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지 헤어 에센스, 월 2억 넘는 피해 호소
“근본 해결 의지없는 쿠팡 측 대응에 분통”…소비자 피해가 더 큰 우려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는 상승곡선과 비례해 이를 교묘하게 이용, 소위 ‘짝퉁 제품’(이하 가품)으로 인한 피해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국내 대기업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라면 거의 무차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피해와 심각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권정호 씨앤지(주) 대표는 9월 경부터 자사의 인기 헤어 에센스(헤어세럼)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양상에 이상을 감지했다. 쿠팡의 헤어 에센스 카테고리에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하던 ‘다노 클리닉 아쿠아 세럼’(하이드레이팅&모이스처라이징 데일리 세럼·250ml)의 월 매출이 2억 원 이상 빠지기 시작한 것.
제품과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음은 물론이요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한 클레임도 없었기에 이같은 갑작스러운 매출 하락 국면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케팅 팀을 포함, 전사 차원에서 진상 규명을 위한 자체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결과는 쿠팡에서 해당 제품의 가품이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품과 진품의 비교
권 대표가 직접 쿠팡 사이트에 접속, 제품(가품)을 주문해 받아 본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선 가품의 전체 외형은 정품을 사용해 보지 않은 소비자는 아예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며 기존 정품을 사용해 온 고객이라고 해도 제품(가품)을 개봉해 사용해보지 않는 이상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카피가 이뤄져 있었다는 것.
가품 판매 셀러들의 공통점
권 대표가 자체 발견한 이들 가품과 이를 판매하고 있는 셀러들의 공통된 특징은 △ ‘OO유한회사’ 라는 사업자명 사용 △ 사업자 이름이 주로 외국인 △ 쿠팡이나 본사가 문제 대응하기 힘든 시간 대라고 판단하는 주말과 공휴일, 평일 저녁시간 등에 집중해 활동하고 아침 혹은 영업일이 되면 사라짐 △ 본사 또는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 신고한 끝에 ‘해당제품 판매정지’ 또는 ‘셀러 영구정지’를 당해도 동일한 조건의 가품을 그대로 다른 사업자 정보로 재등록해 판매를 유지한다는 것 등이다.
권 대표는 “소비자가 주문, 도착한 택배송장은 ‘CJ KOREA EXPRESS’라고 인쇄가 된 송장을 사용하며 출고지 정보란인 ‘from’ 기입란이 빈칸이다. 해당 송장에 입력된 송장번호로 택배사를 조회하면 출발지는 ‘대한민국 김포 대한통운 직영 대리점’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이전 경로는 조회가 불가하다”며 “판매자가 ‘OO유한회사’라고 돼 있지만 송장을 인쇄해 가품을 발송하는 업체명은 일관되게 ‘다모아’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11월 7일)까지는 이러한 가품이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국내 공장에서의 재포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콴지글로벌 유한회사’ ‘우얀글로벌 유한회사’라는 가품 셀러 사업자도 추가로 발견했다”고 저전했다.
가품 이슈에 대한 쿠팡의 대응 태도
씨앤지(주) 측과 권 대표가 더 큰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이슈에 대응하는 쿠팡 측의 대응 자세다.
권 대표는 “본사는 물론 직원과 지인, 그리고 기존 고객들의 도움까지 받아 판매자와 소비자로서 모든 방안을 동원해 해당 건에 대한 문제를 쿠팡에 문의하고 해결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그렇지만 쿠팡 측은 △ 판매자가 ‘OO유한회사’ △ 제품 배송자는 ‘다모아’라는 회사로 서로 동일한 사업자가 아님에도 소비자 정보를 무단으로 도용·노출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응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쿠팡 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정보 무단 노출의 문제에 대해 인정받아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따로 개인 자격으로 수사의뢰를 해야한다고 응대할 뿐 이러한 내용들은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대응으로 실제 해결 의지나 시스템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씨앤지 측은 “이같은 가품 판매 문제로 본사(씨앤지)와 소비자가 문의를 남기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관련 사안에 대한 의문과 함께 증빙과 증빙을 거듭해야 하며 이러한 증거와 서류를 모두 제출한다 한들 명확한 결과를 통보하고 알려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자사(쿠팡) 내부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는 답변만 반복할 뿐 확답을 주지 않았다”며 “가품 셀러 영구 정지 사실 역시나 뒤늦게 직접 조회해서 알아내야 하는 등 후속조치도 미흡했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가품을 구매했던 기존 정품 사용 소비자가 제품의 사양과 유통경로가 이상하다고 판단, 쿠팡 측에 문의했으나 △ 별다른 설명이나 증거자료 없이 단순정품임 만을 강조하거나 △ 해당 제품에 대해 환불을 해주겠다는 등의 대답으로 일관하고 △ 유통경로 등에 대한 정보는 대답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관련해 씨앤지(주) 측은 “이는 해당 가품이 명백하게 정품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소비자에게는 근거없는 답변으로 일관해 상황을 모면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라며 “해당 가품 건에 대한 확인 문의를 고객으로부터 접수했다면 본사(씨앤지(주))에 정품-가품 정보 확인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후 소비자에게 답변을 해야 하는 것이 정상 대처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저 ‘정품은 맞다, 원하면 환불해드리겠다’라는 식으로 무마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회사도 피해, 소비자는 더 큰 피해 우려”
권정호 대표는 이번 가품 문제와 관련해 “‘다노 클리닉 아쿠아 세럼’ 정품은 인체적용시험기관(한국피부과학연구원)의 피부 안전성 테스트를 거쳐 △ 무자극 판정 △ 피부자극 0.00의 결과를 얻어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며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소비자가 이러한 가품을 정품으로 오인해 구입·사용하다가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동시에 다노클리닉의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사용했던 소비자에게 실망과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안이어서 대책은 더더욱 시급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다 판매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쿠팡의 대응 태도 역시 권 대표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즉 △ 셀러의 정보 △ 판매 제품의 정품-가품에 확인없이 단지 수수료만 챙기는 시스템 △ 가품을 확인했음에도 의심업체에 대해서는 단순·일시·불명확한 제지·불분명한 기준 적용 등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권 대표는 “가품 이슈가 의심되는 업체에 대해서는 정산(결제)을 정지하는 등의 근본 조치는 외면한 채 정작 ‘쿠팡의 위너 시스템’(최저가 상단 노출 등의 알고리즘) 만을 노리고 ‘떳다방’처럼 치고 빠지는 ‘중국발 의심 셀러’들이 일으키고 있는 문제는 간과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러운 현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가품을 직접 구입해 성분 분석 등의 조치도 취하고 회사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강구 중이다. 다소 힘겨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가품 이슈로 인한 기업과 소비자의 피해는 더 이상 발생하면 안되기에 이를 공론화하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권 대표.
가품 이슈가 시작된 9월부터 지금까지 3개월을 넘기면서 매월 2억 원 대, 누적 6억 원이 넘는 매출 하락 상황도 씨앤지(주)와 권 대표, 그리고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는 중소 K-뷰티 기업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으로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