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초사회, ‘남따라’ 디토(Ditto)소비 뜬다

  • 등록 2023.10.09 12: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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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24’ 소비 흐름 10가지 제시
인공지능 시대 “아날로그 역량 키워라”

 

“다시 인간이다.” 2024년은 인간에게 집중해야 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인간을 위한 경험, 경험을 위한 시간이 중시된다. 시간이 모든 것의 중심에 놓이는 분초사회다. 1초가 아깝다. 실패할 시간이 없다. 인플루언서를 따라 정답을 소비한다. 고객 시간 쟁탈전이 2배속으로 벌어진다. 초를 다퉈 자기개발을 한다. 정육각형 헥사곤 그래프를 닮은 육각형인간을 꿈꾼다. 완벽한 육각형인간이 되기 위한 만인대 만인의 투쟁이 초단위로 전개된다.

 

아날로그로 완성하는 화룡점정 ‘DRAGON EYES’

 

 

‘트렌드 코리아 2024’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소비 흐름을 진단했다.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년. 인공지능(AI)이 다다르지 못할 화룡정점, 휴먼터치에 집중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인간만이 가진 역량이 무엇인가’. 사색‧해석력‧메타인지 기능이 요구된다.

 

대표 저자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사람만의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소비자의 까다로운 기대수준을 맞추려면 인간의 역할이 필수다. 인공지능이 내놓은 비슷비슷한 결과물 속에서 어떤 ‘휴먼 터치’가 마지막에 더해졌느냐에 따라서 그 수준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기술이 평준화되며 아날로그 역량이 오히려 중시된다. 아날로그는 부자의 공간, 디지털은 빈자의 공간이 된다. 부자는 백화점을 거닐며 놀이하듯 쇼핑하고, 빈자는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검색한다. 일물일가 법칙이 깨진다.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시대다.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이 요구된다.

 

‘트렌드 코리아 2024’는 10대 소비 키워드를 △ 분초사회 △ 호모 프롬프트 △ 육각형인간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 도파밍 △ 요즘남편 없던아빠 △ 스핀오프 프로젝트 △ 디토소비 △ 리퀴드폴리탄 △ 돌봄경제 등으로 제시했다.

 

△ 분초사회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동했다. 시간이 돈이다. 시간관념이 확 바뀌었다. 소비자는 시간의 가성비를 따진다. 시간 대비 성능의 효율인 ‘시성비’ 개념이 등장한다. 시간을 아껴서 밀도 높게 쓴다. 극한의 시간 효율을 추구한다.

 

시간지상주의 사회를 사는 현대인은 ⓵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고 ⓶ 사용 시간 단위를 조각내며 ⓷ 여러 일을 함께 처리하고 ⓷ 결론부터 확인한 후 일을 진행하며 ⓸ 실패 없는 쇼핑을 한다.

 

상품보다 ‘믿고 사는’ 쇼핑몰이 소비 기준으로 작용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 기술이 구매를 유도한다.

 

‘소비자의 시간을 얼마나 붙드느냐’가 플랫폼 생존을 좌우한다. 중독적이거나 강렬한 혜택성 행사, 커뮤니티 기능으로 고객 시간을 점유하려는 경쟁이 거세진다. 오프라인 쇼핑몰은 대형화로 분초사회에 맞선다. 한곳에서 모든 것을 사도록 하기 위해서다.

 

△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하나의 물건에는 하나의 정해진 가격이 있다”는 개념이 무너진다. 정가나 권장소비자가격 대신 최적가 개념이 등장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가 관건이다. 소비자는 똑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두고 상황에 따라 다른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높아졌다.

 

행동경제학과 빅데이터는 혁신적인 가격 전략 수립을 돕는다. 가격이 새로운 수요 촉진과 마케팅 도구로 떠올랐다.

 

버라이어티 가격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관점에 초점을 맞춘다. 기업은 가격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최고경영자가 가격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가격 차별화 정책은 기업 성장과 소비자 복지를 충족시킨다.

 

D2C 채널은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접점을 늘릴 수 있다. AI 기반 초개인화 맞춤 가격은 구매전환율을 높인다.

 

△ 디토소비

 

디토(Ditto)는 ‘나도’를 뜻한다. 디토소비는 사람‧콘텐츠‧유통 채널을 따라 소비하는 흐름을 가리킨다. 시간을 아끼고 실패를 줄이기 위한 소비 형태다.

 

브랜드는 ‘관점’에 집중해야 한다. 디토소비자가 추종하는 것은 물건이 아닌 관점이기 때문. 디토소비자는 사람‧콘텐츠‧커머스가 내린 상품 해석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후 구매한다. 상품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상품 해석’이 구매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디토소비자를 사로잡을 차별화된 관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제품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품질로 디토소비를 이끌기 어렵다. 제품력을 뛰어넘는 기업‧브랜드 철학이 필수다. 마케팅과 영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요하다. ⓵ 타깃유저를 설정하고 ⓶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와 버티컬 커머스 사이트를 개발해야 한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push) 마케팅이 아닌, 소비자가 기업에 다가오는(pull) 마케팅이 대세다. 시그니처 상품은 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기업의 정체성과 관점을 소비자에게 선명하게 전달한다. ‘우리 회사와 브랜드의 철학은 무엇인가’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메이크업아티스트 등 뷰티 전문가와 나노 인플루언서에 주목할 때다. 구독자 1만명 미만의 나노 인플루언서는 매크로 인플루언서에 비해 전체 도달률을 낮지만, 영향력이나 관계성이 더 높다. 또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내세워 팔로워에게 관련성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는 밀도 높은 호응과 구매 전환으로 이어진다. 인지도 확산에는 메가 인플루언서가, 디토소비를 통한 구매전환에는 나노 또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적합하다.

 

정보 과잉, 제품 범람의 시대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됐다. 브랜드 제품만 고집할 이유가 사라졌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는 빠른 속도로 브랜드를 바꾼다.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한 미국 소비자는 2020년 9월 33%에서 2022년 2월 46%로 13% 증가했다.

 

이번 전망에서는 “브랜드 충성도가 현격히 떨어진 시점에서, 제조사나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하는 것이 만족할만한 의사결정이 됐다. 디토소비의 확산은 브랜딩‧유통 전략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 형성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정연심 기자 good@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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