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아시아권을 휩쓸었던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한 극심한 혼돈상황이 2월 2주차를 지나면서 잦아드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경제활동도 정상궤도에 접어드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업계 역시 지난달 말 이후 약 3주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주요 단체의 정기총회를 비롯한 회합을 연이어 취소하는 등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해외, 특히 중국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국제 전시회가 취소됨에 따라 관련 업계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보건용 마스크와 손 세정제(소독제)의 수요가 폭발했으나 이 마저도 수급불균형(원단, 원료)이 발생하면서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특수’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
이 같은 여러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화장품 업계에 미칠 영향이 3월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수출부문 치명적 타격 불가피할 듯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특히 화장품 수출 부문을 위시해 해외전시회를 통한 마케팅·영업활동, 1분기 경영실적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수출 부문. 코로나19의 발원지가 K-뷰티의 절대적인 시장인 중국이라는 점에서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실적이 전년대비 3.6% 성장(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잠정 집계)에 그쳤고 1월 수출은 전년대비 감소를 겨우 면한 수준(0.6%)이었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21.1%나 감소한 실적이었다는 것이 이 같은 전망을 더욱 설득력있게 뒷받침한다.
더구나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월말부터는 중국 내 물류이동 금지조치까지 이뤄짐에 따라 수출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기 때문.
수출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기업 담당자는 “예년의 경우 2월이 수출실적은 조업일수의 상대적 감소(설날 연휴 등)로 인해 약세를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전제하면서 “그렇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없음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 큰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주요기업 1분기 경영실적도 먹구름
동시에 이번 사태는 주요 기업의 1분기 경영실적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월 17일 현재, 국내 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생산·판매)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조업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시(무석))콜마가 10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갔고 베이징콜마는 지난 17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맥스와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 10일부터 정상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지역별로는 상황이 달라 현지 정부에서 결정하는 상황에 맞춰 조업·영업 재개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생산공장의 경우에는 대부분 10일을 기점으로 가동이 시작됐으나 매장영업의 경우에는 현지 상황에 따라 정상화 여부가 좌우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이외의 기업들 역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인 비중으로 인해 정상조업과 영업재개가 이뤄진다고 해도 2월 실적은 물론 1분기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국내 상황은 안정화에 접어들었지만 실제적으로 중국 현지 상황의 안정화 또는 정상화를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은 국내 업계의 불안감을 더욱 높이고 있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주요 화장품 전시회, 줄줄이 취소·개최 불투명
이미 취소가 결정된 원료전문전시회 ‘PCHi 2020'(상하이·2월 26~28일)’에 이어 광저우미용전시회(CIBE·광저우·3월 10~12일)도 주최 측이 최근 연기를 공식화했다.
이밖에 국내 기업의 참가가 활발한 △ 베이징국제미용화장품전시회(CIBE·춘계·2월 25~27일) △ 청두미용전시회(춘계·4월 17~19일) △ 상하이화장품전시회(CBE·5월 19~21일) 등의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
3월 광저우전시회는 공식적으로 ‘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공지하겠다고 덧붙였지만 국제 규모의 전시회 스케줄을 감안하면 ‘연기 이후 개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특히 5월 이후 열리는 전시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으나 전시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바이어 참관 여부가 불투명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2020년 개막과 동시에 불의의 일격을 맞은 K-뷰티 앞에 다가온 험한 난관이 화장품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