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불어오는 K-뷰티, 그 중에서도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인기몰이가 눈길을 끈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최효정 연구관)의 최신 보고서(2023년 8월 1일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일본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47.9%·1조960억 엔의 규모를 형성한 스킨케어 카테고리가 전체 시장 회복세와 함께 수요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야노경제연구소 리포트를 인용했다.
즉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다가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서 지난 몇 년간 마스크 뒤에 숨겨왔던 여드름·모공·각질 등의 피부 트러블 해소와 주름을 의식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다 지난 2021년 이후 수입화장품 스킨케어 품목에서 프랑스와 미국 등을 따돌리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에 대한 최신 뉴스도 함께 전했다.
일본 스킨케어 시장 동향
일본 스킨케어 시장은 전체 화장품 시장의 반을 차지할 정도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장품 시장의 축소는 피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외출이 자유로워지기 시작한 2021년 이후 국내 수요는 서서히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외국인 관광객 인바운드 수요를 더할 경우 오는 2026년에는 2019년의 시장 규모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일본 스킨케어 시장에서는 스킨과 에센스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한다. 스킨케어 주요 소비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가 40대 후반~50대로 접어들면서 주름개선 화장품 수요가 증가세다.
안티에이징을 의식하는 20대까지 소비자층이 확대하면서 △ 주름개선 △ 에이징케어는 스킨케어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거의 3년 간에 걸친 마스크 착용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제품을 찾으며 제품의 성분을 의식하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유기농 제품의 수요도 증가 추세라는 보고다.
여기에 한국 화장품 또한 일본 내 주요 화장품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일본 최대의 화장품 리뷰 사이트 앳코스메(@cosme)의 픽업 키워드에는 K-뷰티 카테고리를 별도로 설정, 한국 화장품의 리뷰와 인기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앳코스메의 한국 화장품 순위 상위권에는 스킨케어 제품이 다수 랭크-인 돼 있어 한국산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프랑스·미국 제치고 한국 화장품이 수입 1위
일본의 스킨케어 품목(HS Code 3304.99)의 수입 통계(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 자료)를 보면 지난 2021년과 2022년의 수입은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 수입은 전체 수입 실적의 37.3%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도 13.9%로 각각 -4.5%, -6.4%에 그친 프랑스와 미국과는 대조를 보였다. 현재 일본에서의 K-뷰티 스킨케어의 위상을 입증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 상위권 점유
야노경제연구소 리포트에 의하면 일본의 스킨케어 시장은 시세이도·고세·가오 등 자국 기업 브랜드가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 수요에 맞춰 주름 개선, 민감성 피부에 대응하는 기능성 중심의 화장품 개발·출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기존 인기 상품에 새로운 기술을 추가, 한 가지 기능에 치중하지 않고 안티 에이징·미백·보습 등의 기능을 담아 한 단계 진화한 제품을 리뉴얼 출시하고 있다.
일본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 1위 시세이도는 출시한 지 무려 120년이 된 ‘EUDERMINE’ 브랜드에 독자 개발한 보습 성분을 더해 높은 보습 효과를 내세움으로써 앳코스메의 올해 베스트 스킨케어 부문 3위에 올랐다.
고세의 고가 브랜드 데코르테(DECORTÉ)는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피부관리 성분 곡물 발효균과 바이오 기술을 접목, 피부 진정·기미 방지·미백 기능을 발휘하는 화이트로지스트(WHITELOGIST) 시리즈를 지난 2004년 첫 판매 후 정기 리뉴얼을 통해 큰 인기를 구가 중이다.
특히 이들 주요 기업은 자사의 기술력과 독자 개발한 기능성 성분을 앞세워 차세대 스킨케어 발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친다. 고기능을 내세운 화장품은 가격 저항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일본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과학에 기반한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는 제품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성향을 파고드는 접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화장품 유통구조와 수출 시 필요 인증
현재 일본 국내 화장품 유통구조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소매점 업태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 화장품 제조기업이 직영하거나 프랜차이즈 형태로 입점·운영, 또는 화장품 제조기업이 직접 입점·납품하는 백화점과 화장품 전문점 △ A/S 수요 또는 제품 하자 발생 시의 리콜 대응을 신속히 하기 위해 도매기업이 제조기업으로부터 1차 납품을 받은 후 소매점에 유통하는 양판점·드럭스토어·편의점 △ 각 화장품 제조기업의 온라인 쇼핑몰 또는 Amazon, Rakuten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하여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 등이다.
일본 화장품 수입은 ‘의약품·의료기기 품질 유효성과 안전성 확보에 관한 법’(의약품의료기기법)의 규제를 받는다. 화장품 수입 시에는 판매를 희망하는 지역(각 도도부현(都道府県·광역자치단체))에 화장품 제조판매업·제조업·화장품 제조판매 신고가 필요하다.
의약부외품이 아닌 화장품으로 판매를 원하는 경우에는 56가지의 효능·효과만을 표방할 수 있으다. 모든 성분을 제품 용기에 표시할 의무도 있다.
화장품이 표방할 수 있는 56가지의 효능·효과는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에서 확인 가능하다.
<바로가기 https://www.mhlw.go.jp/web/t_doc?dataId=00tb7518&dataType=1&pageNo= >
전망과 시사점
일본 최대 화장품 리뷰 플랫폼 앳코스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탈 마스크’ 영향으로 아이섀도·립스틱 등 메이크업 제품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하반기 들면서는 마스크 뒤에 가려졌던 피부 트러블을 해소하는 제품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K-팝을 포함한 K-콘텐츠의 인기와 더불어 K-뷰티는 한류 스타를 앞세운 마케팅, 일본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기능을 앞세워 10~20대 여성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흐름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이 리포트는 “현재 일본의 주요 드럭스토어와 화장품 소매점에서는 한국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일본 스킨케어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소비하던 형태에서 온라인 구매 증가 추세로 바뀌고 있으며 SNS를 활용한 라이브 판매, 온라인 카운셀링 등 고객과의 접점도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더라도 온라인 쇼핑 플랫폼, SNS를 활용해 일본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과 효과를 알기 쉽게 전달한다면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일본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기회는 열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리·코스모닝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