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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정책

“혁신원천 생산기제 다원화해야 K-뷰티 지속성장 가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리포트…“스타트업 M&A도 출구 전략 가능성 높아”

K-뷰티산업의 성장이 지속하기 위해서는 △ 혁신원천 생산기제의 다원화 △ 혁신원천의 전환과 연계를 촉진하는 혁신 네트워크 형성과 확대 △ 강건한 혁신 시스템을 위한 제도 내실화와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정책 차원의 제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정일영·이광호·진설아·이예원 연구팀은 최근 ‘STEPI 인사이트’ 269호 ‘K-뷰티 산업의 혁신원천 분석과 지속가능성 진단’ 리포트에서 이와 정책 제언을 하면서 혁신원천의 지속가능성 판단과 위협요인도 함께 분석해 내놨다.

 

특히 이 리포트는 “OEM·ODM 기업과 브랜드 기업의 커플링은 혁신에 최적화한 시스템이었으나 전환의 핵심기제였던 OEM·ODM 기업이 지난 2004년부터 중국에 공장 설립과 증설을 진행했다”고 전제하고 “국내 혁신원천의 전환을 담당한 기제가 중국으로 이전해 중국의 혁신역량을 높이게 되는 계기가 되면서 K-뷰티의 지속가능성 담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속가능성 진단을 통해 지적했다.

 

K-뷰티 SWOT 분석

 

리포트는 ‘혁신원천의 지속가능성 판단과 위협요인’ SWOT분석을 통해 “K-뷰티는 현재 강점보다는 약점과 위협요인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효과있는 정책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내놓았다.

 

즉 위협요인으로 지적한 △ 한방원료의 한계 △ 소재 발굴의 어려움 △ 니즈기반의 단기간 제품화, 출시 △ 시장의 테스트베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빠르고 실현가능성 높은 정책 개발과 지원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원료와 소재의 사용은 브랜드 콘셉트를 구축하기 쉽지만 한방원료의 경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소하기 때문에 한방원료 이후를 대표할 수 있는 원료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연결할 수 있는 요인으로 소재발굴의 어려움도 지적하고 있다. 생물 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나고야의정서’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으로 인해 원료 개발과 수급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기 때문.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 생물 유전자원 조달국 비중이 △ 중국 49.2% △ 미국 11.9% △ 독일 8.5% 순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2의 원료를 찾는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세 번째 지적은 소비자 니즈에 기반해 단기간에 제품화, 출시한다는 점이 오히려 위협요인이라는 것이다.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니즈 파악을 통해 단기간에 제품화하고 출시하는 경우 기술 장벽이 높지 않고 타사에서 쉽게 유사제품을 만들 수 있어 단기 차원의 성공은 가능하지만 긴 호흡으로 봤을 때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뜻.

 

특히 최초 출시한 제품의 기업보다 더 나은 브랜드 이미지를 보유했을 경우 소비자는 브랜드 이미지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초기 성공이 장기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움이 있다는 해석이다.

 

마지막으로는 높은 안전성 기준에 의해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기 보다는 시장에서 빠르게 피드백받는 형태의 제품 출시는 해외시장, 특히 유럽시장 진출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원료는 ‘화학물질의 등록과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의 제외 대상이지만 EU 국가에 수출할 경우 REACH제도(EU의 화학물질 관리제도)에 적용받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뷰티 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

리포트는 이 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크게 세 부문에 걸친 정책 차원의 제언을 했다.

 

첫 번째는 혁신원천 생산기제의 다원화. 중소·스타트업이 대형 OEM·ODM 기업에 전적으로 기술력을 의지하기 보다 R&D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을 보유하거나 미래기술을 탐색할 수 있도록 정부의 화장품 분야 R&D 투자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학 또는 정부 출연 연구소와의 활발한 기술이전 역시 기업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술이전 비용과 함께 기술사업화 서비스 지속화 지원 역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화장품 브랜드 기업이 자체 기술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되고 이는 OEM·ODM 기업으로 일원화한 시스템이 다원화하는 효과가 있어 K-뷰티의 약점과 위협요인을 낮출 수 있다는 것.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원료와 기초소재 연구의 효과 높은 활성화 전략도 전개해야 한다. 중화권을 대상으로 했던 한방원료 이외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할 수 있는 K-뷰티의 대표 원료개발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국내 화장품 산업의 원료 수입의존도가 약 70% 이상에 이르고 해외 수급 전략은 제도 차원의 장벽이 존재해 원료·기초소재 연구를 활성화할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제언은 혁신원천의 전환과 연계를 촉진하는 혁신 네트워크 형성과 확대다. 리포트는 “지금까지 K-뷰티 산업의 혁신원천은 오픈 이노베이션 등 외부 요인보다는 ‘내부혁신’ 위주로 이뤄졌고 주체 간 지식 연계도 폐쇄성이 강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K-뷰티 산업의 혁신 시스템이 발전하고 혁신원천이 산업 저변에서 다양하게 생성되려면 연계성 높은 혁신 네트워크 형성과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K-뷰티 클러스터’와 같은 구축은 주요 목적이 무엇인지 보다 세분화해 접근하고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프랑스 ‘코스메틱 밸리’의 경우 민간 주도로 설립해 다양한 R&D 프로젝트와 스타트업 지원, 성장을 통해 화장품 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한 혁신단지이고 ‘테랄리아-파스’는 향수 분야에 특화, 논스톱 생산 프로세스를 운영할 수 있는 클러스터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화장품 산업은 지리성 연계를 기반으로 하는 동종업계 클러스터 협업 효과도 중요하지만 타 산업과 실수요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아이디어 효과도 중요하기 때문에 ‘도시형 혁신공간’ 등의 클러스터도 고려할 만 하다고 조언했다.

 

혁신 네트워크의 성장을 위해 산업 내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소통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과 활동도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이를 통해 협회가 능동성있게 의제를 제안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변, 정부 정책과 제도에 산업계 의견을 효과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국내 화장품 관련 협의체는 대한화장품협회가 유일하면 주로 정보와 교육 제공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소통채널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혁신기업의 출구 전략도 제시했다. 현재 K-뷰티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양강 구도와 다수의 소규모 브랜드 기업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에서 스타트업에게 희망 높은 신호는 성공한 M&A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렇지만 이들 혁신기업의 성장과 출구전략이 성공할 수 있으려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가치를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성장 사다리’ 펀드와 같은 정책 자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대기업이 보다 적극성을 보여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M&A를 모색하는 것 역시 혁신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세 번째로는 강건한 혁신 시스템을 위한 제도 내실화와 인력양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화장품 트렌드가 기능성과 맞춤화로 진행되고 국내에서도 맞춤형화장품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관련 일자리에 대해 산업계의 수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산업의 성장보다 뒤쳐진 제도 개정과 규제 혁신은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만 산업에서 충분한 요구나 니즈가 없음에도 정부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해 수립한 제도는 오히려 산업과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산업 전략에 부합하는 우수 인력양성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K-뷰티 전략은 기능성·맞춤형·고급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인력양성 방안은 오히려 ‘저임금 노동자의 고용창출’ 방안으로 구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유전공학·독성학·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융합연구를 통해 혁신원천을 창출할 수 있도록 고급 인력양성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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