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1분기보다 2분기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경영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불행하게도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말았다.
지난 1분기 화장품 주요기업 80곳 가운데 매출 성장을 시현한 곳은 39곳이었으나 상반기(82곳) 누적 결과는 이보다 5곳이 더 줄어들어 34곳 만이 성장했다. 48곳은 마이너스 성장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적자상태(전환·지속·확대)는 동일한 33곳이었다. 1분기에 각각 35곳, 32곳이었던 것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2곳이 줄고, 당기순이익 적자에 그친 기업은 1곳이 늘었다.
상반기 동안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12곳이었으며 8곳은 1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1위부터 30위까지 정확하게 10곳의 기업이 500억 원대 이상의 매출을, 11곳은 4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300억 원대와 200억 원대 매출은 동일하게 각각 6곳이었으며 13곳의 기업은 100억 원대의 매출을 보였다.
코스모닝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경영실적을 보고한 82곳의 화장품(관련) 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매출, 상위 10곳 중 5곳은 성장 ‘위안’
분석 대상 82곳 기업 가운데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34곳이 성장을 이뤘고 나머지 48곳은 역신장에 그쳤다. 1분기에 39곳의 기업이 성장세를 구현했으나 상반기 누적 결과로는 5곳이 줄었다. 결국 2분기 매출이 1분기의 실적을 잠식한 셈이다.
매출액 상위 10곳의 기업 가운데 코스맥스(7.2%)·동원시스템즈(1.3%)·한국콜마홀딩스(31.5%)·콜마비앤에이치(36.1%)·코스맥스비티아이(24.4%) 등 5곳이 코로나19의 역풍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5곳 모두 OEM·ODM 또는 용기·부자재 기업이었다. 동원시스템즈를 제외하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관계사가 각각 2곳이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1분기까지만해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던 LG생활건강은 미미한 수치기는 하지만 0.7%가 감소한 3조6천795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하락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상반기 동안 각각 23.4%, 23.1%가 줄었다.
정확하게 상위 20위권까지가 매출 1천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1천16억 원으로 20위에 랭크된 에이피알은 지난해 상반기 실적 611억 원보다 66.3%가 성장해 주목받았다.
에피알의 이같은 성장률은 상위 40곳 가운데서는 아이큐어(115.6%)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것이며 전체 82곳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올리패스(24억 원·371.9%)·아이큐어·강스템바이오텍(45억 원·82.6%)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상위 30위 권 기업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해 애경산업(-16.0%)·에이블씨엔씨(-21.1%)·연우(-17.9%)·네이처리퍼블릭(-21.4%)·메디톡스(-24.0%)·제로투세븐(-29.1%)·잇츠한불(-33.0%)·토니모리(-29.9%)·씨티케이코스메틱스(-13.7%) 등 11곳은 두 자릿수의 매출 감소를 겪어야 했다.
이외에도 코스온(-13.7%)·SK바이오랜드(-18.4%)·코리아나화장품(-29.9%)·한국화장품(-43.1%)·한국화장품제조(-17.2%)·보령메디앙스(-36.0%)·브레인콘텐츠(-41.9%)·넥스트비티(-14.2%)·씨큐브(-14.7%)·본느(-20.6%)·MP한강(-41.0%) 등 중하위권 그룹에 속해있는 기업들의 매출 감소는 더 크게 나타났다.
<2020년 상반기 화장품기업 82곳 경영실적 지표 아래 첨부문서 참조>
영업이익 성장한 곳 28곳 그쳐
영업이익 지표에서 흑자전환을 시현한 곳을 포함해 성장세를 기록한 기업은 28곳에 그쳤다. 전체 82곳 가운데 34% 수준이다.
