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장품 소비자 90% "아직도 오프라인 채널이 좋아!"

  • 등록 2024.07.08 18: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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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8.24%(2022년 기준) 그쳐…버라이어티숍·편의점·드럭스토어 등이 주도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 리포트

‘온라인(전자상거래) 채널의 갈라파고스’

 

지난해 8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간한 전자상거래에 관한 시장조사 보고서를 분석하면 이같은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일본 전체 소비시장의 전자상거래화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9.1%였다.

 

이 가운데 화장품·의약품 분야의 전자상거래화 비율은 이보다도 더 낮은 8.2%다. 일본 화장품 소비자 90% 이상이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눈으로 본 후 구매한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일본도 전자상거래 비중이 점차 높아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그 속도는 대한민국, 또는 다른 국가에 비해 더딘 편이다. 결국 오프라인 채널 입점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이 일본 화장품 시장 오프라인 소매 채널의 특징과 주요 기업들을 분석한 리포트는 이러한 측면에서 흥미롭다.

 

 

■ 버라이어티숍: 신제품 소개와 트렌드 선도

- 주요 기업 : 로프트(LOFT)·플라자(PLAZA)·아인즈&툴페(AINZ&TULPE)·핸즈(HANDS: 이전 도큐핸즈)·앳코스메(@COSME) 등

- 주요 기업별 매장 수 : 로프트: 161개·플라자: 132개·아인즈&툴페: 83개

 

버라이어티숍은 잡화·생활용품·식품·화장품 등 취급 상품 폭이 넓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상품이 많다. 다른 유통사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나 신상품·스페셜 에디션·협업 상품 등 한정 상품을 자주 판매한다.

 

주로 인구 유동이 많은 큰 역 주변에 위치한다. 매장이 밝고 다양한 상품을 진열한다. 상품을 확인하기 편리한 것이 특징. 다만 대형 매장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드럭스토어나 편의점 등에 비하면 매장 수 자체는 적은 편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유행하는 상품이나 신상품에 대한 니즈가 높은 고객층들이 자주 이용한다. 주요 고객층은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젊은 여성이다. 관광객 방문도 많다. 방문객들이 방문하면 간단한 기념품, 굿즈 등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전략도 트렌드에 맞게 전개한다. SNS마케팅이나 바이럴마케팅 활용에 적극성을 보인다. 인플루언서를 기용한 행사나 매장 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상품 기획을 지속 진행하면서 단독기획 상품이나 협업 상품 등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숍은 특히 아직 일본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브랜드나 신상품, 단독기획 상품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상품의 회전이 빠르고 새로운 화장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고객들을 위해 최신 상품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눈에 띄는 장소를 점유하고 있다. 시즌마다 K-코스메틱 기획전 등 댜앙한 기획전을 단독 코너로 진행하면서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 드럭스토어: 많은 매장 수 기반, 반복 구매 고객 확보

- 주요 기업: 마츠모토키요시·코코카라화인·웰시아·츠루하·스기약국 등

- 주요 기업별 매장 수: 웰시아 2,809개·마츠모토키요시 1,878개·코코카라화인 1,553개·츠루하 2,589개·스기약국 1,675개

 

일본에서 드럭스토어는 의약품 판매를 비롯해 화장품·일용품·식품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취급한다. 단순한 약국을 넘어 소비자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채널이다.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이 많다. 마케팅 이벤트나 포인트 캠페인도 자주 진행한다. 전국 규모 체인 형태로 접근성이 좋다.

 

남녀노소 두루 이용하지만 특히 20대에서 50대 여성 고객이 많다.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이 핵심 고객이다.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반복 구매 고객을 위해 앱 회원제와 포인트 시스템을 운영하는 판매 전략을 펼친다. 의약품과 의약외품을 함께 취급하므로 상근 약사도 있다.

 

반복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상품이 주요 매대에 있다. 최근에는 PB상품의 비중도 조금씩 늘려나가는 추세다.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 용량 등으로 다른 드럭스토어와의 차별화 상품을 기획하기도 한다.

 

■ GMS: 지방 소비 시장의 큰 축

- 주요 기업 : 이온(AEON)·이즈미(IZUMI)·유니(UNY) 등

GMS(General Merchandise Store)는 화장품·식품·의류·가전 등 다양한 매장이 한곳에 모여 있는 대형 종합 쇼핑몰 형태를 가진다. 버라이어티숍, 백화점 등 다른 유통 채널이 진출하지 않은 중소도시와 지방까지 확장돼 있는 것이 특징. 적당한 가격대의 상품이 많고 넓은 매장 면적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쇼핑하고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이 강점이다.

 

평일 주간에는 30~40대 여성들이 주로 방문해 쇼핑과 함께 식품과 일용품을 구매한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방문이 많다.

 

모든 지역에 표준화 매장을 운영하고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이로써 소비자들이 어디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를 갖추고 자체 쇼핑몰과 PB상품을 운영해 소비자 다각화를 판매 전략으로 내세웠다.

