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꾸고 있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정명훈 스텀프코리아 대표에게도 코로나19는 K-뷰티와의 연결고리가 됐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일반인에겐 쉽게 다가오지 않던 ‘방호복, 방역’이라는 단어가 일상화가 됐고 선별 진료소와 병원에서 주로 착용하는 방호복을 전문으로 생산하던 정 대표에게도 K-뷰티 업계와의 인연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마스크와 함께 손 소독·세정제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자연스럽게 방역 물품 생산기업을 접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 것.
“A~D 레벨로 분류하는 방호복 가운데 스텀프코리아는 레벨D를 주력으로 생산합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 중국 우한병원, 이어서 질병관리본부에 정식 납품을 시작했고 현재는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11국가에 수출을 진행하거나 상담 중입니다.”
사실 정 대표는 최근의 시장상황을 감안했을 때 조금 특이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에도 그랬고 현재도 여전히 주문량이 쇄도하고 생산을 위한 원자재 수급에서 난항을 겪고 있지만 100% 국산 소재와 100% 자체 기술·생산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속된 말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고 방호복과 방역 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 몫’ 단단히 움켜쥘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음에도 요지부동이다. 여기에다 방호복에 디자인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더니 결국은 자기 구상을 현실화시켰다.
“스텀프코리아가 자랑하는 핵심 경쟁력은 방호복의 설계·디자인부터 완제품, 마지막 포장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생산체제를 갖춘 것은 물론 ISO·KCs 인증을 통한 품질력”이라고 강조하는 정 대표는 “주력 모델 ‘SP-2020 패키징’은 방호복의 기본이라고 할 기능에다가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제품으로 실제로 진료소와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예쁜 방호복’이라고 지칭하면서 이 모델을 요구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역시 스텀프코리아가 가진 경쟁요소의 하나”라고 내세운다.
정 대표는 K-뷰티와 맺은 인연으로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그는 “K-방역이라는 신조어 탄생은 K-뷰티기업과 산업에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품질·안전·제품규격 등 유사한 부분이 많고 따라서 K-뷰티 기업과 K-방역 기업이 협력할 영역도 점차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렇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팬데믹이 지속되고 있다보니 방호복을 포함한 방역 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고 이는 위조품·유사품이 난립하는 어지러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법유통과 위조·유사품 제조로 소위 ‘한탕’을 노리는 사례가 빈번해 지면서 정 대표 역시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네모인사이트 인증시스템을 도입해 물류관리와 정품인증에 활용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렇지만 위조·유사품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업체에게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로서의 성가를 높이고 있는 ‘K-방역’ 산업 전체를 위해서도 자체 정화 노력 역시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하반기 중 연구소 오픈, 산학협력을 통한 원단 개발·안전성 업그레이드 진행, 내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는 세종시 통합 생산시설 등 현재 구상 중인 계획이 현실화되면 K-방역 토종 선도기업으로서 스텀프코리아의 위상은 한층 더 공고해 지리라는 정 대표의 마무리 발언에서 또 한 곳의 ‘스타기업’ 탄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