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전선
2024년은 대한민국 화장품 역사의 새로운 획을 그은 해였다. ‘꿈의 고지’로 여겨졌던 100억 달러 달성을 현실로 만든 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25년 수출 전선은? 일단 ‘맑음’이다.
11월 말 산업통상자원부 기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93억3천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변이 없는 한 100억 달러 돌파는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하다. <기사 작성 시점 12월 수출 실적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임>
놀라운 회복 탄력성 보인 K-뷰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5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화장품 수출 실적 전망치는 113억7천6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약 12% 수준의 증가치다.
지난 2022년,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1년만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 ‘수출 100억 달러’라는 역사를 새롭게 썼다.
새해 화장품 수출 기류는 여전히 긍정 신호를 나타내고 있지만 불안 요소 역시 존재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 상황 불안에 따른 여러 요인들은 차치하고 일단 수출 기업에게 ‘원화 약세’는 일단 긍정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제조원가 상승·수출을 위한 물류비 부담·마케팅 비용 상승 등의 부정 요소들도 만만찮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 화장품의 전체 수출 구도에서 보면 △ 대 중국 수출 하락세의 극복 △ 미국과 일본의 성장 △ 동남아시아·중동·유럽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 전망을 내려도 크게 빗나가지 않으리라는 판단이다.
대 중국 하락세 극복…수출국 다변화도 한 몫
2024년 11월말까지 국가별 수출 실적에서도 나타나듯이 중국의 하락세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로 미국과 일본, 두 국가의 성장과 지속성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미 지난 2023년 전체 수출 실적보다 44.1%가 증가한 17억5천6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중국을 추격하고 있다. 총액에서는 약 5억6천만 달러, 점유율은 6.1% 포인트까지 따라잡았다.
일본 역시 지난 2023년 전체 수출 실적 8억600만 달러보다 18.5%가 늘어난 9억5천500만 달러에 10.2%의 점유율을 보였다.
미국과 일본의 수출액을 합할 경우 27억1천100만 달러로 중국의 23억1천900만 달러를 가볍게 넘어선다.
여기에다 △ 홍콩 5억700만 달러 △ 베트남 4억8천900만 달러 △ 러시아 연방 3억6천800만 달러 △ 대만 2억6천200만 달러 △ 태국 2억800만 달러 △ 아랍에미리트연합(UAE) 1억5천700만 달러 △ 싱가포르 1억4천300만 달러 △ 말레이이사 1억3천800만 달러 △ 영국 △ 1억3천600만 달러 △ 캐나다 1억3천100만 달러 △ 인도네시아 1억2천500만 달러 △ 폴란드 1억1천100만 달러 △ 호주 1억200만 달러 등 16국가가 11월 실적 만으로도 1억 달러가 넘는 실적을 보였다.
이들 상위 20국가의 11월 까지 누적 수출 총액은 82억5천700만 달러로 전체의 88.2%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중국·홍콩·베트남·러시아 연방 등 4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16국가의 경우 11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이 2023년 전체 수출액보다 최저 7.7%(태국)에서 최고 115.5%(폴란드)까지 증가한 수치를 보임으로써 수출 100억 달러 달성에 지대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UAE·영국·캐나다·인도네시아·폴란드·호주·네덜란드 등 중동·유럽·동남아 지역 국가들 역시 30%가 넘는 수준의 수출 증가세를 기록, K-뷰티의 수출국 다변화를 견인한 국가였다.
화장품 업계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월간 전년 대비 연속 성장을 18개월 째 이어가고 있는 현 수출 상황이 올해 들어서도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원화 약세·美 트럼프 정부 2기 집권, 변수로 작용 가능성 존재
여기에는 앞서 지적한 현재 국내의 정치 상황과 미국의 트럼프 2기 집권으로 인한 대 한국 경제 정책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미 중국 시장에서의 편중 현상을 1년 만에 극복한 K-뷰티의 회복 탄력성을 감안한다면 일시적 하락은 있을 수 있지만 ‘충격’ 수준의 급격한 감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내재돼 있다.
또한 실리콘투와 같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 기업, 코스알엑스·조선미녀·APR·롬앤(아이패밀리에스씨) 등과 같이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보다 해외 무대에서의 영향력과 매출 비중이 더 높은 중소&인디 브랜드의 성장세가 쉽게 꺾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상황도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 작용한다.
시장은 변한다. 수출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화장품&뷰티’라는 문화상품이 특정한 이슈에 큰 출렁임을 보이는 경우는 그렇게 잦지 않다.
수출 100억 달러의 신화를 쓴 2024년의 파죽지세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청신호가 켜지는 2025년의 화장품 수출 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