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한국 화장품 시장에 찾아온 ‘할랄’이라는 기회 - '케르반' 시난 오즈투르크 사장
한국 생활 20년차에 접어든 터키인 시난 오즈투르크(Sinan Öztürk)는 국내 최대 터키음식 레스토랑 체인 ‘케르반’(Kervan)의 사장이다. 케르반은 이태원점을 시작으로 분당점, 코엑스점 등을 오픈하며 한국의 할랄레스토랑 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케밥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케밥'(Mr.Kebab)도 그의 작품이다. 오즈투르크 사장이 무슬림으로서 한국 생활을 하며 느낀 한국의 할랄시장과 진출 방안등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오즈투르크 사장이 꺼낸 첫마디는 “이 거대한 할랄 시장을 눈앞에 두고도 쉽게 진출을 결정하지 못하는 한국 기업들이 상당히 많다”였다. 그는 왜 할랄 시장이 거대한지에 대한 설명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전 세계 인구가 73 억명 이며 그 중 무슬림 인구는 17 억명이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비율인 것이다. 이 거대한 시장은 지금도 계속 규모가 커지며 2020년에는 세계인구 25%, 즉 1/4이 무슬림 인구가 될 전망이다.
할랄시장은 비단 중동, 터키, 동남아시아 등 국가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에는 1억 3천 여명의 무슬림이 살고 있으며 이 인구는 2030년에는 1억 9천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 외 무슬림국가, 비무슬림국가 모두 무슬림 인구는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이에 따라 자연히 할랄시장의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즈투르크 사장의 지론이다.
오즈투르크 사장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할랄을 그저 한국 제품이 무슬림국가에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인증 절차 정도로만 생각한다”며 더욱 중요한 다음 얘기를 시작했다.
‘할랄’은 우리 제품이 무슬림국가로 수출하려면 꼭 필요한 인증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을 찾는 무슬림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화장품 기업이 무슬림 국가로 수출하기 위해 무슬림 바이어가 한국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냐는 것이다.
2014년 전 세계 무슬림 여행자의 소비 규모는 1800 억 달러다. 이 수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2조 달러 대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 시내 대형 특급 호텔에는 기도 매트 등 무슬림을 위한 작은 배려만이 준비되어 있는 정도다. 호텔 아침식사도 마음 편히 할 수 없어 과일 등으로 허기를 채우는 무슬림 관광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실정이다.
오즈투르크 사장은 “한국을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두가지가 있다”며 “한가지는 마음 편히 먹을수 있는 할랄음식, 그리고 마음 편히 고국에 가지고 돌아갈 수 있는 한국산 할랄화장품”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국가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와 인기는 대단이 높다. 한류 덕에 한국화장품은 한국을 다녀가는 무슬림들이 가족, 친척, 친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 화장품을 사려면 할랄 인증 마크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그마저도 할랄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좋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구입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들을 위해 주요 호텔에서는 무슬림을 위한 배려에 조금 더 신경쓰고, 화장품기업은 그들이 구입할 수 있는 제품 라인을 갖춘다면 한국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치게 되는 것이다.
오즈투르크 사장은 “무슬림 시장을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게 만들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