 

평일 주간에 방문이 많은 30~40대 여성 고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이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이외에도 쇼핑몰 내에 게임센터·영화관·헬스클럽·학원 등 다양한 업종의 매장을 유치해 다양한 연령, 성별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 백화점: 구매력 높은 소비자들의 고급화 매장

- 주요 기업: 타카시마야(Takashimaya)·킨테츠(Kintetsu)·한큐(Hankyu)·다이마루(Daimaru)·미츠코시(Mitsukoshi) 등

고급스러운 매장이 특징이다. 특히 화장품 매장에 전문 미용 인력이 배치된 경우가 많다. 이른바 ‘데파코스’(Department+Cosmetic)로 불리는 일본 고가 브랜드와 유럽 중심의 해외 브랜드가 주류다. 상품의 질과 가격이 높은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각 브랜드 부스가 설치돼 1:1 상담과 메이크업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계절마다 신상품이나 한정품 캠페인을 자주 진행한다.

 

주요 고객층은 30대 이상의 여성. 고품질의 상품이나 고가의 브랜드를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소득층이나 선물로 화장품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자주 이용한다.

 

고객에 대한 로열티 관리를 중시해 장기 고객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프리미엄 멤버십 고객을 위한 혜택과 프로모션이 충실하다. 계절이나 연말연시·골든위크·어버이날 등 주요 시즌마다 세일 행사를 적극 진행한다.

 

■ 균일가 숍: 가성비 중시 소비 강해질수록 높아지는 영향력

- 주요 기업: 다이소(DAISO)·세리아(SERIA)·쓰리코인즈(3COINS)·캔두(CANDO) 등

 

균일가 숍은 ‘100엔 균일가 매장’으로 규정할 수 있는 판매 형태다. 일정한 가격대에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최근에는 100엔에 국한되지 않고 300엔숍, 500엔숍 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생활용품과 잡화, 문구류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다. 균일가 숍은 단순 가성비를 넘어 합리성을 갖춘 가격에 높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한다는 속성을 갖는다. 다양한 상품 라인 출시가 특징이다.

 

가격 경쟁력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트렌디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경우가 많다. 1인 가정이나 학생들도 생활용품을 일괄 구매하기 위해 많이 찾는다.

 

균일가 숍은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데 전략의 중점을 둔다.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매장의 위치를 신중하게 선택한다. 다양한 상품을 소량으로 입고해 빠르게 회전하는 방식으로 재고 관리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매번 갈 때마다 변화한 상품 라인을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균일가숍 라인이 등장했다. 다이소 '스탠다드 프로덕트‘(Standard Products)가 대표다. 이처럼 균일가 숍은 다양한 판매 전략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다이소 PB(Private Brand) ‘URGRAM’ 출시와 함께 인기가 확산세다. 각종 단독 기획 저가형 브랜드는 연간 성장세를 보인다. 구매력이 아직 높지 않은 10~20대 고객층을 중심으로 품질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 편의점: 최근 한정상품 PB상품으로 화제인 신흥 강자

- 주요 기업: 세븐일레븐(Seven-eleven)·패밀리마트(Family mart)·로손(Lawson) 등

- 주요 기업별 매장 수: 세븐일레븐 2만1,000개 이상·패밀리마트 1만6,000개 이상·로손 1만3,000개 이상

 

편의점은 대부분 24시간 운영체제다. 다양한 편의식품·음료·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소매점이다. 소비자들에게 어디서나 필요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한정된 공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종류의 상품을 공급한다. ‘편의점 왕국’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일본 전국에 위치한 편의점은 약 5만 개가 넘는다.

 

주요 고객층은 △ 통학생 △ 출·퇴근길을 이용하는 직장인 △ 지하철·기차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승객 등이다.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거나 생필품을 간편하게 구매하기 위해 자주 방문한다. 편의점은 위치가 중요하며 소비자의 일상에서 소소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24시간 운영으로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한정 상품이나 PB 상품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편의점에서 단독 상품 기획이 화제가 되면서 새로운 화장품 유통 판로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은 일본의 소매 채널 중 모든 고객층이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확장력이 있어 폭발적인 판매력을 기대할 수 있는 채널이다.

 

일본 오프라인 채널 강세가 시사하는 지점

일본 시장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강세다. 일부 드럭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이외에 전자상거래 비율이 높은 한국과 다르다. 따라서 일본 화장품 유통 상황에 맞춘 적절한 유통 전략과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화장품 유통·마케팅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인 바이어 K사 담당자는 “한국에 비해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은 일본 시장 특성상, 일본의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시장조사, 특성 분석을 통해 브랜드별 맞춤형 진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매 채널은 단순히 효율성에 기반한 유통망 입점과 판매량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도 밀접히 연관되므로 철저한 조사와 계획 수립을 전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강우 기자 kwhu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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