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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스모닝 라운지-클레어 장 이그나이트XL 대표

“한국 뷰티테크 스타트업을 미국 실리콘밸리로!”

 

미국 진출 지원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운영

 

 

“한국 유망 뷰티 스타트업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도록 돕는 기업입니다.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오는 6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가속장치 accelerator에서 따온 것으로 창업 초기 기업이 빨리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자금과 멘토링을 지원)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온 클레어 장(Claire Chang) 이그나이트XL(ignite XL) 대표. 그가 한국 뷰티산업에 눈을 돌렸다. 제품력, 제품을 만들어내는 속도, 인프라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에요. 제품·원료·유통까지 두루 아우르는 뷰티테크 전 분야에 걸쳐 인프라가 잘 형성돼있죠. 스타트업이 점화해서(ignite) 가속도를 내며(accelerate) 발전하도록 멘토링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클레어 장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이자 여성인 점을 내세워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에게 한국 뷰티 스타트업을 설득력 있게 소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 뷰티시장에 대한 정확한 시장조사 자료와 제품·기술 이해도, 네트워크를 고루 갖췄다고 자부하기 때문.

 

“한국 뷰티 스타트업이 몇 개인지 아세요? 3,000~4,000개 정도로 추산합니다. 이들이 어떻게 하면 실리콘밸리에 가서 투자받을 수 있을까요? 우선 좋은 제품, 그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야 해요. 미국은 투자 컨셉이 한국과 달라요. 열배 이상 커질 시장인지 보고 확실한 제품에만 투자를 하죠. 미국에선 ‘Go Big or Go Home’이란 말이 있어요, 대박을 내든지, 관두라는 뜻이에요.”

 

그는 대박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스타트업이 언페어 어드밴티지(unfair advantage)를 가졌느냐를 본다. 불공정해보일 정도로 절대적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고객파악입니다. 연애할 때와 똑같아요. 사랑에 빠지면 상대가 어떻게 하면 기뻐하고, 언제 화를 내는지 알죠. 전자 분야와 달리 뷰티는 제품 로열티가 낮기 때문에 이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다른 제품으로 옮겨가는 것이 특징이에요. 고객의 페르소나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고객을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추정하는 것으로는 부족해요. 직접 부딪혀서 내 고객이 누구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세계 뷰티시장에서 풀고자하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시장이 얼마나 큰지, 시장을 이끌 독보적인 기술과 노하우는 무엇인지 투자가들에게 일목요연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 ‘내 것’만 고집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서로 공개하고 나눠서 손에 쥘 수 있는 것을 비교하는 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더한다. 제품·정보·기술 교류 면에서 폐쇄적인 한국 뷰티기업이 공유·공생의 가치에 눈뜰 시점이라는 것.

 

“IT에 비해 뷰티 스타트업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성장가능성이 높습니다. 뷰티 스타트업끼리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모임을 활성화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이 가진 아이디어나 기술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서로 경쟁자로 보지 말고 같이 고민하고 커나가자는 뜻이죠.”

 

그는 한국은 제품과 기술은 좋지만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부족한 기업이 많다고 지적한다. 클레어 장 대표가 파고드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한국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를 멀고 어렵게 여기는 경향이 강해요. 그것부터 깨야 해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밤에 일하는 우버 운전수 대다수가 스타트업 대표란 말이 있을 정도로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어요. 시장을 정확히 읽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는 스타트업 성패를 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본다. 기술을 제품으로 구현해 시장에 내놓는 주체는 사람이다. 이에 경쟁력 있는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팀워크를 형성,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상생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한국 기업을 실리콘밸리에 데려가면 낮엔 고객조사를 하고, 공동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요. 저녁엔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한 미팅에 참여시키죠. 하루 밤에도 몇 십 개씩 스타트업 간 미팅이 열려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먹고 마시면서 대화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오가고 네트워크가 만들어집니다.”

 

클레어 장 대표는 오는 6월 미국서 글로벌 뷰티테크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런칭한다. 로레알이나 세포라 등 대형 뷰티업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개별 기업으로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트업 30개사를 뽑고, 그 중에서 다시 10개사를 선정해 실리콘밸리에서 기술을 발표할 장을 연다. 여기에 한국 뷰티테크 스타트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올 가을·겨울에는 한국 기업만 모아 실리콘밸리 투자가들과 연결할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 놨다. 내년에는 투자펀드를 조성해 회사 덩치 키우기에도 나선다. 현재 한국 정부와 협력회사 지원에 힘입어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직접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뷰티테크 분야는 실리콘밸리가 앞선 상태고, 사례연구 자료도 방대하죠. 반면 혁신적인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 기반은 부족해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다져온 스타트업 발굴 노하우를 기반으로 실리콘밸리와 한국이 지난 강점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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