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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년 쌓은 가발기술 한땀 한땀 풉니다”

권미숙 동대문가발‧가발카페 대표

 
“가발산업은 미용계의 IT라고 해요. 유망하고 시장이 크다는 의미에서요. 젊은 사람들이 가발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손감각이 살아있을 때요.”
 
권미숙 동대문가발‧가발카페 대표는 30년 경력의 가발제조 장인이다. 가발을 만들고 가르친다. 2015년부터 정화예술대학에서 미용인들에게 가발을 교육했다. 가발매장 창업 희망자부터 해외 미용인까지 그의 손기술을 배워갔다. 미국 호주 캐나다 칠레에서도 그를 찾아온다.

“30년 전 맞춤형 가발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가발이 상류층의 전유물이던 시절이었죠. 시대가 달라졌어요. 이제는 탈모용 가발뿐 아니라 부분가발 패션가발 파마‧염색 대체용 가발 등 분야가 다양해요.”

가발은 신체의 감추고 싶은 부분을 가리는 ‘은밀한 필수품’에서 멋내기 아이템으로 나아갔다. 예술 작품이나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도 맡는다. 현아의 뮤직비디오 ‘빨개요’에 나오는 빨강머리 가발이나 서울패션위크 쇼 모델들의 머리도 권 대표의 손을 거쳤다.

“가발이 필요해도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제력이 약한 노인이나 병환으로 머리가 빠져 고생하는 이들, 돈없는 서민을 위한 가발을 만들었죠.”

인모(人毛)와 인공모(人工毛)를 섞어 가격을 낮췄다. 30년 가발제작 노하우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서울 종로6가 동대문종합시장 맞은 편에 1층에 매장을 열었다. 가발카페도 운영한다. 숨어서 찾아들던 손님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 상담도 받고 차도 마신다. 큰 돈 들여 홍보하는 브랜드 사이에서 살아남은 비결이다.

“가발시장은 커나갈 겁니다. 고령화사회니까요. 중저가 가발시장은 대중성이 있어요. 해외에서도 부러워하는 한국인의 손기술, 가발제작 노하우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권 대표가 후학 양성에 공들이는 이유다. 그는 주로 개인 교육생, 재교육생, 헤어숍 종사자를 가르친다. 종이 자격증‧수료증보다 중요한 것은 가발을 다루는 능력이다.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가발의 기초부터 스타일링까지 1:1로 가르친다. 창업도 돕는다.

그의 첫말과 끝말은 같았다. 젊은 사람들이 가발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거다. 국내에 가발공장이 사라져가고 가발을 만드는 이도 나이를 먹어간다. 명맥을 잇고 싶고, 산업을 살리고 싶다.
 
“기술은 다 줘도 괜찮아요. 아깝지 않아요. 30년 가발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사람은 가고 유행은 변해도 가발은 정직해요. 가발을 배우고싶어하는 이들에게 정직한 기술을 가르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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