 추정)은 35곳에 이른다. <도표 참조>

조선미녀·스킨천사 등을 운용하고 있는 구다이글로벌은 IPO를 앞두고 10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달바·비거너리 바이 달바를 보유한 달바글로벌 △ 넘버즈인·퓌·플라스킨의 (주)비나우 △ 닥터엘시아로 단숨에 3천억 원대 매출에 진입한 (주)더퓨어랩 △ 라운드랩의 서린컴퍼니 △ 밀크터치·성분에디터·마미케어를 보유하고 있는 올리브인터내셔널 △ 닥터포헤어·어노브의 (주)와이어트 △ 아비브·네이밍 등으로 지난해 1천6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포컴퍼니 등은 단기간에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고속 성장, 이제는 더 이상 인디 브랜드가 아닌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들은 이전 대기업과 달리 민첩한 의사결정과 강한 브랜드 콘셉트를 무기로 삼았다. 특히 이들의 공통점은 △ 명확한 제품 철학 △ SNS 기반 팬덤 형성 △ 글로벌 플랫폼 활용 △ D2C(Direct to Consumer) 전략 등으로 요약 가능하다.
그러나 성공 사례 뒤에는 수많은 실패 사례가 존재한다. 브랜드 정체성이 약하거나 히트상품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는 빠르게 시장에서 퇴출되는 현상 역시 가속화 양상을 보인다.
이종 산업의 진입과 M&A 가속
화장품 산업의 성장성은 다른 산업의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패션 기업은 뷰티 브랜드를 인수하고 제약사는 더마 코스메틱을 확대하며 식품기업은 이너뷰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 CJ올리브영-PB와 인큐베이팅 강화 △ 신세계인터내셔날-연작·비디비치 등의 자체 브랜드 육성과 수입 화장품 브랜드 믹싱을 통한 코스메틱 사업부의 매출·영업이익 구조 향상(2025년 코스메틱 사업부 추정 매출액 4천500억 원) △ 동국제약-센텔리안24 중심 더마코스메틱 확장 △ APR-메디큐브 에이지알(뷰티 디바이스) 등을 포함한 디지털 기반 브랜드 확장 등이 대표사례다.
M&A 역시 활발하다. 브랜드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보다 시장에서 이미 검증을 완료한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더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선미녀로 급상승한 구다이글로벌이 이후 △ 티르티르 경영권 인수 △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스킨천사 인수 △ 색조 브랜드 라카 인수 등 가공할 만한 속도를 보이면서 시장을 장악한 경우가 가장 최근의 움직임이었으며 이는 이제 화장품·뷰티 업계의 일반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이후, 수출 다변화가 브랜드 생존 좌우
2010년을 전후해 수많은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의존했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 신화를 쓴 경우도 많았다. 그렇지만 사드배치(2016년 공식 발표·2017년부터 운용 시작)를 기점으로 중국 리스크는 자의든, 타의든 이를 구조차원에서 바꿔놓는 역할을 했다.
현재 브랜드들은 미국·일본·동남아·유럽·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 뚜렷하다. 특히 △ 미국 아마존 △ 일본 큐텐 △ 동남아 쇼피·라자다 등 디지털 플랫폼은 중소 브랜드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다른 K-화장품·뷰티의 신데렐라’ 탄생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결국 수출 다변화는 단순 성장 전략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는 말이 분명해진다.
히트상품보다 ‘지속가능 구조’
브랜드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일 제품 의존’이라고 할 것이다. 히트상품은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그러나 후속 라인업이 없으면 성장세는 급격히 꺾인다.
지속가능한 브랜드는 다음 네 가지 구조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 제품 포트폴리오 △ 채널 다변화 △ 조직 역량 △ 글로벌 확장성이 그것이다. 즉 브랜드의 미래는 ‘무엇을 팔았는가’보다 ‘어떤 구조를 만들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화장품·뷰티는 브랜드 전성시대를 분명히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냉혹하다. 브랜드는 더 쉽게 탄생하지만 더 빨리 사라진다.
생존의 조건은 명확하다. 브랜드는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을 가진 브랜드 만이 다음 10년, 그리고 100년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 <코스모닝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