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처장 “위해성 평가는 제품 아닌 성분에 대한 것”
백종헌 의원 “안심해도 되나?”…“안심해도 된다, 기준 바꿀 논문 준비 중”
일명 ‘모다모다샴푸 성분’으로 알려진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이하 THB) 위해성 논란이 결국 식약처 국정감사장으로 까지 번졌다.
지난 7일 진행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 대표)과 백종헌 의원(국민의힘·부산 금정구)이 배형진 (주)모다모다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THB 성분을 함유한 모다모다 샴푸의 안전성과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 사항 진행 상황, 위해성평가검증위원회 구성·운영에 대해 질의했다.
또 백종헌 의원은 의료기기로 관리해야 하는 MD크림의 불법 유통과 관련 김양수 네오팜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해 질의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식약처장에게 촉구했다.
최혜영 의원 “유전독성 우려 많다” 질문에
배형진 대표 “메카니즘이 안전하다는 의미”
배형진 대표를 참고인으로 채택한 최혜영 의원은 “모다모다 샴푸의 안전성과는 별개로 염색효과는 확인했으나 THB 성분의 유전독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THB가 유해하지 않은 것인지, 모다모다 샴푸가 유해하지 않은 것인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배 대표는 “THB는 ‘유전독성 확정물질이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모다모다 샴푸는 식약처가 공인한 시험기관에 의뢰해 유전독성이 없음을 확인했다. 회사는 현재 유럽의 이 같은 기준을 바꿀 수 있는 국내외의 모든 자료를 모으고 있으며 SCI급 인정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당연히 유럽의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HB 성분이 유해하지 않다는 것인가, 모다모다 샴푸 만이 유해성이 없다는 것인가”라는 최 의원의 이어진 질문에 배 대표는 “THB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결과가 없다”면서 “여기서 말하는 ‘안전’하다는 의미는 (주)모다모다가 개발한 ‘(염색)메커니즘이 안전하다’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THB 성분 추가 위해성검증평가위원회 구성과 관련, (주)모다모다 측이 추천해야 할 평가위원 명단을 제출했느냐는 최 의원의 질문에 대해 배 대표는 “이번 국정감사 이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오유경 식약처장에게 “식약처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THB 위해검증평가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경과 상황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오 처장은 “식약처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과학성을 보장한 근거에 기반해 위해성 평가를 진행할 것이며 진행 상황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주)모다모다 “유전독성 배제할 수 없다=유전독성 미확정물질” 주장
백종헌 의원은 식약처가 THB 성분을 사용금지 성분으로 행정예고한 기준과 근거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유럽의 기준을 파악하고 식약처가 자체 위해성 평가를 통해 확인한 후 진행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백 의원은 배형진 대표에게 “모다모다 샴푸 성분에 대한 우려가 큰데 국민들은 안심하고 이 제품을 사용해도 되느냐? 어떤 근거로 확신하느냐?”고 질문했다.
배 대표는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자신하면서 “유럽 SCCS(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가 THB에 대해 내린 ‘유전독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은 ‘유전독성 미확정물질’이라는 의미다. (주)모다모다는 식약처가 공인한 시험기관이 내린 ‘유전독성이 없다’는 결과를 보유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 “이 제품으로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코스모프로프에서 헤어 부문 1위를 수상했으며 이후 유럽 국가에서도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EU가 적용하고 있는 기준을 바꾸기는 당연히 쉽지 않겠지만 국내외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으며 관련 SCI급 논문도 준비하고 있음을 재차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백 의원의 “식약처 공인 시험기관의 실험결과를 식약처에 제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배 대표는 “식약처에 해당 자료제출을 문의했지만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아 제출하지 못했다. 정작 (주)모다모다는 이 자료 제출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백 의원이 (주)모다모다가 가지고 있는 안전성 자료를 제출하면 수용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위해성평가검증위원회에 제출해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과 함께 “다만 분명히 해야 할 점은 THB 유전독성에 대한 검증과 평가는 ‘성분’에 대해 진행하는 것이지 ‘제품’에 대해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기준과 대상을 명확하게 못박았다.
배형진 대표는 이와 함께 추가 검증을 실시할 위해성평가검증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불만도 감추지 않았다. 배 대표는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한다는 위해성평가검증위원회 관련 사항도 언론 보도 이후에 인지했고, 통보받았다. 독성에 대한 부분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위원회인 만큼 독성 분야의 학자·과학자 등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협의회와 (주)모다모다 양측의 추천을 통해 위원회 구성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공정성과 중립성에 입각한 위해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MD크림 인터넷 불법유통 따진다면서
답변은 “예, 아니오로만”…고개 갸웃한 요구
한편 의료기기(MD·Medical Device)로 관리해야 하는 MD크림의 인터넷 불법유통에 대해 질의하겠다며 김양수 네오팜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한 백종헌 의원은 질의에 앞서 김 대표에게 “살펴보겠다, 조치하겠다, 죄송하다는 말씀은 하지말라”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고 요구하는 등 사안의 본질과 진실 규명보다는 ‘일회성·화제성 질문’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김양수 대표는 “의사처방을 통해 구입할 수 있고 의료기기 판매업자로 신고돼 있는 경우에만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므로 이러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공지하고 불법유통이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화장품 업계는 이와 함께 THB 위해성 논란과 관련해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식약처의 사용금지 행정예고에서 THB를 제외하고 2년 6개월 이내에 추가 위해검증 결정을 내린 규제개혁위원회 관련 인사를 채택했어야지 당사자인 (주)모다모다 대표를 선정한 사실 역시 사안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