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에서, 주인공 뒤에서 빛을 만드는 사람. 붓 하나로 세상을 창조해온 이가 있다. 한국분장 강대영 대표다. 그가 붓 대신 펜을 들었다. 매일 새벽 서울 신사동 하늘정원에서 시를 썼다. 새벽 이슬 속에 탄생한 시를 모아 시집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을 펴냈다. 청어시인선 319번째로 나온 이 시집은 작은 것, 소중한 순간을 일깨운다. 시인이 맑은 눈으로 찾아낸 찰나의 진실이 행간마다 숨 쉰다. 시 속에는 ‘바다 위 섬 하나 / 나의 꿈이 자란 곳 / 올망졸망 사연 쌓아 / 살아가는 고금도’가 살아 있다. ‘생선 한 토막도 아껴 / 자식의 살이 되게 하신 어머니’와 ‘볏짚으로 엮어진 도란도란 버섯 집들’도 보인다. 누군가의 그리움이 되고 싶은 시인은 시로 다른 이의 마음에 다가선다. 내 옆에 선 이의 가슴이 보기 좋은 색으로 물들었으면 좋겠다고 속삭인다. ‘삶이란 / 살아갈수록 / 겹겹이 쌓인 수수께끼’라고 바라본다. 코로나19 속에서 익숙한 체념 대신 새 마음과 새 눈을 가질 줄 안다. 시인은 어느새 ‘겨울 앞에 서보니 / 어느덧 가버린 세월이 / 야속하지만 / 나의 펜은 아직 / 녹슬지 않았다’고 말한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의 생을 살아온 그는 낮은
강대영 한국분장 대표가 17일(금) 서울 목동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제59회 영화의 날’ 기념행사에서 영화인공로상을 수상했다.
44년동안 신이 내린 손으로 인간을 빚어왔던 '인간 조물주' 강대영 한국분장 원장의 손이 색다른 것을 창조해내기 시작했다. 문학지 한울에서 바다와섬, 꽃님처럼 피어났으면 좋겠다, 기다림 세작품으로 제157회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강 원장은 평생의 꿈을 이뤘다며 아이처럼 눈을 반짝였다. “한눈 팔지 않고 분장 외길 인생만 40여년 걸어왔다. 분장은 다양성이 공존하는 종합예술이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은 오롯이 분장사의 몫이지만 주어진 큰 주제 안에서 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세계를 온전히 표현하고 싶은 목마름이 항상 있었다.” 강 원장이 틈날 때마다 쓴 시는 3,4천여 편에 달한다. 출강과 후배양성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강 원장이 다작을 할 수 있었던 영감의 원천은 바로 자연이다. 그의 사무실 옥상에는 5년 전부터 정성스레 가꿔온 옥상 정원이 있다. 척박한 도심 생활에서도 자연과 가까이하고 싶은 노력이 담긴 소산물이다. 바쁜 일상을 끝내고 4시간의 쪽잠을 자면서도 강 원장은 새벽이면 이 곳을 찾아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신인문학상을 받았지만 정식 시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분장 전문가로서 느껴온 것을 시적으로 담아 분장인들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