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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화이트닝이 불편하다는 말…“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칸타코리아 ‘글로벌 관점에서 본 K-뷰티 언어‘ 보고서

 

“식사 하셨어요?” “밥 먹었니?” 한국식 인사말이다. 외국에서 “Did you eat?”이라고 물으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식사 초대인가?’ ‘아직 안 먹었는데, 같이 먹자는 건가?’ ‘내 얼굴이 끼니를 거른 것처럼 보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 외국인에게는 깜빡이 없이 훅 들어오는 질문처럼 느껴질 수 있다. 때로 문화의 차이는 소통의 간극을 만든다.

 

“Whitening(화이트닝)은 ‘하얀 피부가 더 좋다’는 말같아요. 브라이트닝은 ‘표백’이 떠올라요.” “PDRN은 연어 정자를 연상시켜요. 징그러운 동물성 성분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어요.” “달팽이 화장품을 소개하면, 얼굴에 진짜 달팽이 올리는 줄 알고 깜짝 놀라요.”

 

K-뷰티에 대한 일부 북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특정 단어가 오해를 유발하는 대표 사례다. ‘Whitening’을 컬러리즘 이슈로 해석하거나, PDRN‧뮤신‧마유 등은 생소하게 여긴다. 이는 글로벌 소비자의 언어 관습과 해석 맥락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K-뷰티의 언어에 대한 오해는 구매 이탈을 부르고, 브랜드 이미지를 왜곡시킨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성패는 커뮤니케이션 설계에 달려 있다. 정확한 소통은 제품을 원하는 곳에, 더 멀리까지 전달한다. 브랜드 소통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젠더와 다양성 이슈를 반영하고, 원료명보다 효능과 메커니즘을 우선적으로 전달하는 화법이 필요하다.

 

이는 칸타코리아가 발표한 ‘Whitening은 왜 문제가 되는가-글로벌 관점에서 본 K-뷰티 언어‘ 보고서에서 확인했다. 칸타코리아는 북미패널 론칭을 기념해 K-뷰티 인사이트 리포트를 총 4회 펴냈다.

 

이번 보고서는 재한 외국인 소비자 패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담았다. AI 기반 모바일 라이브 그룹 인터뷰와 온라인 다이어리 방식을 활용했다.

 

“K-Beauty 표현에서 혼란 경험” 59%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K-뷰티 표현에서 혼란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오해를 유발하는 표현 1위는 화이트닝(Whitening)‧라이트닝(Lightening)으로 꼽혔다. 이들 단어는 브랜드 의도와 다르게 해석되거나 컬러리즘 논란을 일으켰다. 컬러리즘(colorism)은 피부색에 따라 사람을 좋거나 나쁘게 평가하는 차별적 인식과 관행을 말한다. 같은 인종·민족 내부에서도 피부가 밝을수록 선호하거나, 유리하게 평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오해를 부르는 표현 2위는 PDRN과 Snail Mucin 등으로 꼽혔다. 원료 설명 없이 제품명에 내세운 경우 낯설고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왔다.

 

화이트닝‧라이트닝(×)→ 브라이트닝‧래디언스(O)

 

 

이번 조사에서 북미 패널들은 Whitening·Lightening 표현을 가장 많이 오해한다고 답했다. K-뷰티 맥락에서 화이트닝‧라이트닝은 피부 투명감이나 톤 균일도 개선을 뜻한다. 이와 달리 영미권 소비자는 피부색 자체를 바꾸려는 의도로 받아들였다. 응답자들은 피부색이나 인종과 무관하게 “화이트닝‧라이트닝 표현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들 용어 대신 브라이트닝(Brightening)이나 래디언스(Radiance) 등을 자연스럽고 긍정적이라고 인식했다. 특히 해당 단어를 브랜드 전반에서 일관되게 사용할 때 이해도와 수용도가 높아졌다.

 

칸타코리아 측은 “화이트닝이란 단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기능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다. 의도치 않은 컬러리즘 논쟁이나 구매 이탈로 연결될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PDRN·뮤신·마유, “낯설어서 설명이 필요하다”

 

 

뷰티는 눈에서 시작한다. 소비자 눈에 들어야 손까지 간다. 낯선 성분명 앞에서 고개 돌리는 소비자를 잡으려면? ‘원료명을 전면에 노출하기 보다 기대 효능과 메커니즘을 먼저 전달하라’가 핵심이다.

 

이번 조사에서 PDRN, Snail Mucin, Horse Oil 등은 원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제품 효능보다 원료명에 대한 첫인상이 먼저 형성된다고 전했다. 효능을 이해하기 전에 성분 자체에 대한 의문이나 낯설음이 먼저 발생한다고 답했다.

 

반면 PDRN‧달팽이뮤신‧마유 화장품을 실제 사용해본 경우 품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는 성분명보다 제품 효능과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보고서는 제품 패키징, 웹사이트, SNS 등을 통해 성분의 작동 원리와 기대 효과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명은 보완 정보로 단계적으로 제시할 때 소비자의 이해와 수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SNS 발견→ Reddit·커뮤니티 검증→구매 결정

 

 

응답자 대다수가 K-뷰티 제품을 귀국 선물로 선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요 품목은 시트 마스크와 선크림, PDRN‧리들샷 관련 제품이다. ‘설명하기 쉬운’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공식 채널보다 △ Reddit △ 온라인 커뮤니티 △ 지인 추천 등을 신뢰했다. 글로벌 소비자의 제품 신뢰 형성 과정은 ‘SNS에서 발견→래딧‧블로그‧AI 검색→실제 구매’로 나타났다. 브랜드의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제품 초기 노출 단계보다, 소비자가 정보를 교차 확인하는 ‘검증 단계’에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검증 단계의 언어가 신뢰 형성과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나타났다.

 

칸타코리아 관계자는 “K-뷰티가 글로벌시장에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Whitening이 컬러리즘 이슈로 해석되거나, PDRN은 동물성 원료 논란을 낳는다. Lotion이 다른 제형을 연상시키거나, Serum과 Essence가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소비자 관점에 맞춰 커뮤니케이션을 재설계해야 한다. 소통은 마케팅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를 정확히 이해시키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고 말했다.

 

칸타코리아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을 위해 재한 외국인 소비자 패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패널은 한국에 거주하는 북미 국적 다인종 외국인 100명으로 구성했다. 패널 조사는 K-뷰티를 비롯한 소비재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해외 현지조사에 따른 시간·비용·물류적 제약 없이, 글로벌 소비자의 시각을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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