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잃어버린 고객
언급하기도 싫지만, 부인할 수도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와 피해. 전세계 공통 사항이니 굳이 일본과 한국에만 국한한 필요도 없다.
엣코스메 도쿄 플래그십스토어는 오픈(2020년 1월) 다음달에 직격탄을 맞는다. 고객 방문이 ‘제로’였으니 매출 역시 ‘제로’였다. 동시에 온라인 비즈니스와 판매(여기서는 EC(Electronic Commerce)로 통칭한다)로의 고객 이동도 급격하게 이뤄졌다.
이 역시 화장품 유통에 국한한 변화는 아니었다. 브랜드 기업도 직접 고객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소통하는 ‘D2C’로의 전환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EC로의 전환은 불가피하고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오프라인 매출의 감소, 어떻게 보완해야 하나
△ 디지털화에 의한 EC로의 전환 △ 이에 대응해야 하는 화장품 업계의 움직임 △ 현실로 다가온 인구감소라는 사회 구조 차원의 문제에 더해졌던 코로나19 팬데믹 재난까지 더해짐으로써 ‘오프라인 매장 입점 고객 감소 현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DX)을 통한 EC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력하게 제기됐지만 엣코스메 측은 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다.
EC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실제로는 플랫폼(온라인 사이트) 구축과 운영, 집객을 위한 홍보와 관리 등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존재한다.
경쟁 역시 갈수록 그 양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 경쟁은 물론이요 마케팅 비용도 예상을 훌쩍 뛰어 넘는다.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EC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현실에서 갈 수 있으므로 오프라인 매장에 와 있던’ 고객을 놓고 모든 EC 사업자와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즉 라이벌이 아마존이나 라쿠텐으로, 더 힘겨운 상대를 만나 버렸다.
대한민국의 상황 역시 일본의 오프라인 매장이 처해 있는 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이미 오프라인 채널 구조는 ‘올리브영 & 기타’라는 기형적 형태로 변했고 이는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
일본 화장품 업계의 경우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DX에 새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사업자가 나타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일본 화장품의 가격 결정이나 이에 따른 판매는 여전히 브랜드 회사의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엣코스메가 오프라인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거나 확대하고자 해도 원하는 상품의 소싱이 가능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안고 있는 현실 과제
현재 일본의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이 처해 있는 과제를 요약하면 △ 오프라인 매장 고객의 감소 △ EC 구축에 따른 비용 부담과 치열한 경쟁 양상 심화 △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브랜드 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협력의 한계와 난항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오프라인 매장 자체의 DX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 EC와의 연계 △ 접객 정보의 광범위한 획득과 공유 △ 매장에서 획득할 수 있는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의 융합 등 형태와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그렇지만 소매점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이 이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역시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 현실이다.
온라인 채널의 강세와 갈수록 줄어드는 오프라인 매장 고객, 저출산·고령화가 보다 급격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제 아래 결국은 지금까지 유지해 온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를 고객과 투자자(이해관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재구축해야 만이 살아남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관점에서 바라본 디지털 환경
온라인 채널로의 급속한 전환과 고객의 이동은, 한편으로 브랜드 기업에게는 긍정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거치지 않으면 입수하기 어려웠던 고객 정보를 직접 획득할 수 있게 됐고 EC의 확대로 DX 환경 역시 빠른 속도로 구축됐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도 일정 부분의 딜레마는 존재한다. 즉 △ 다양한 SNS(X(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버·틱톡 등)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 모두를 운용해야 하는가 △ 디지털 부문에 투입하는 비용과 투자는 늘고 있는데 과연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가 하는 고민이다.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관련 계정을 만들어 시작하고 이를 확대하고 있음에도 인지도 확보와 제고, 고객 만족도에 대한 측정과 유지 등에 대한 과제 해결은 쉬운 부분이 아니다.
가장 핵심 사항을 적시한다면 ‘디지털 투자 비용과 수익성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 사는 디지털 코스트가 늘어나도 매출과 직결하고 있지 않다는 새로운 현실과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온라인 채널에서의 사용자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하고 그 수준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브랜드 기업에게는 자사의 상품을 ‘제대로 알리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역설에 빠지고 것이 또 하나의 고민이다.
소비자(사용자)가 접하는 소셜 미디어가 늘어나면서 그 집중도는 분산된다. 여기에다 접촉하는 콘텐츠 양이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증가해 이를 정확하고 효과있게 측정하기에도 어렵다.
디지털 마케팅은 어떤 의미에서 자사 브랜드가 타깃으로 삼는 고객에게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율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기대와 예상과는 달리 새로운 브랜드나 상품일수록 다른 새로운 사용자를 만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에게 알리는 작업은 단순한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사용자 스스로가 찾도록 하는’ 단계로까지 발전·진화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고객을 아는 것’과 ‘고객이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사용자 스스로 상품을 찾도록 한다는 과제는 온라인(인터넷) 시대의 개막과 동시에 드러난 과제다. 동시에 ‘찾도록 한다’는 과제 역시 초기의 단순 검색시대를 넘어 현재의 SNS 시대에는 그 개념과 과정이 진화했고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고객을 이해한다는 의미에서 관련 데이터는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는 사실은 ‘고객을 아는 것’과 ‘고객이 좋아하게 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고객을 알기 위해 비용을 많이 투입하면 ‘그 상품을 좋아해 줄 것’이라는 컨설턴트의 얘기를 듣을 수는 있지만 고객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고객이 내 상품을 좋아해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이 좋아하게 할 것인가.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커뮤니케이션의 정도를 축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할 다양한 내용들, 즉 브랜드 스토리·지속가능성장 목표(SDGs)·ESG 등 각 분야에 대한 업데이트와 함께 ‘체험’이라는 요소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물론 이 체험(경험)과 커뮤니케이션 축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구사해 왔다. 이는 현재도 대단히 중요하고도 유효하다.
다만 터치 & 트라이, 샘플링 등 고객에게 단순히 ‘사용할 기회를 준다’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어떠한 체험을 받으면 고객이 좋아할까’라는 명제를 두고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해 나가야 한다.
여기서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리라 판단하고 있다.
<원고 재구성/ 편집·코스모닝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