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화장품산업’을 특정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첫 산업진흥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국내 화장품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전라북도 남원시가 화장품 전문 지식산업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남원코스메틱비즈센터’(이하 코스메틱비즈센터) 오픈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내년 6월 준공이 예정돼 있는 코스메틱비즈센터 역시 화장품산업 진흥조례와 마찬가지로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결실을 맺는 사업이다. 남원시장으로 취임한 201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남원시의 화장품산업 진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환주 남원시장을 직접 만나 그 동안 진행해 왔던 남원시의 화장품산업 진흥정책과 이번 코스메틱비즈센터 건립·운영의 배경, 의미, 그리고 미래가치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울러 이환주 시장과의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대면 형식으로 진행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 남원시와 화장품산업, 처음 듣게 되면 쉽게 연결이 되지 않는데 어떤 배경에서 이 같은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추진을 하게 됐는지.
- 화장품산업 진흥은 선거공약이기도 했지만 이같은 구상을 밝혔을 때 대부분 의아해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취임 당시(2010년)에는 ‘K-뷰티’라는 단어조차도 존재하지 않던 시기였다.
사실 남원시는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광광 도시로서의 명성은 있지만 제조업 중심의 산업은 인프라 자체가 미흡했고 이로 인한 발전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같은 현실을 타파하게 위해 남원시가 보유하고 있는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검토하던 중 우리나라 제 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이곳에서 자생하는 1천400여종에 이르는 방대한 자원식물을 이용한 ‘친환경’ 화장품산업으로 연결고리를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남원시 만의 차별화한 화장품산업, 특히 화장품 원료산업에 역점을 두고 청사진을 그려 시행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 그 동안 화장품산업 진흥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을 든다면.
- 자연스럽게 기업이 모이고 집적화가 이뤄짐으로써 산업단지 조성을 완성하는 상황과 달리 지역산업에 대한 정책 차원의 판단으로 시작한 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첫 작업은 ‘화장품산업진흥조례’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이는 공교롭게도 전국에서 가장 먼저 화장품산업 진흥을 위한 지방조례가 됐다. 다음 단계는 산업기반을 다지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를 단행했다.
화장품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화장품산업을 견인할 전담기관으로 남원시화장품산업지원센터를 설립, 연구개발·기업지원·인프라 조성 업무를 보다 전문성있고 현실을 반영해 추진토록 했다.
이후 지역 내 중소 화장품 기업의 제조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 CGMP 기준 제조시설 △ 연구개발과 기업지원이 이루어지는 화장품센터 △ 남원 지리산권 자원식물을 화장품원료로 발굴하고 제조·생산하는 원료생산시설 등 기초 산업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와 더불어 △ 효능 중심의 화장품 소재·원료개발 △ 안전성 중심의 화장품 안전기준연구 △ 경쟁력있는 상품기획과 제형개발 △ 피부임상연구시스템까지 만들어 단순히 화장품 산업 행정지원기능을 넘어 기술개발과 산업지원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이같은 산업 인프라와 기술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 기업의 사업화 지원 △ 기술개발과 품질관리지원 △ 브랜드플랫폼 지원 등을 본격화했고 내년부터는 마케팅 부문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명실상부 ‘화장품 산업 종합지원체계’를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최근 소식에 의하면 전국 최초, 유일의 화장품 전문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업의 구체 내용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 남원을 찾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이들 기업이 지역에 입주하기 위해 규모가 큰 고정자산을 확보하는 것은 많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화장품 산업의 경우에도 다양한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 뿐만 아니라 남원시의 관점에서도 매력있는 사업임이 분명하다.
이를 배경으로 화장품 전문 지식산업센터를 구상, 추진하기에 이르렀다.이미 지난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으로 전체 사업비 268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화장품 전문 지식산업센터를 건립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올 3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 45%에 이르고 있어 내년 6월에는 준공과 함께 기업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원코스메틱비즈센터’로 명명한 이 센터는 공장형·사무실형·스타트업 공간으로 구성, 모두 36곳의 기업 입주가 이뤄지고 화장품 제조·책임판매업을 포함, 용기·부자재 등 관련 업종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 다소 이른 질문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추진해 왔던 남원시의 화장품 진흥 사업에 대한 중간 평가를 내린다면 어떠한가.
- 공공정책 산업의 비용 편익이라는 측면에서의 단계별 성과평가는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화장품 산업 육성과 진흥을 본격화한 2015년을 이후 현재까지 △ 산업단지 내 CGMP우수화장품제조시설과 유럽 EFfCI-GMP △ 화장품 소재·원료·제형 개발 △ 피부임상 연구와 기업 지원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고 앞서 얘기한 코스메틱비즈센터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역 화장품 산업 통계를 살펴보니 사업을 진행한 기간 동안 △ 남원시 화장품 기업 수는 7곳에서 25곳으로 늘었고 △ 화장품 산업을 통한 매출은 2015년 73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확대됐으며 △ 화장품산업 고용 또한 2015년 70명에서 171명으로 성장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성과의 크기가 작다고도 할 수 있지만 여러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남원시의 처지에서는 의미있는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무엇보다도 화장품 사업 기반이 전무했던 취임 당시 남원시의 현실에서 현재 수준의 산업 기반과 자체 연구개발·지원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업을 모으고, 모인 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반조성이 최초의 로드맵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 마지막으로 남원시 화장품 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전망과 기대는 어떠한 지.
돌이켜보면 화장품 진흥사업을 이끌어왔던 지난 10년 간 사실 수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왔었다.
△ 전무했던 산업 기반을 갖추기 위한 전문인력 확보 △ 소규모 지자체로서는 부담스러웠던 막대한 사업비 △ 화장품·뷰티 기업 유치 △ 시민의 이해와 협력 등 풀어야 할 숙제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좌절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첫 계획을 일관성있게 추진해왔다고 자평한다.
나아가 지난 10년 동안 우리 남원시가 구축한 이같은 산업 인프라와 기술 지원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라남북도·경상남북도·광주·부산·대구광역시 등 남부권 소재 화장품 기업의 성장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중부권에 집중해 있는 현재의 화장품 산업 지형이 남원시를 중심으로 한 남부권까지 확대하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재편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내려본다.
지금까지 남원시가 진행해 온 화장품 산업 진흥을 위한 노력이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화장품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길 부탁하고 싶다.
이환주 시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이튿날(10월 26일)부터 남원시화장품산업지원센터는 남원코스메틱비즈센터 입주기업 모집을 위한 공고를 시작했으며 지금까지의 기업 유치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최대 20곳까지 유치를 낙관하고 있다. 내년 완공 이전까지 최초 계획한 36곳 기업 입주도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남부권 화장품 산업 플랫폼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남원시의 화장품 산업 진흥 정책의 일관된 집행과 지속성장에 화장품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