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OO 오O 샘플 판매(문의 주세요~)’ ‘루OO 미니어처 판매’ ‘포인트로 화장품 샘플 구매!’
화장품법에 의해 금지된 샘플 판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방판 전용 브랜드의 샘플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들 샘플은 오픈마켓을 비롯한 온라인몰과 중고몰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포인트몰도 화장품 샘플 판매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앱에서 포인트를 쌓아 물건을 구매하는 앱테크가 유행하면서다.
앱에서 출석체크‧친구초대·광고시청 등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 포인트로 화장품 샘플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포인트 기반 쇼핑앱이 늘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뷰티앱 ‘카운셀러몰’은 ‘배송비만 내고 샘플 먼저 써보세요’를 내걸고 인스타그램에 홍보를 펼치고 있다.
카운셀러몰은 ’아모레퍼시픽 방판 특화제품’ 등을 배송비 3천원에 무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9월 한 달 동안 카운셀러에게 본품을 사면 지급한 비용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구매 버튼을 누르자 설화수 키트를 3천원, 배송비 무료 조건으로 판매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세트의 단상자에는 '증정용(Not For Sale)'이라고 써 있다.
피팅 앱은 ‘화장품 구매 전 미리 체험해보세요’를 슬로건으로 삼았다. 포인트로 화장품 샘플을 신청할 수 있다. 리뷰 작성하면 다른 샘플을 추가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들 앱은 돈 대신 포인트를 받고 소비자에게 샘플을 판매한다. 배송비만 내면 무료 제공하는 형식을 내세우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곱지 않다.
포인트를 내세워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화장품 샘플을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는 2012년부터 화장품 샘플 판매를 금지했다. 화장품 샘플은 성분‧제조일자‧사용기한 등을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 위험이 따른다고 여겨서다.
화장품법 16조 ‘판매 등의 금지’에 따르면 화장품 샘플 유상 거래는 불법이다. ‘판매의 목적이 아닌 제품의 홍보‧판매촉진 등을 위하여 미리 소비자가 시험‧사용하도록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은 판매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한 화장품 샘플 키트나 여행용 세트 등은 유료 거래가 가능하다. 용기나 박스에 전성분 등 식약처가 정한 화장품 표시기준에 해당하는 내용을 모두 명시해야 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백화점 브랜드 샘플을 선호했으나, 견본품 판매가 중지되면서 거래 열기가 사그라든 모습이다. 최근 들어 방판 브랜드가 대거 온라인몰에 등장했다. 코로나19로 방문판매 영업이 제한을 받으면서, 온라인 거점 샘플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부와 학생을 중심으로 앱테크가 관심을 끌면서 포인트몰도 인기다. 돈 대신 포인트로 거래한다는 점에서 법망을 피해가고 있지만, 출처나 성분이 불분명한 샘플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