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한 지난 2년 간 화장품·뷰티업계에 불어닥친 트렌드 가운데 가장 강력했던 두 가지는 바로 ‘클린뷰티’와 ‘친환경’이라는 화두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뷰티산업무역협회(회장 김성수·이하 코비타)는 지난달 29일 ‘2021 화장품 패키징 친환경 활동 좌담회’를 갖고 친환경 플라스틱 활용도와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앞으로의 실천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는 화장품 용기·사출성형전문기업 성진산업사(대표 김신겸)의 후원으로 진행했다.
“당위성만 강조 말고 실천 의지·토대 마련해야”
바이오플라스틱을 포함해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성진산업사 김신겸 대표는 “환경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고, 이에 대한 여러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이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기도 하고 동시에 어렵기도 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국내 일부 대기업과 글로벌 브랜드 기업이 친환경을 내세운 용기와 패키지 개발, 적용을 내세우고 있지만 전체로는 미비한 측면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좌담회를 통해 회사 규모와는 관계없이 한 발 앞서 ‘친환경’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실제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고객사의 사례와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주)에이엠H&B-친환경 실천에 뒤따르는 비용상승은 부담
최근 ‘뷰런치’를 론칭하고 사업 본격화를 선언한 (주)에이엠H&B 신윤창 전무는 “중국 MZ세대를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콘셉트를 간과할 수 없었고 브랜드 네임에서 알 수 있듯 ‘피부가 먹는’ ‘피부에 건강한 식사’를 내세운 클린뷰티를 동시에 지향했다”고 전제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패키징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연친화, 친환경 등을 강조하면서 윤리 측면을 강조할수록 원부자재 가격에 대해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 (주)다비코퍼레이션-펌프·스프링 재질 변화도 고민거리
PCR 100% 생분해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는 박종명 (주)다비코퍼레이션 대표 역시 “대세라고 할 친환경을 강조하면 기업의 개발·생산비에 대한 상승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주)다비코퍼레이션은 ‘착한 성분·착한 용기’를 콘셉트로 보디&헤어케어 용기와 공병 회수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스킨케어·아이패치·파우더 시트 등은 PCR 100%와 생분해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용기에서 반드시 필요한 펌프·스프링 등에 대한 재질 변화와 재생 플라스틱 원료 사용 본격화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 감성글로벌-단순한 ‘친환경’ 구호보다 현실 반영한 기준 필요
이종현 감성글로벌 대표는 “클린뷰티와 비건 등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원료·성분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크게 늘고, 동시에 화장품 용기·패키지에까지 친환경 요구가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이 대표는 “그렇지만 단순히 ‘친환경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식의 요구는 기업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다”며 “각 유통·채널·기업 별로 제시하는 기준이 다르기도 하고 그 기준의 일관성, 지속성에 대한 부분도 이러한 친환경 용기·패키지 개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친환경 원료 개발에 이어 용기 개발까지 적극 나서
박성희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대표는 피부 비자극에 초점을 두고 개발한 식물성 세제를 제시하면서 친환경 원료에 대한 고충과 동시에 친환경 용기 개발을 위한 회사의 노력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PLA 생분해 용기 개발과 관련해 “리필용기까지 PLA를 원칙으로 개발했으며 용기를 버려도 퇴비로 변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은 이 같은 사례 공유와 함께 앞으로 친환경 용기·패키지 실천 과정에서 재생 플라스틱 활용과 함께 ‘수(水)분리 라벨’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사용 빈도가 높은 플라스틱 제품에 점착 라벨을 널리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재활용 과정에서 용기(플라스틱)와 라벨이 쉽게 분리되지 않는 약점이 있어 재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결국 친환경 용기의 활용도를 높인다고 해도 이에 따르는 다른 조건들의 ‘친환경’ 실천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실효성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