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새해특집II-쟁점과 전망 ② 기업 인수합병 가능성

  • 등록 2018.01.02 14: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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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고 가격 맞으면 “언제든 사고, 판다”

 

AHC 매각은 K-뷰티 위상 증명…일부 기업 물밑 움직임

 

국내 기업도 해외 기업 인수 의지…해외시장 개척에 유리

 

 

지난해 9월에 있었던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AHC카버코리아 인수 뉴스는 화장품 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계의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우선은 그 금액이 3조원이었다는 점, 인수한 기업이 유니레버였다는 점, 그리고 그 대상기업은 제조업체가 아닌 브랜드(제조판매업체)기업이었다는 것 등이었다. 이를 두고 화장품 업계에서는 ‘유니레버가 너무 비싸게 인수한 것 아니냐’ ‘양 측의 이면계약, 합의가 있지 않겠느냐’ ‘유니레버가 3조원을 그냥 줬을리 만무하다’ ‘AHC카버코리아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는 등 온갖 추측과 나름대로의 해석이 분분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사드 이슈에 의한 차이나리스크로 몸살을 앓으면서 실적부진에 빠지고 이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한숨이 깊어지던 화장품 업계는 이 인수합병 뉴스만으로도 반등의 기회를 맞이하는 행운(?)을 맛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국내 무관…가치있으면 산다!

 

1998년 이후, IMF 구제금융 시기를 거치면서 기업 간 인수합병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되고 이제는 ‘경제뉴스’ 정도의 가치를 띠게 됐지만 분명 유니레버의 AHC인수는 빅 이슈였다.

 

다국적 기업의 국내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지분투자 등은 물론이요 이제는 국내 기업들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도 일반화되고 있다. 창업자 또는 대주주의 지분매각에 따른 경영권 교체 등의 사안들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국적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그리고 그 대상이 외국계 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투자·인수합병의 가치가 있다면 결코 주저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코스맥스·삼양사 등 매수자 위치에

 

지난해 화장품 업계에서 이뤄졌던 굵직굵직한 기업 인수합병의 사례는 크게 4건 정도였다.

 

인수합병과는 결이 다르지만 4월에 국내 브랜드숍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에이블씨엔씨(미샤)의 창업자이자 대주주였던 서영필 전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지분 29.31% 가운데 25.53%를 비너스원에 넘기면서 에이블씨엔씨 경영권을 넘겼다.

 

비너스원은 투자회사 IMM인베스트먼트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이었으며 서 전 회장에게 남은 지분은 18만7천475주(3.78%)다. 서 전 회장의 주당 매각가는 4만3천636원, 총 매각가치는 1천882억 원이었다.

 

그리고 8월. 토니모리가 중견 제약기업 태극제약(주)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이후 실사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결렬의 수순을 밟았다.

 

정작 주인은 11월에 나타났다. 주인공은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이미 더페이스샵, CNP차앤박화장품을 인수한 바 있었고 사실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항상 매수자의 자리에 있었던 기업이었다.

 

새 브랜드,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이미 잘 만들어졌거나 성장 가능성이 높거나 가치가 있다면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했던 기업이기도 하다.

 

LG생활건강의 태극제약 인수 규모는 지분 80%을 446억 원이었다. 이는 직전 토니모리가 태극제약(주)의 지분 47.6%에 해당하는 주식 582만6천51주(보통주·상환 우선주 159만4천180주 포함 총 742만231주)를 140억553원에 인수, 경영권을 취득했다고 발표한 내용<코스모닝닷컴 2017년 8월 5일자 기사·코스모닝 제 49호(2017년 8월 14일자) 4면 기사 참조>보다 그 규모가 컸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베인캐피털, 1년만에 7배 차익

 

9월, 유니레버가 베인캐피털·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가진 카버코리아 지분과 이상록 AHC카버코리아 회장 지분을 합한 총 96%를 22억7천만 유로(약 3조629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골드만삭스와 베인캐피털은 지난 2016년 6월 4천300억 원에 카버코리아 지분 60%를 인수한 지 1년여 만에 몸값이 7배 가까이 뛰며 2조5천억 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특히 이 인수를 두고 화장품 업계에서는 글로벌 무대에서 높아진 K-뷰티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11월에는 역으로 국내 대표 ODM 전문기업 코스맥스가 미국의 제조기업 누월드를 558억 원에 지분 100%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코스맥스의 미국 기업 인수는 지난 2013년 로레알그룹의 오하이오주 솔론 공장 인수 이후 두 번째.

 

이어서 지난달에는 두 건의 인수합병 관련 뉴스가 있었다. 주식회사 삼양사가 화장품 원료 전문기업 (주)KCI를 전격 인수했다. 삼양사가 (주)KCI의 지분 44.2%(498만1천3주)를 약 709억1천8백만 원(주당 1만4천238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

 

이와 함께 정식 인수는 아니지만 한국콜마가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CJ헬스케어의 적격인수 최종후보(쇼트리스트) 4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는 약 한 달간의 실사과정이 남아있어 현재로서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

 

올해에는 몇 건의 인수합병이?

 

그렇다면 지난해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슈가 될 만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질 것인가.

 

사실 최종 발표 이후에도 결렬되는 경우가 많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5건 이상은 이슈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규모라는 전망이다.

 

이미 M&A 대상으로 공공연한 비밀이 돼 버린 N사를 비롯해 지난 몇 년 동안 매수자로서 이름을 올렸던 C사, 그리고 M&A 대상으로 거론됐던 또 다른 C사 등은 물론이요 최근 주가를 드높이고 있는 D사와 J사 등은 국내 기업보다는 글로벌 기업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경우로 평가받고 있다.

 

AHC카버코리아 경우처럼 소위 ‘잭팟’을 터트릴 상황을 예단할 수 없지만 ‘다이나믹 K-뷰티’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올해에도 화제를 불러 모을 수 있는 기업 인수합병 관련 뉴스가 대기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특별취재팀>

 

 

허강우 기자 kwhu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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