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람이다.’
코로나19 펜데믹은 인간을 되돌아보게 했다. 인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생명‧존엄성‧삶의 질이 중시됐다. 환경파괴와 기후변화 문제가 세계인이 함께 풀 숙제로 주어졌다. 불안은 안정을 요구한다. 안정을 원하는 이들이 모여 결속력을 강화하며, 공동체와 개인의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경향도 나타났다.
‘결속’과 ‘안식’으로 미국 뷰티시장 트렌드를 분석한 자료가 나왔다. 장지은 글로벌표준인증원 과장이 13일 열린 ‘2022 바이오 코리아’에서 ‘전략적 미국 화장품시장 진출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 화장품시장은 어디로 흘러 가는가. 코로나19는 미국 뷰티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았나.
이번 발표에서는 미국 뷰티시장을 △ 공동체를 존중하는 ‘결속’ △ 나의 가치 향상을 위한 선택 ‘안식’으로 풀이했다.
첫 번째 키워드인 결속은 △ 워터리스(Waterless) △ 리필(Refill) △ 양심적인(Conscious) △ 논-바이너리 젠더(Non-Binary Gender) 등 네가지 주제로 제시했다.
워터리스 뷰티는 고체‧젤리‧파우더 화장품을 가리킨다. 2025년 전세계 인구의 2/3이 물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견되면서, 워터리스 화장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미국 소비자의 44%가 물 사용량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으며, 글로벌 화장품사의 56%는 물 관련 이니셔티브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양심적인 뷰티(Conscious Beauty)는 지속가능성이나 클린뷰티와 상통한다.
지구‧환경‧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양심적인 뷰티가 세를 확산하고 있다.
화장품 원료의 재배 과정부터 최종 제품화 단계까지 친환경 가치를 고려한다.
천연원료를 재발견하고 재사용하려는 노력이 강해졌다. 자원순환을 위해 업사이클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미국시장을 읽는 두 번째 키워드는 안식이다. 이는 △ 스키니멀리즘(Skinimalism) △ 하이브리드 뷰티(Hybrid Beauty) △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 무드 인핸싱(Mood Enhancing) 등으로 전개된다.
리필 가능한 뷰티 트렌드는 화장품 내용물과 패키지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소비자의 절반은 뷰티제품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할 것이라 답했다. 또 43%는 플라스틱 제로나 최소화 제품을 구매할 의지를 내비쳤다.
리필 뷰티의 대표 사례는 르라보의 온라인 리필 프로그램과 더바디샵이 운영하는 리필 스테이션 등이다.
논 바이너리는 비규정이라는 뜻이다. 성()을 남녀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제약을 깨고 사람을 중시한다.
미국 인구 가운데 120만명이 논바이너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펜티뷰티와 구찌 ‘해리스타일스’ 등이 논바이너리 뷰티의 대표 사례다.
스키니멀리즘(Skinimalism)은 스킨(Skin)과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합성어다. 최소한의 뷰티로 최대 효과를 내려는 움직임이다. 뷰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핵심 제품에 집중한다.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하게 소비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이 트렌드가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리드 뷰티는 제품을 여러 가지로 활용하거나, 제품끼리 섞어 스무디처럼 사용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일반 스킨케어에 기능성 성분을 믹스해 사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 체이싱래빗 ‘마인드풀 버블 클렌저’ △ 드렁크 엘리펀트 ‘스무디’ △ 이솝 ‘페이셜 로션 위드 선스크린’ △ 디올 ‘립 맥시마이저’ 등이 하이브리드 뷰티에 해당한다.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는 머리카락과 두피도 얼굴 피부처럼 가꾸는 흐름을 말한다. 헤어케어 제품이 두피 스크럽‧세럼‧팩 등으로 세분화된다. 헤어제품에 스킨케어 성분인 히알루론산 판테놀 코코넛 등이 활발히 접목되고 있다.
베이지크 ‘볼류마이징 샴푸잉 스크럽’이나 오라플렉스 ‘헤어 퍼펙터’ 등이 스키니피케이션 제품으로 주목 받는다.
무드 인핸싱(Mood Enhancing) 뷰티는 심신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제품이다. 코로나19로 홈뷰티‧셀프뷰티 시장이 커졌다. 긴장을 완화하고 개인의 루틴과 리추얼을 완성하는 화장품이 유행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휴식을 돕는 목욕용품‧핸드크림‧보디오일 등이 향후 5년 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장지은 글로벌표준인증원 과장은 “올 1분기 미국 GDP는 1.4% 하락했다. 1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5% 상승했다. 올 중반기와 하반기 펜데믹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경제가 정상화될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뷰티시장에서는 옴니채널이 활성화되는 움직임이다. 소비자들의 75%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쇼핑한다. MZ세대가 뷰티시장의 주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지속가능성‧다양성‧가치소비‧자기효능감 등이 중시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