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해외직접판매), 수출 판로 활용가치 높다

  • 등록 2024.09.08 18: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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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미·일·아세안 중심 상승세…中 알·테·쉬 전략 벤치마킹 필요

물류배송·통관 등 ‘풀필먼트 서비스’ 구축도 과제

美·EU 등 中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 ‘반면교사’…ESG 기준 충족 상품으로 승부해야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판매(이하 역직구)는 일본·미국·아세안으로의 화장품·의류·음악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그 규모가 지난 2014년 6천791억 원에서 2023년 1조6천972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이커머스 플랫폼의 발달과 함께 국가간 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서 국내 판매자가 국외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서 기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이커머스 기업은 판매자의 물류 운송·통관을 대행하는 동시에 배송 기간을 단축하는 데 용이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주요 이커머스 업계는 △ 제조기업-소비자 간 직접 거래(M2C) △ 특정 상품 특화 ‘버티컬 플랫폼’을 앞세워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내용은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김나율 연구원의 최신 ‘트레이드 브리프-역직구 수출시장 현황과 시사점’ 리포트를 통해 확인한 사실이다.

 

이 리포트는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역직구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알리바바(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 상품별 플랫폼 특화 △ 유통단계 축소 △ 가격중시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각국의 ESG 기준에 부합하는 양질의 우수상품 판매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직구(해외직접판매)의 개요

글로벌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아시아와 미주 지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 2014년 1조3천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5조8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23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커머스 매출의 81%가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글로벌 이커머스 매출액 비중(Statista 자료)은 △ 아시아(52.8%) △ 미주(28.2%) △ 유럽(16.9%) △ 대양주(1.2%) △ 아프리카(1.0%)의 순으로 집계됐다.

 

리포트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가 이커머스 성장을 촉진시켰으며 2020년~2023년 사이 미국과 중국의 이커머스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24.6%, 22.7%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는 해외 상품 거래의 자유화를 가져왔고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상품 수출입(국경간 전자상거래) 시장 역시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양상이다.

 

특히 중국은 2023년 민간 소비의 32.7%가 온라인에서 발생할 만큼 이커머스가 고도로 발달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국경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약 2조3천80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15.6% 성장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전년 대비 19.6% 성장한 1조 8천300억 위안으로 추정한다.

 

 

반면 2023년 중국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입한 실적은 5천483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에 그쳤다. 2023년 기준으로 중국의 총수출에서 국경간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하고 있다.

 

반면 2023년 우리나라의 총수출 내 국경 간 전자상거래의 비중은 0.2%에 그친 상태다.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 이커머스 플랫폼 중 2위부터 6위까지의 5곳(핀둬둬·타오바오·티몰·징둥닷컴·콰이샵)이 중국 기업이었다. 한국기업은 쿠팡이 10위에 턱걸이했다.

 

 

국가간 전자상거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국내 전자상거래 판매자가 국외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국 CCTV의 취재에 따르면 2024년 4월 기준 한국 이커머스 소비자 중 직전 6개월간 중국산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60%에 달할 정도로 플랫폼 이용이 보편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포트는 “국가간 전자상거래의 벽이 낮아진 만큼 역직구가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주요 수출 판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중국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요소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직구 현황

우리나라 한국의 역직구 금액(한국 외 지역 소비자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한국 상품을 직접 구입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출 금액)은 지난 2014년 6천791억 원에서 지난해 1조6천972억 원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역직구는 중국·미국·일본 비중이 높다. 즉 중국으로의 역직구 규모는 지난 2019년 5조 원에 달했다. 그렇지만 중국 내 이커머스 플랫폼이 다수 등장하면서 2020년 이후 우리나라로부터의 해외직접구매(직구)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을 제외하고 2023년 역직구 상위 3곳은 △ 미국(2천434억 원) △ 일본(2천323억 원) △ 아세안(948억 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의 역직구는 의류·패션제품과 음악 관련 상품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부터 화장품의 반등세를 주목할 만하다.

 

일본으로의 역직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류 판매가 감소하며 일시 축소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화장품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올해 1분기 판매액이 이미 지난 2018년 연간 판매액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역직구 부문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 2018년 9.7%에서 2024년 1분기에는 46.4%로 상승했다.

 

 

중국 역직구 기업 현황과 시장전략 점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해외직접판매(역직구)에 특화한 플랫폼으로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쉬인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중국 기업과 세관(해관)의 경우 일반 방식보다 배송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해외직접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집중 진출할 지역을 선정한 후 해당 시장에는 중국 내수 시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큰 투자를 지속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한국 시장을 향해서는 한국 주요 대기업의 공산품과 신선식품을 중점으로 판매하는 K-venue를 운영함으로써 한국 소비자의 인식을 제고하는 전략을 펼친다.

