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오는 데 필설로 다 할 수 없는 사연과 고비가 있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화장품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 간의 일들은 이제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길을 위해 겪었어야 할 통과의례가 아니었나 생각해보면 가슴 한 구석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듯하다.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눈앞에 두고서 쥐었다 놓았다하는 그의 손길과 표정이 그 같은 감정을 그대로 말해준다.
지난 10월, 에스덤 더블로쉬 브랜드를 개발하고 제품을 받아 든 순간 (주)아띠아누화장품 서용석 전무의 뇌리에는 지난 시절이 말 그대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평생 화장품과 함께 지내왔으니 오롯이 제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 한 점’은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 내 그 첫 결과물을 손에 쥔 셈이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고 뜻을 함께 해 준 예전 직장 후배와 동료에게 고마움을 전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제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앞으로의 여정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서 전무는, 그래서 그 다짐과 결의를 거듭 확인하면서 하루하루를 시작한다.
“머드피시(미꾸라지)에서 추출한 점액질 성분(뮤신)으로 국내에서 첫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1차로 출시한 모든 제품은 ‘원-스텝, 올인원’ 콘셉트에 충실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생산현장과 영업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쳐 얻어낸 노-하우를 집대성했다고 자부합니다. 에센셜 타입의 스킨앤로션, 아이크림과 영양크림을 일체화한 아이앤크림 등이 대표 선수로 활약할 것이며 개발과 동시에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악어오일크림’은 아띠아누 브랜드의 성공을 책임질 보증수표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띠아누 제품이 실현한 성분과 기능의 차별화를 통한 소비자와의 첫 만남은 이미 해외에서 시작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필리핀과 베트남에 유통채널을 확보해 수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국내에서는 두 곳의 홈쇼핑채널과 코스트코홀세일의 제안을 받고 입점 준비를 위한 구성 작업이 한창이다.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치고는 그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그런데 서 전무의 목소리는 첫 인사와 함께 나눈 대화에서 느꼈던, 약간의 떨림과 흥분이 사라지고 차분함으로 되돌아온다.
“아띠아누를 시작하면서 ‘팔 곳’을 먼저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좋은 화장품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없다면요? 아무 소용없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죠. 내년 1분기 안으로 마스크팩(3종)과 핸드크림, 폼클렌징, 파운데이션, 팩트 등 라인업을 확장할 것입니다. 채널을 확보한 만큼 상응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야 그 여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동안의 준비가 있었기에 이제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첫 단추를 꿰었다고 생각합니다. 방문판매 채널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소비자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 아띠아누화장품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목표를 위해 달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