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15일(코스모팩 일정 포함)까지 열리는 ‘2024 코스모프로프 아시아 인 홍콩’ 개막을 앞두고 홍콩 화장품 시장에 대한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코트라 홍콩무역관의 리포트가 흥미를 끈다.
특히 지난해 수입액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홍콩 전체 화장품 수입액의 38.6%를 차지하면서 타 국가를 압도하고 있는 K-뷰티는 이번 코스모프로프 아시아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홍콩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규모도 확대할 수 있는 기대를 낳고 있다.
코트라 홍콩무역관의 리포트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홍콩 화장품 산업의 특성(정책·규제·기업 현황)
홍콩은 자유무역항의 특성 상 대부분의 수입 제품에 대해 별도의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소비재로 분류돼 있는 화장품 또한 수입·판매 전에 자체 안전 점검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없다.
그러나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홍콩 해관은 ‘소비재 안전조례’(Cap. 456 Consumer Goods Safety Ordinance)에 따라 소비재의 제조·수입·공급 업자가 해당 품목의 적절한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중국 본토는 화장품(스킨케어·헤어 제품 등 포함)에 대한 평균 수입 관세율 수준을 8.4%에서 2.9%로 인하했다.
홍콩과 중국 본토 간의 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 협정에 따라 2006년 1월부터 화장품을 포함한 일부 제품은 원산지가 홍콩으로 인정될 경우 무관세로 중국 본토로 수출할 수 있다.
타지역에 비해 높은 임차료와 인건비로 인해 홍콩의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않았으며 화장품 제조업체도 많지 않다.
홍콩 화장품 브랜드로는 △ Choi Fung Hong의 자체 브랜드 조세리스틴(Joseristine) △ 제인클레어(JaneClare) △ Miya’s Works(미야스워크스) 등이 있으며 ‘홍콩산’(Made in Hong)을 강조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스킨케어 시장에서는 로레알·에스티 로더·P&G·시세이도 등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약 3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색조화장품 시장 역시 로레알·에스티로더·시세이도·샤넬 등 글로벌 브랜드가 홍콩 화장품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4개 브랜드는 전체 색조화장품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신 기술 동향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아시아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백과 안티에이징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에 진출한 일본 화장품 오프라인 체인 앳코스메(@cosme)에서도 피부 재생과 피부 장벽 개선을 지난해 주요 키워드로 선정한 바 있다.
실제로 홍콩 현지 드럭스토어 매닝스(Mannings)에서는 올해 최신 스킨케어 성분 트렌드로 △ 피부 장벽을 강화할 수 있는 나이아신아마이드(Nicotinamide) △ 피지 분비 조절과 피부 재생을 도와주는 레티놀(Retinol) △ 피부 미백에 도움을 주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을 언급했다.
주요 이슈
SNS는 현재 홍콩의 가장 중요한 영업 채널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현지 색조·스킨케어 브랜드들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홍콩 현지 브랜드 더프리페이스(The Preface)와 미야스워크스 등은 인플루언서(KOL)를 초대, 제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얻는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홍콩의 유명 연예인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내세우고 안나수이·크리스찬디올·아르마니와 같은 유명 패션 브랜드 또는 유명 모델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시장 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홍콩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 의류(57%) △ 식료품(49%) △ 가정·인테리어 용품(44%) △ 화장품(32%) 순이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 광고를 통한 구매가 많은 편이다.
스타티스타 설문 조사에 따르면 ‘K-뷰티 제품 사용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가족과 친구의 추천’이 50%를 기록하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의 평가가 좋아서 31% △ 좋아하는 뷰티 인플루언서의 추천 22% △ 좋아하는 K-POP 연예인의 홍보 19%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홍콩 소비자들이 K-뷰티 제품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 SNS 홍보 마케팅과 함께 연예인&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효과가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맨즈 뷰티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간편함을 중시하는 남성을 위해 맨즈 뷰티 제품들은 끈적이지 않고 편안한 마무리감, 간편한 사용 방법 등의 장점을 내세워 출시하는 경향이다.
실제로 맥(M.A.C)·시세이도·샤넬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한국의 맨즈 뷰티 브랜드 다슈(Dashu)·오브제(OBgE)·비레디(B.READY)의 제품도 눈에 띈다.
이들 브랜드는 클렌징 제품부터 보디·색조·헤어·향수에 이르기까지 남성 그루밍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산업 수급 현황
홍콩의 화장품 산업은 제조업과 수출입업으로 나눌 수 있지만 제조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2022년 기준 홍콩의 화장품 제조업체는 90곳에 불과하다. 이는 화장품 무역회사의 3.6%수준이다.
홍콩무역발전국에 따르면 대부분의 무역회사는 중국 본토·미국·마카오·일본·동남아시아·EU 등 다양한 시장에서 판매 대리인(Agent)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홍콩 내 일부 스파 전문점과 미용실(Beauty Salon)도 판매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아시아 시장에 제품을 판매한다.
홍콩의 화장품 수출은 2023년 상반기 기준 총 181억 홍콩 달러(약 23억2천205만 US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재수출 금액은 179억 홍콩 달러(약 22억9천987만 US달러)로 전체의 약 99%를 차지할 정도로 홍콩을 통해 재수출한 화장품이 많다.
반면, 홍콩산 화장품 수출은 2022년에 증가했으나 2023년 상반기에는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홍콩산 화장품 수출액은 1억7천300만 홍콩 달러(약 2천218만 US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2023년을 기준으로 홍콩의 주요 화장품 수출대상은 중국 본토와 마카오다. 각각 20억6천811만 미 달러와 5억8446만 미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액의 64.0%와 18.1%를 차지했다.
2022년 대비 2023년 기준으로 대부분의 수출 대상국에서 수출이 증가했으며 그 중 수출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국가는 △ 필리핀(183.5%) △ 베트남(161.5%) △ 네덜란드(134.1%)로, 이들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한국의 경우 수출액은 5천43만 미 달러로 주요 수출 대상국 중 6위였다. 2022년 대비 2023년에는 88.4%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수입 대상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20억9천633만 US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38.6%를 차지, 수입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 프랑스(15.6%) △ 일본(13.4%) △ 미국(8.0%) △ 영국(5.1%) 순이다.
진출 전략
홍콩과 중국 화남 지역(선전·광저우) 간의 소비 경제권이 통합이 중국 경제 회복 지연과 맞물리면서 올해 2분기 홍콩의 소매 판매 증가율이 -6.6%로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민간 소비 위축세가 뚜렷하다.
많은 홍콩 소비자들의 지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현지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스마트한 소비 습관을 채택한다.
따라서 홍콩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이 가격을 중시하는 가치소비 경향을 고려, 타깃 시장에 맞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중저가의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트렌디한 제품과 스토리가 있는 명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트렌드 변화가 빠른 홍콩 시장의 틈새시장을 겨냥한 소비자 이목을 끌 수 있는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인체에 해로운 성분을 배제하고 자연 원료를 사용하여 피부에 부담을 덜어주는 클린 뷰티(Clean Beauty) 제품의 인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경로
팬데믹 기간 동안 홍콩의 화장품 유통 채널과 마케팅 방법은 온라인 및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된 2023년 통계를 살펴보면 스킨케어 제품의 온라인 판매는 여전히 15%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면 색조 화장품의 온라인 판매는 급격히 감소했다.
색조 화장품의 주요 소비층은 구매 전에 제품의 질감과 색감을 미리 경험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제품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