 

테무는 제조업체로부터 물품을 공급받는 도·소매 판매자가 입점하는 방식(B2C)이 아니라 제조업체를 직접 해외 소비자에게 연결함으로써 유통 단계를 단순화하는 전략(M2C)을 강력하게 전개 중이다.

 

유통 과정 축소로 중간마진이 감소하면서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고 소비자의 주문과 동시에 제조공장이 물품을 발송하면서 배송 기간을 단축했다는 장점을 주목할 만 하다. 제조업체가 테무 풀필먼트 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면 이후 테무가 상품 보관·포장·해외 배송을 전담하는 방식이다.

 

해당 전략은 테무의 모기업인 핀둬둬가 중국 내수시장에서 제조업체·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차세대 제조 모델’(NGM)을 성공리에 운영하며 해외 전략으로 확산한 케이스다.

 

쉬인의 경우 패션 상품의 제조·판매에 특화, 상품 디자인-제조-실제 판매 등 전 과정이 1~2개월 내에 마무리하는 ‘슈퍼 패스트 패션’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상품 종류를 제한함으로써 특정 상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보다 적극 유치하고 이를 통해 생산·유통 효율성을 제고하는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 생태계를 구축했다.

 

광저우 세관은 다수 상품을 합배송, 통관 시간을 단축하고 기업 물류 비용 절감을 지원하고 있다. 다수의 유사 상품 주문 건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해 처리하는 ‘특수구역 전자상거래 수출 통합’(特殊区域跨境电商出口集拼) 방식을 도입해 수출통관 시간을 줄여준다.

 

세관으로 반송된 상품을 보세 구역으로 운송하고 해당 상품에 대한 신규 주문 발생 시 보세 구역에서 바로 출고해 반품·보관과 관련한 기업의 부담을 경감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반품 상품의 재판매 시 동일 지역에서 발생한 신규 상품 주문 건과 합배송해 통관과 운송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절감에 기여한 점도 눈에 띈다.

 

리포트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은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초저가 판매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후 장기 관점에서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어 당분간 초저가 판매 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테무는 판매 건당 마진을 초과하는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하는 상황이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테무는 입점업체 대상 매주 입찰을 진행, 최저 입찰가 제시 업체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초저가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무는 낮은 마진율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SNS 광고에 약 20억 달러를 투입, 지난해 테무의 주문 1건 당 적자가 7달러에 달한 것으로 골드만 삭스가 추정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과 핀둬둬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단기 적자는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평가됐다. 핀둬둬는 지난해 영업이익 11억 원, 알리바바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영업이익 152조 원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 요소도 상존하고 있다. 중국 역직구 플랫폼의 이러한 혁신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상품 안정성·환경오염·노동 착취 등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면서 주요 국가에서 중국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 4월 '중국의 미소기준 남용 금지법'을 발의, 소액 해외직구 상품에 대해서도 면세 혜택을 중단하고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은 현재 미소기준(de minimis)에 따라 800달러 미만 해외직접구매(직구) 상품에 대해 무관세, 원산지 표시 제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7월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적용하고 있는 해외직접구매 면세 한도(150유로)를 철회하고 통관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역직구 시장에 대한 대응

리포트는 “한국 기업이 치열한 세계 역직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ESG 기준을 충족하는 양질의 우수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해외 주요 시장이 강제노동·환경오염·위해 상품 유입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은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에 특화함으로써 해외진출을 늘려야 하며 특히 화장품·의류 등 기존 주력 상품 외에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음식료품 등의 역직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해외직접판매를 희망하는 판매자의 수출 촉진을 위해 해외 주요국의 수입품 품질요건, 원산지 규정 등 규제 정보를 플랫폼과 정부 차원에서 적극 제공해야 할 필요성도 절실하다.

 

시스템 측면에서도 증가하는 수출 통관 물류를 효율성 높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세관 운영의 개선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직접 플랫폼에 입점한 국내 중소 제조업체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조업체에 특화한 입점·수출 컨설팅 서비스 제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 판매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국내외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지속 투자 △ 내수기업이 해외직접판매를 계기로 수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초보 수출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강화 등에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리포트는 “우리나라 이커머스 플랫폼은 통관 원활화·운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해외 물류·이커머스 기업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며 “즉 △ 지역별 특성에 맞춘 물류 체계 구축 △ 통관·배송시간 단축을 위한 시스템 개선 등을 통한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빠른 상품 배송 구현 △ 해외 현지 수입통관과 물류서비스 구축이 어려운 경우 해당 지역 로컬 물류 기업과의 협업 등 해결과제를 풀어야 할 상황”이라고 대응책을 제안했다.

허강우 기자 kwhuh@cosmor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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