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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정책

<제 2신>화장품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 설립 토론

당위성엔 이견 없고 기능·주체·권한 등은 조정 필요

 

정부 주관 지원·DB구축·정보제공·위해관리 등에 초점 둔 기관에 무게

 

해외 공신력 획득도 과제…“안전성확보는 K-뷰티 수준 높일 새 동력”

 

지난 23일 국회의원회관 제 8간담회실에서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 설립에 대해 발제자와 지정 토론자,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화장품 업계 전문가·관계자 모두 기관 설립의 기본 취지와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했으나 기관의 성격과 업무 영역, 그리고 운영 주체에 대해서는 일부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화장품 산업을 관장하는 주무부처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분명한 견해 차이를 보였으며 나머지 토론자들도 일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은진 입법조사관은 “화장품 산업을 둘러 싼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은 분명하고 현재 각 기관별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나 식약처가 허가와 안전관리 등을 모두 수행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히고 “안전관리와 위해평가 등 주된 업무의 설정 범위를 고려해서 설립을 검토해 봐야할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화장품 산업을 두고 정부가 준비 중인 상위 개념 정책과의 연관성 등도 고려해야 하며 의사 결정방식, 기관의 운영재원에 대한 판단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 조사관은 “식품과 의약품의 경우 사실 화장품과 비교할 때 규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그에 상응하는 정부 지원도 많이 받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화장품 산업에 대한 이 같은 토론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독성학 분야의 권위자 단국대학교 김규봉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다양한 원료의 개발과 화장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 화장품 사용인구의 확산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화장품의 특성상 제품 이미지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즉 소비자가 사용하는 화장품에 안전성을 위협하는 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현행 화장품법에서는 위해우려가 제기되는 화장품 원료 등의 경우 위해평가를 통해 위해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으며 현재와 같이 식약처의 한 부서에서 위해평가와 안전성 평가 등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위해평가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프로세스가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기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뿐만 아니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도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전문적인 지식과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어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로 이 시점에서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 설립에 대한 논의는 매우 시의적절하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화장품이 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를 통해 믿을 수 있고 안전한 화장품이라는 평가를 얻을 수 있다면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관 설립의 당위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화장품 업계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대한화장품협회 장준기 상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화장품에 사용하는 원료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는 구축돼 있으나 이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전담 전문조직이 없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사용제한 원료 등 일부 원료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위해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화장품 관련 이슈 발생 시 소비자에 대한 대응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하고 “이미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간(기업) 차원에서 동물실험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공신력을 확보한 정부기관에서 과학적인 평가를 통해 그 결과를 소비자 등에게 공표함으로써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없애고 소비자, 기업 모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상무는 “새롭게 사용하는 원료와 다빈도 사용원료 등 위해평가가 필요한 원료에 대한 위해평가를 상시적으로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규제에 반영함으로써 대국민 소통을 통해 화장품 안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나아가 기업이 수출을 할 경우 안전성 관련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화장품 원료에 대한 위해평가를 전담하도록 하는 등의 기능과 업무 영역을 수행할 전문기관의 설립은 반드시 이뤄져야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조남권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장은 “위해평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산업연구원에서도 식약처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위해평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미국 CIR의 경우에는 민간기관이지만 위해평가와 관련한 성과와 신뢰도는 매우 높으며 따라서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할 기관이 반드시 정부기관으로 설립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데는 의문이 든다”고 기관의 성격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화장품협회 이명규 부회장은 앞서 지정토론에 나섰던 장준기 상무의 내용에 더해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의 위상을 볼 때 안전성이 더욱 강조돼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특히 화장품 원료성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본다”고 강조하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동물실험 금지와 관련해 안전성 관련 내용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 기관은 반드시 정부기관으로 설립,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체적용 시험과 안전성·유효성 평가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변경수 엘리드 대표는 “회사 창립 당시 국내에 임상시험기관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의 기업들이 임상시험평가를 의뢰하고 있다”고 밝히고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의 설립으로 인해 자칫하면 유효성 평가 등 그 동안 민간기업들이 구축하고 경쟁력을 확보해 놓은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범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의 설립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이 기관의 공신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특히 외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의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이 기관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업무에 대한 기존 유사 기관과의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관의 역할과 업무 범위와 관련한 의견에 대해 식약처 김춘래 과장은 “가장 중요한 사항은 안전성 평가를 위한 기준, 즉 국가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이며 따라서 이 기관과 기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부처·기관과의 역할과 기능, 업무 영역이 겹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식약처의 원칙을 밝혔다.

 

화장품 산업 관련 부처와 업계, 전문가 모두가 설립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기관의 성격과 기능, 업무영역과 권한 등에서는 부처와 부처 간, 또 부처와 업계 간, 다소 또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의 설립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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