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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미가 320MHz 주파수로 말을 걸 때”

나즈 에르체틴(Naz ERCETIN) 에르체틴 부사장

튀르키예 이스파르타산 장미 파우더화 성공
장미 오일‧수(水)‧가루 글로벌 뷰티업체 공급

 

튀르키예의 하렘은 금남의 구역이었다. 오직 술탄을 제외하고서. 술탄은 ‘금지된’ ‘신성한’을 뜻하는 하렘의 왕이었다. 술탄의 여인들은 하렘에 갇혀사는 대가로 장미로 만든 화장품과 비싼 보석을 누렸다.

 

술탄의 생활공간은 목조건물로 만들지만, 작은 삐걱소리조차 밖으로 새나가지 않았다. 비밀은 장미나무에 있다. 장미나무와 너도밤나무 등을 모자이크처럼 끼워 맞춰 소리를 가뒀다.

장미는 비밀과 욕망의 꽃이었다. 술탄의 사랑이자 여인의 질투였다. 오스만 제국의 힘이면서 비애였다.

 

잼부터 오일까지 ‘먹고 바르고’

 

장미는 오늘날 튀르키예인들의 삶 곳곳에 녹아들었다. 장미향 나는 로쿰은 국민간식이다. 장미잼도 인기다. 식당이나 버스에서는 장미향 콜로냐를 손에 듬뿍 부어준다. 코로나19 이전부터 행해온 손소독 문화다. 장미 오일은 ‘꼭 사야할 쇼핑리스트’에 포함된다. 여자 이름에 자주 쓰는 귤(Gül)은 장미를 뜻한다.

 

장미를 먹고 바르는 튀르키예인들은 한 도시를 통째로 장미에게 내주었다. 튀르키예의 남서부 이스파르타(Isparta)다. 세계적인 청정 장미 산지다.

 

매년 5월이 되면 이스파르타 전역에서 장미 축제가 펼쳐진다. 사방이 끝없는 장미밭이다. 5월에서 6월 사이 장미를 수확한다. 새벽부터 아침까지 빠르게 장미꽃을 따서 추출한다. 싱그러운 장미와 과학적 추출기술이 결합해 고순도 장미 원료가 탄생한다.

 

친환경·탄소중립 원료 ‘장미 파우더’

향‧보존성‧위생성 우수...IFF 독점공급

 

“1958년 이스파르타에 장미오일 증류소를 설립했어요. 1974년부터 장미오일을 미국 유럽 중동에 수출하기 시작했고요.”

 

나즈 에르체틴(Naz ERCETIN)은 튀르키예 대표 장미원료 업체인 에르체틴의 부사장이다. 에르체틴은 장미수부터 장미오일까지 장미 관련 원료를 공급한다. 2007년 국제향미향료협회(IFF)와 독점 파트너 계약을 맺고 장미 원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 품목은 고순도 장미 오일이다. 뜨는 원료는 터키 장미수 파우더. 장미 수를 농축하고 건조해 파우더로 만들었다. 올 여름 특허 출원했다.

 

“장미수 파우더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서 상용화했죠. 혁신성을 인정받아 일본을 비롯해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 파우더를 이용해 스킨케어 제품부터 샴푸까지 다양한 화장품을 만들 수 있어요.”

 

장미수 파우더는 향과 유효성분이 풍부하다. 보존제 없이도 변질되지 않는다. 위생적으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장미는 탄소중립 식물이다. 친환경 트렌드에도 맞는다.

 

日 200톤 추출…피부 진정‧안티에이징 효과

 

“전세계 장미 오일의 약 60%가 이스파르타산이에요. 청정 지역에서 자란 장미는 생명력이 풍부합니다. 안티에이징과 피부 진정, 보습, 항바이러스, 세포재생 효과가 우수하죠.”

 

랑콤 장미향수 ‘이도르’에도 에르체틴의 원료가 들어있다.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크림‧폼클렌징‧비누로 만들어진다.

 

나즈 에르체틴 부사장은 6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해 글로벌 장미원료사로 성장하기까지 가문의 역사가 배어있다.

 

“장미는 튀르키예의 소중한 천연자원이에요. 이슬람 문화권에서 장미는 신성함과 영적 일깨움을 상징해요. 장미오일은 주파수가 320MHz인데, 에센셜 오일 가운데 가장 높죠. 우울감을 해소하고 심신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죠.”

 

화장품은 물론 건강기능식품에도 장미가 폭넓게 활용되는 추세다. 에르체틴은 하루에 장미꽃 2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갖췄다.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한 장미를 한국에 알릴 계획이다. 아로마테라피 시장을 주도하며 글로벌 1위 장미 원료사로 도약할 전략이다.

 

18세기 오스만 제국 전성기를 튤립시대라고 부른다. 달고 기름진 시대였다. 튀르키예는 지금 장미로 다시 피고 있다. 오늘을 튀르키예의 장미시대로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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