동성제약·CSA코스믹·(주)제닉·스킨앤스킨·차바이오텍·테고사이언스 등 6곳이 전년 같은 기간의 적자상황을 탈출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나머지 22곳의 기업은 최저 2.1%(LG생활건강)에서 최고 1,319.3%(코디)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구가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61분기 째 영업이익 시현이라는 기록 달성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2.1% 성장률을 보이면서 극적 상황을 연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67.0%, -65.0%의 감소율을 보이면서 최근 3년여 동안의 부진상황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코스맥스(58.3%)·한국콜마홀딩스(63.2%)·코스맥스비티아이(12.8%)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 두 지표에서 모두 성장세를 기록하는데 성공한 상위권 기업에 해당됐다.
적자전환·지속·확대 등 적자상태에 놓인 곳은 모두 33곳이었다.
에이블씨엔씨(▲ 224억 원)·코스맥스엔비티(▲ 9억 원)·메디톡스(▲ 141억 원)·씨티케이코스메틱스(▲ 10억 원)·코스온(▲ 37억 원)·브레인콘텐츠(▲ 51억 원)·본느(▲ 6억 원)·MP한강(▲ 28억 원)·지티지웰니스(▲ 45억 원)·라파스(▲ 20억 원)·에이씨티(▲ 28억 원) 등 11곳은 이번 상반기 영업실적이 적자로 전환하고 말았다.(이상 ▲는 마이너스를 뜻함)
네이처리퍼블릭·토니모리·한국화장품·넥스트비티·에프앤리퍼블릭·블러썸엠앤씨·바이오솔루션·알바이오·올리패스 등 9곳은 오히려 적자가 확대됐다. 이밖에 13곳은 여전히 적자가 지속된 상황에 놓여 있다.
당기순이익 33곳이 적자상태…34곳은 성장
당기순이익 역시 영업이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였다.
10위권 이내 기업 가운데 LG생활건강(4천388억 원·0.3%)·코스맥스(150억 원·19.6%)·동원시스템즈(321억 원·3.9%)·한국콜마홀딩스(530억 원·28.4%)·콜마비앤에이치(462억 원·59.2%)·코스맥스비티아이(38억 원·102.7%) 등 6곳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하 29.5%에서 최고 58.9%까지의 당기순이익 감소율을 보이면서 하반기 반전을 일궈내지 못할 경우 연말에 적자상태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애경산업(-76.3%)·코스메카코리아(-44.2%)·연우(-31.7%)·제로투세븐(-75.4%)·잇츠한(-78.2%) 등 지금까지 비교적 선방해왔던 중상위 그룹의 기업들도 큰 폭의 순이익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와중에서 에스디생명공학·한국화장품·오상자이엘·CSA코스믹·코디·넥스트비티·스킨앤스킨·프로스테믹스 등 8곳은 금액의 수준과는 관계없이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상위권 기업 가운데서는 (주)클리오가 183.1%(69억 원)의 성장률을 보였고 펌텍코리아는 22.8%의 성장률에 14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힘겨운 시기를 극복한 기업에 속했다.
그렇지만 에이블씨엔씨(▲ 204억 원)·메디톡스(▲ 122억 원)·잉글우드랩(▲ 3억 원)·씨티케이코스메틱스(▲ 5억 원)·아이큐어(▲ 41억 원)·코리아나화장품(▲ 2억 원)·본느(▲ 3억 원)·MP한강(▲ 8억 원)·라파스(▲ 17억 원)·현대바이오사이언스(▲ 14억 원) 등 10곳은 흑자기조를 유지하지 못한 채 적자로 돌아서고 말았다.(이상 ▲는 마이너스를 뜻함)
코스맥스엔비티·토니모리·동성제약·코스온·브레인콘텐츠·지티지웰니스·블러썸엠앤씨·에이씨티·바이오솔루션·알바이오·올리패스·(주)제닉 등 12곳은 당기순이익 적자가 확대됐다.
네이처리퍼블릭·리더스코스메틱·셀트리온스킨큐어·제이준코스메틱·에프앤리퍼블릭·지디케이화장품·내츄럴엔도텍·강스템바이오텍·(주)위노바·(주)나이벡·글로본 11곳은 올 상반기에도 적자상태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