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영양 한 마리가 눈을 뜬다. 자신이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하면 죽는다는 걸 안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사자 한 마리도 눈을 뜬다. 자신이 가장 느린 영양보다 더 빨리 달리지 못하면 굶어 죽는다는 걸 안다. 당신이 사자든 영양이든 상관없다. 해가 떠오르면 달려야 한다.”
책 「본투런」에 나오는 대목이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는 부제는 이렇게 바꿔볼 수 있다. 브랜드는 ‘팔리기’ 위해 태어났다.
브랜드가 잘 팔리려면 기초체력이 튼튼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발견’되고, 입소문을 타야 한다. 달리는 브랜드에게 기회가 온다.
뷰티 브랜드에게 러닝 트레이너가 있다면 어떨까. 달리기가 조금 수월해질지 모른다.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든다. 가볍게 시작해 완주까지 경험할 수 있다. 트레이너의 수많은 경험과 전문지식에 기대어 성장할 길이 열린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가 성공하는 시대
데이터·미국·틱톡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뷰티 브랜드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려 세계라는 트랙 위에 세우는 기업, K-뷰티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는 피키(picky)를 만났다.
피키는 2020년 탄생한 북미 틱톡샵 시딩 전문회사다. 틱톡샵 크리에이터 매칭부터 캠페인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 크리에이터 약 70만명과 K-뷰티 브랜드를 연결해 틱톡샵에 소개한다. 피키 앱에는 매월 새로운 크리에이터 약 1만명이 유입되고 있다.
이지홍 피키 대표는 “K-뷰티는 글로벌사업으로 변모했다. 화장품이 아닌 마케팅 사업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가 성공하는 시대다”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의 핵심은 데이터다. 데이터로 시장을 읽는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판이 다 깔려있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전문 영역은 OEM‧ODM 기업이 담당한다. 글로벌 B2B‧B2C 유통망도 탄탄하게 구축됐다. 글로벌 시장 성패는 ‘누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온라인 마케팅을 하는가’에 달려있다.
이지홍 대표가 바라보는 글로벌은 곧 북미다. 영어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빌보드 차트가 국경을 넘어 소비되듯, 영어 콘텐츠 역시 언어의 장벽 없이 퍼져나간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에게 영어 콘텐츠는 가장 빠르게 소비되고 공유되는 글로벌 언어다.
아울러 이 대표는 각 국가와 핏이 맞는 최고 수준의 마케팅은 결국 네이티브가 구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가 네이버와 구글, 슈퍼셀 등을 거치며 체득한 사실이다. 피키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한국에서 지사를 운영한다. 전 직원 약 50명 가운데 외국인이 40%를 차지한다.
틱톡 API 연동 시딩 마케팅 효율성 강화
"크리에이터와 중장기 성장모델 구축해야"
“피키는 2024년부터 US 틱톡샵 파트너(TSP)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틱톡샵이 한국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선정했죠. 틱톡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동해 K-뷰티의 시딩(seeding)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있어요.”
그는 4월 14일부터 15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커머스 박람회 'YFCON'에 참가했다. 세션 연사로 나서 피키의 성장 여정과 K-뷰티의 미래 방향성을 공유했다. 또 틱톡샵 크리에이터들과 교류하며 여러 인사이트를 얻었다.
“어필리에이트(틱톡샵 크리에이터)는 유명 제품보다 잘 팔릴만한 제품을 찾아요. 콘텐츠로 잘 풀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죠. 어필리에이트와 계속 윈윈하는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틱톡샵을 퍼포먼스 채널로만 접근하지 말고, 크리에이터와 중장기적인 성장 구조를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피키는 연결의 가치를 중시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바이어와 브랜드, 제품과 소비자를 연결한다. 그 중심에 틱톡이 있다.
“틱톡발 히트 제품을 전통 유통사가 ‘모셔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어요. 해외에서 먼저 뜬 K-뷰티 제품이 한국에 역유입돼 인기를 끄는 현상도 나타나고요. 틱톡·아마존에서 K-뷰티 수요가 증가하면 B2B 시장까지 영향이 가죠.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단어는 연결입니다.”
‘틱톡샵 어필리에이트 성장 파트너’ 프로그램 운영
피키의 강점은 IT 기술력이다. 이지홍 대표를 비롯한 IT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이 상주하며 피키 앱과 매칭 기술을 고도화하는 단계다. 미국 내 물류센터를 세우고, 자동화툴 시스템을 확대하고, AI 기반 콘텐츠 검수체계를 도입했다.
“인디브랜드는 자원이 한정된 경우가 많죠. 피키는 노하우를 나누면서 계속 함께 뛰는 퍼스널 트레이너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전문가에게 배우면 더 잘 달릴 수 있어요. 매일 달리면 완주할 수 있고요. 꾸준히 달리는 과정에서 새로운 길과 방법이 생기니까요.”
피키는 올해 1월 ‘틱톡샵 어필리에이트 성장 파트너’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뷰티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매칭하고, 콘텐츠를 통해 발생한 매출의 일부를 공유한다. 검증된 어필리에이트를 통해 양질의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제작해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피키는 2025년 12월 벤처캐피탈 한리버파트너스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도 추가 추가 시리즈A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틱톡샵이 확장하고 있는 영국과 브라질·멕시코 등 신규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