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날자, 높이 날자, 다시 날자”

  • 등록 2018.12.27 15: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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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2019, K뷰티 르네상스를 위한 7대 어젠다

이슈2. 로드숍 채널 지형, 어떻게 바뀌나

“날자” 내실 다지는 H&B스토어

“높이 날자” 멀티 브랜드숍

“다시 날자” 재도약 꿈꾸는 원 브랜드숍

 

 

출구 전략 찾는 원 브랜드숍 vs 외형 성장에도 고군분투하는 H&B스토어.

 

2018년 로드숍 지형은 두 축으로 극명히 갈렸다. 2000년대 초반 위세를 떨치던 원 브랜드숍이 지고, H&B 스토어가 급속도로 세를 확장했다.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H&B스토어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가속화하며 부작용도 나타났다. H&B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신규 출점 속도가 저하됐다. 지난 2017년 올리브영 매출액은 1조8천227억 원, 영업이익은 912억 원으로 이익률 5.0%를 기록, 낮은 수익성도 성장에 한계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 브랜드숍은 깊어진 불황의 골을 타계하기 위해 △ 멀티 브랜드숍으로 전환 △ 홈쇼핑‧편의점 등 유통 다각화 △ 히트 제품 개발 △ 수출국 확대 등을 꾀하고 있다.

 

H&B스토어 : 2030 위한 스마트 쇼핑환경 구축

 

H&B스토어는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지속됐다. 올리브영은 지난 해 11월 기준 매장 수 1천200곳으로 전체 H&B스토어 시장의 80%를 차지했다. 랄라블라는 180곳, 롭스는 125곳으로 1위와 격차가 큰 수준이다. 지난해 H&B스토어는 외형 확장보다 매장 효율성 제고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복합 생활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를 모색할 전략이다. 지난 해 말부터 H&B스토어는 O2O 서비스 본격화에 나섰다.

 

 

올리브영은 주문 제품을 최대 3시간 내 집으로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선보였다.

 

랄라블라는 온라인몰 구매 제품을 GS25에서 찾을 수 있는 ‘점포픽업서비스’와 구매 상품을 매장 내 기기를 통해 원하는 곳에 보낼 수 있는 택배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롭스는 지난 2017년 모바일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멤버십 혜택을 통합한 옴니 앱 ‘롭스몰’을 론칭했다.

 

올 상반기에는 온라인 구매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시행해 O4O 쇼핑환경을 구축할 예정.

 

H&B스토어는 새해 온라인 세대를 겨냥한 쇼핑 플랫폼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장품‧건강식품 아이템을 확대, 2030을 위한 원-스톱 라이프 스타일 채널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의 독주체제 속에서 후발주자인 랄라블라‧롭스는 △ 신개념 하이브리드 매장 오픈 △ 상권‧매장 규모 차별화 △ 계열사 간 통합 마케팅 강화 전략 등으로 자생력을 높이고 있다.

 

멀티 브랜드숍 : 시코르 vs 세포라

 

 

시코르는 지난 해 말 대구‧부산에 새 점포를 열면서 오픈 2년 만에 매장 20곳을 돌파했다.

 

시코르 대구 동성로점은 이탈리아 카페 미미미를 결합했다. 부산 서면점은 뷰티 체험 공간을 늘렸다.

 

시코르는 시코르 아울렛‧미니 시코르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매장으로 차별성을 높이고 있다.

 

세포라도 멀티 브랜드숍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해 6월 국내 진출설이 가시화된 세포라는 최근 한국지사장을 영입해 2019년 온라인몰, 2020년 매장 오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VMH그룹의 프랑스 프리미엄 뷰티 편집매장 세포라는 세계 33국에서 매장 2,300여점을 운영 중이다. 세포라가 글로벌 자본과 소싱력, 명품 브랜드 등을 내세워 국내 진출 시 화장품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원 브랜드숍 : 포스트 차이나를 찾아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을까. 원 브랜드숍은 추락에 가속도가 붙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모습이다. 가맹사업 특성상 독자적인 전략을 펴기에 한계가 있어 과감하고 근본적인 불황 타계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

 

H&B스토어 성장과 중국 사드 보복 등과 맞물려 쇠퇴기에 접어든 원 브랜드숍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올해 주요 원 브랜드숍은 2030층을 위해 체험 콘텐츠를 확대하는 동시에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구사하며 안팍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부터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매장을 리뉴얼하고, 러시아‧CIS‧신남방‧중동 등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원 브랜드숍 경영 정상화를 위한 연합회도 꾸려졌다. 지난 해 12월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에뛰드하우스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유통 질서를 바로잡고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연합회를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면세점 등에서 무분별하게 할인 판매되는 브랜드숍 제품의 유통을 바로 잡기 위해 경쟁 브랜드숍 점주들이 최초로 손을 맞잡은 것.

 

 

아리따움‧더페이스샵 등 일부 원 브랜드숍은 멀티숍으로 전환하는 등 해법찾기에 나섰다.

 

지난 해 9월 아리따움은 편집숍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아모레퍼시픽이 자사 브랜드 11개 외 타사 브랜드 59개를 판매하는 최초 매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더페이스샵도 네이처컬렉션으로 간판갈이를 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6년 2월 네이처컬렉션 1호점을 연 데 이어 지난 해부터 더페이스샵 직영점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이 회사는 지난 9월 네이처컬렉션에 VT코스메틱‧방탄소년단이 협업한 VTXBTS 에디션을 독점 론칭한 데 이어 타 사 브랜드 추가 입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서 체험하는 트렌드가 확산,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 사업모델 시대를 앞당겼다는 진단이다.

 

원 브랜드숍의 멀티 브랜드숍으로의 변신은 로드숍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로드숍은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겨냥해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소유(having) 보다 체험(doing)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메이크업 존, 포토 공간 등을 새롭게 구성하며 2019년을 준비하고 나섰다.

정연심 기자 good@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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