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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정책

'SNS 셀럽 화장품' 새 카테고리로 뜰까?

다양한 SNS화장품들.

 

‘#’ 이 특수기호 하나가 가지는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때로는 수억이 들어가는 TV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 일명 해시태그는 특정 단어 또는 문구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데 묶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SNS 열풍을 타고 검색기능이 더해져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미국의 셀레브리티 킴 카다시안은 지난해 6월 화장품 브랜드 KKW 뷰티를 론칭하면서 전통적 광고 방식인 패션 잡지, TV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팔로워수 1억500만 명에게 홍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웬만한 광고 수단보다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법이다.

 

국내도 마찬가지. 적게는 몇 백 명부터 많게는 몇 백만 명까지 팔로워 수는 곧 영향력을 나타낸다. 몇 백만 명의 지지자를 업고 이 힘을 바탕으로 셀럽(셀레브리티)으로 자리잡는 일반인도 심심치않게 만나볼 수 있다.

 

예전에는 TV스타를 동경하고 따라하고 싶어했다면 SNS 유명인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 것.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신비감을 고수했던 TV 속 스타에 비해 일거수 일투족을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SNS 유명인은 보다 친밀도를 가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SNS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은 업체의 필수로 자리잡았다. 공략 대상은 처음엔 평범하게 일상이 올라오던 SNS에 어느날부터인가 화장품 제품이 사진이 올라온다. 댓글로는 화장품을 써보고 싶다는 팔로워들의 요청이 쌓인다. 그렇게 몇 주 후면 화장품 공동구매(공구)가 시작된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고 화장품공구를 검색하면 7천여 개의 게시물이 등장한다.

 

대부분이 생소한 인터넷 브랜드다. 그렇게 소위 SNS에서 대박을 치면 ‘인스타 화장품’ ‘SNS 핫템’ 등의 이름을 달고 오프라인까지 진출하기도 한다. 스비스, 티르티르, 퓰렉, 보나벨라, 페이스블랑 등 많은 브랜드가 SNS를 등에 업고 큰 성공을 거뒀다.

 

SNS 화장품 공구, 허와실

 

SNS 스타 가운데 보다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지닌 인물에게는 보다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본인의 이름을 내건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되는 것.

 

컬래버레이션 개념으로 팩트나 립 등의 단독 제품을 주로 백개 단위의 한정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한다. 공동구매는 블로그를 통해 짧은 기간 내에 이뤄지고 가격과 주문은 쪽지나 비공개된 주문서를 이용해 받기 때문에 정보를 모르는 일반인은 접근이 불가능하다.

 

화장품을 주로 공구(공동구매)하는 한 인스타그래머는 “화장품은 옷이나 기타 물건에 비해 재고 관리가 쉽고 개봉하면 반품이 안되는 특성상 공구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유행하는 공구 추세가 옷에서 화장품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다. 화장품 업체가 많이 생기면서 다양한 업체에서 먼저 공구를 제안해 온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권리가 지켜지기 어렵다는 것. 화장품을 사용해 트러블이 발생해도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면 사업자등록을 등록해 블로그 등에 고시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거나 지키더라도 금액을 낮춰 탈세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부분의 공동구매가 현금결제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동구매의 경우 단기간에 비공개로 이뤄지고 기간이 지나면 내용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적발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팔이피플 비하VS안사면 그만

 

이런 절차를 거쳐 SNS 스타의 마지막 발걸음은 결국 브랜드 론칭으로 이어진다. 여러 차례의 화장품 공구를 통해 제품 출시 프로세스를 습득하고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둔 기반이 탄탄해 이미 소비자가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브랜드보다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화장품이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돌입하며 제조업체가 최소주문수량 문턱을 낮춘 것도 신규 브랜드 론칭에 유리해졌다.

 

이들 브랜드는 브랜드 이름이 있음에도 SNS 스타의 이름을 따 ‘OOO의 화장품’으로 주로 불리는 것이 공통점이다. 한연아의 쇼트벗스터닝이나 밤비뷰티의 오하이오후 등이 대표적이다. 유니스티크의 라벨르앙같이 여러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화장품 쇼핑몰을 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두고 ‘82(팔이)피플'(제품을 홍보‧판매하는 용으로 전락한 SNS를 낮잡아 부르는 말)로 비하하기도 한다.

 

어떤 네티즌은 “대기업에 좋은 제품이 널렸는데 성분이나 제조과정을 알 수도 없는 온라인 화장품을 어떻게 믿고 구매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단속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판매 행위에 불법성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그 판매 행위로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정도를 살펴봐야 한다”며 “현재로선 SNS를 통한 시장의 규모나 구조가 밝혀진 것이 없어 지금으로선 처벌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기본 원칙을 내놨다.

 

여러 이슈에도 SNS 화장품은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은 체험이 중요한 구매지표로 작용하는데 기존 마케팅에서는 이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분명했다”며 “SNS에서는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해 제품의 기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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