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로드숍’이란 애칭으로 알려졌던 화장품 브랜드들이 로드를 떠나 홈쇼핑에 도전하는 등 채널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매출 부진 타개…채널 다변화 모색
최근 중국 발 악재로 로드숍 매출 부진의 늪에 빠진 주요 브랜드들이 새로운 유통망 개척에 나선 것. 이들은 수입 화장품들이 장악한 백화점과 역시 중국발 악재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을 벗어나 홈쇼핑 공략에 나섰다.
변화를 꾀한 가장 큰 이유는 매출이다. 장기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에 K-뷰티를 이끌었던 중국인 관광객마저 줄어 이익에 큰 타격을 입은 것. 반면 오프라인 매장 대신 헬스&뷰티스토어나 홈쇼핑, 온라인 매체를 유통채널로 활용한 메디힐과 카버코리아는 두배가 넘는 성장을 거뒀다.
적게는 수백개에서 많게는 1천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린 주요 로드숍 업체들은 점포와 인력 등 고정 비용이 지출돼 수익성 면에서 온라인에 비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토니모리와 잇츠스킨이 대표적인 케이스. 잇츠스킨은 지난해 매출 2천6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6%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734억원을 기록했다. 토니모리는 영업이익이 174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그마저도 국내보단 해외에서 선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토니모리의 로드숍과 유통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4%, 4% 감소했다. 3분기 로드숍 매출 역시 12% 감소했다.
이에 토니모리는 올해 대형 점포 육성을 통한 가맹점 수익 강화와 면세점·온라인 등 유통채널 확대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22% 증가한 2천850억 원이다.
로드숍, 홈쇼핑에서 길찾다
두 로드숍 브랜드는 새로운 전략으로 홈쇼핑에서 길을 찾았다. 잇츠스킨은 ‘달팽이크림’이란 애칭으로 유명한 대표 제품 ‘프레스티지 데스까르고’ 라인의 최신작 ‘프레스티지 앰플 데스까르고 21’을 GS홈쇼핑을 통해 단독 론칭한다.
잇츠스킨이 신제품을 기존 매장이 아닌 홈쇼핑으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홈쇼핑 진출과 함께 GS리테일의 드럭스토어 왓슨스와 손잡고 헬스&뷰티스토어에도 진출한다. 헬스&뷰티스토어 전용 브랜드를 론칭해 하반기 내 입점을 목표로 브랜드 콘셉트와, 입접 시기, 제품 구체적인 시안 등 세부사항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가 끝나고 "올해에는 유통 채널 확대와 이에 맞는 브랜드 론칭을 구상해 국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드럭스토어 매장 외에 마트,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니모리 올해 홈쇼핑 전용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토니모리는 올해 사업계획으로 하반기 내 토니모리의 서브브랜드 형태로 홈쇼핑용 화장품 라인을 론칭하고 업그레이드 된 건강기능식품 라인 역시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헬스&뷰티스토어 입점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시장이 역동적인 만큼 판매 채널이나 신규 제품에 대한 연구와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
일본 홈쇼핑으로 진출한 로드숍 브랜드도 있다.
더샘인터내셔널은 오는 31일 일본 최대 홈쇼핑, QVC를 통해 ‘젬 미라클 쥬얼 리프트 CA’ 3종을 판매한다. 이 제품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 여성들의 피부 타입과 성향을 고려해 연구 개발됐다.
더샘인터내셔널 측은 "대부분의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한류스타를 모델로 발탁, 일본 홈쇼핑과 유통채널에 진출했던 것에 반해 더샘은 독특한 제품 콘셉트와 품질력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수차례 일본 홈쇼핑 측의 러브콜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쇼핑의 중심이 다양한 브랜드를 판매하는 편집숍으로 옮겨가고 불황기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원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경기 악화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면서 빠른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는 홈쇼핑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드숍 브랜드들이 보다 새로운 유통채널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