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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정책

기준 없이 보도자료 뿌리는 관세청, 확인 않고 보도하는 언론

관세청, 화장품 수출실적 14억5300만$ 누락하고도 ‘역대 최고’ 보도자료 배포
화장품 전문지 등 일부 매체, 확인 없이 보도…오류 사실 인지하고도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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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억7천500만 달러 VS 61억2천200만 달러.

 

무려 14억5천300만 달러, 한화 약 1조6천억 원의 차이다. 우리나라 수출입 통관을 총괄 집계, 발표하는 관세청의 통계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행했다.

 

지난달 25일자로 관세청은 ‘코로나에도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역대 최고 기록 경신’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수치가 이상하다. 관세청 보도자료는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61억2천200만 달러, 2019년 대비 14.8% 증가를 기록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한국 화장품 수출이 높은 성장세를 시현한 이유 등을 분석했다.

 

이어서 관련 기사가 주요 일간지·인터넷 매체·그리고 화장품 전문 언론에까지 관세청 보도자료의 제목과 유사한 기조의 헤드라인을 걸고서 보도가 이뤄졌다.

 

매월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과 분기별로 관세청 통계에 기반해 대한화장품협회가 화장품 분류기준에 의거, 집계 발표하는 화장품 수출입실적 관련 기사를 업데이트하고 있는 기자의 기억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일단 수출실적을 확인한 결과 화장품협회가 ‘다른 곳이 아닌 관세청 통계’에 기반해 집계, 발표한 지난해 화장품 수출실적은 75억7천500만 달러였으며 증가율은 16.1%였다.

 

분류와 집계 상의 차이가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 발표한 통계자료에서도 2020년의 화장품 수출은 75억6천300만 달러에 성장률은 15.6%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기사: 코스모닝닷컴 2021년 2월 2일자 기사 ‘2020년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 6조800억 원’ 참조 https://cosmorning.com/news/article.html?no=39130 >

 

가장 먼저 화장품협회 담당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돌아온 답은 어이없게도 ‘관세청에서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HS코드 중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수출실적 만을 집계해 이를 발표했다’는 것. 그렇다면 나머지 유형은 화장품이 아니라는 말인지, 연초에 발표한 2020년 화장품 수출입실적은 어떻게 해석하라는 뜻인지, 상식 차원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다.

 

관세청 담당자에게 문의했던 화장품협회 측은 “관세청이 밝힌 앞서 밝힌 이유 이외에 다른 납득할 만한 해명은 없었고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정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세 가지의 의문사항이 남는다.

첫째, 관세청은 왜 보도자료를 그 같은 기준(기초·색조화장품)으로 작성했을까 라는 점이다. 엄연히 화장품으로 분류하는 코드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나머지 유형을 제외한 이유를 알 수 없다.

 

이러한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내겠다면 적어도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수출실적’이라는 실적 기준과 단서를 제시하고 배포했어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두 번째, 이를 그대로 보도한 주요 일간지와 언론, 특히 화장품 전문지가 보여준 보도행태다. 천 번, 만 번을 양보해 타 매체는 그렇다고 치자. (사실은 ‘그렇다고 치자’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적어도 화장품 산업이라는 전문 영역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전문 언론이라면 관세청의 해당 보도자료에 대해 한 번 정도는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했음에도 그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보도자료의 제목과 거의 동일하게 기사화하는 오류를 범했다.

 

매일 쏟아지는 통계와 정보, 그리고 수치를 모두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난해 화장품 수출실적을 발표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면 정확한 금액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림치 정도는 염두에 두는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관세청이 지난해 화장품 수출실적이라고 발표한 61억2천200만 달러는 무역수지 흑자규모 60억9천300만 달러(한화 6조8천억 원)보다 2천900만 달러 많은 수치다. 산업 전체의 수출규모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겨우 2천900만 달러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어렵다.

 

셋째, 관련한 내용의 오류가 확인됐음에도 수정, 정정하지 않는(또는 않겠다는) 태도는 어디에서 연유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해당 자료를 직접 배포한 관세청도 화장품협회에서 제기한 내용에 대해 인지했으나 이를 수정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5월 2일 현재도 관세청 홈페이지 보도자료 목록에 문제가 됐던 보도자료는 그대로 올라있다.

 

화장품협회는 기사화한 모든 언론사에 수정과 정정을 요청하는 것은 현실 상 불가능해 관련 기사를 보도한 화장품 전문 언론에 대해 상황 설명과 수·정정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한 곳은 즉각 수정했고 다른 한 곳은 링크는 되지만 홈페이지 상에서 검색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나머지 한 곳은 여전히(5월 2일 현재) 관세청 보도자료 그대로 헤드라인 기사로 노출하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오보와 오류는 발생할 수 있다. 기자 역시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지만 명백히 기준의 오류, 통계 과정상의 문제점 등이 발견됐으면 자료 생산 담당부처는 물론이요, 이를 확인 없이 기사화한 언론 역시 이에 대해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실적을 기준으로 발표한 수치가 맞으니 이를 정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관세청), 해당 부처가 공식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그렇게 나와 있는 것을 그대로 보도했으니 아무런 잘못도 정정할 의무도 없다는 것인지(보도한 언론), 그 태도의 근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그 연유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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