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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정책

이슈-화장품 산업 규제혁신 과제와 방향③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제도 폐지 검토

경쟁력 상실한 23년 전 사전 심사 제도, 폐지가 최종 목표
혁신·창의성 넘치는 제품개발 위한 환경 구축 첫 단추…韓中이 ‘유이’한 고집
“효능·기능 입증은 기업 책임, 안전관리는 정부” 인식 전환이 글로벌 경쟁력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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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장품협회는 지난해 6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관련 기관·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규제혁신 민관협의체를 구성, K-뷰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 단계로 화장품 산업 관련 규제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화와 현행화를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6개월 여 간의 협의체 활동을 통해 혁신 대상 규제를 크게 △ 혁신·창조 브랜드 육성을 위한 글로벌 네거티브 체계로의 전환 △ K-뷰티 글로벌 안전관리 체계 도입 △ 글로벌 스탠다드 품질경영체계 구축 등의 전제 아래 세부 내용을 도출했다.

 

이러한 규제혁신을 위한 기본 요건이자 최대 난관은 현행 화장품법을 ‘새롭게 제정’하는 수준으로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데 있다. 이는 개정(안) 발의에서부터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과정을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최초 의도한 방향과 취지가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코스모닝은 앞으로의 일정과는 관계없이 화장품협회가 식약처와의 논의를 거쳐 제시한 규제혁신 과제와 방향을 각 사안별로 짚어보고 이에 대한 세부 계획을 연재한다. 두 번째 논의 주제는 화장품법 도입과 함께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는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제도의 전면 검토에 대한 내용이다. <편집자 주>

 

2023년 현재 K-뷰티가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한 다양한 요인과 과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분이 바로 ‘기능성화장품 사전 심사·보고 제도’에 대한 것이다.

 

화장품법 제정과 함께 시행, 현재까지 화장품법의 핵심 내용으로 자리잡고 있는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제도는, 그러나 23년이 지난 현재 △ 혁신·창의성 강한 제품 개발 저해 △ 새로운 제품 출시 지연 △ 전 세계에서 ‘유이’(중국과 함께)한 사전·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 △ 기업의 R&D 투자 의지 상실 등의 주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와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실 인식 아래 민관 협의체 활동을 통해 현재의 기능성화장품 사전 심사· 보고 제도의 점진적 개선, 최종 폐지로 화장품 규제 체계를 ‘글로벌 규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독특하고 혁신성 강한 제품의 신속 출시 저해

현 기능성화장품 사전 심사·보고 체계 등으로 대변할 수 있는 관리 규제 체계는 혁신성·창의성이 넘치는 제품 개발과 이러한 제품의 신속한 출시를 통한 시장 선도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민관 협의체 활동을 통해 도출한 결론이다.

 

즉 미백·주름개선 등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기초화장용 제품의 대부분이 기능성화장품범주에 포함돼 있다. 이는 새로운 유효성분이나 독특한 제형, 신기술 등을 적용한 제품 개발 시 정부(식약처)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른 결과는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다양한 기능을 원하는 글로벌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의 신속한 출시에 가장 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화장품협회는 이와 관련 “K-뷰티가 직면하고 있는 최근 위기에서 화장품 산업 생태계가 자유로운 연구‧개발을 토대로 독특하고 특별한 아이디어를 반영한 혁신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않는다면 △ 중국 시장에서는 로컬 제품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 의해 밀려날 것이고 △ 그 외 국가에서는 한류 열풍이 식어감과 동시에 K-뷰티의 인기 또한 사그라들 것이라는 지적과 위기감이 결코 과장되지 않다는 현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의 성장에 따른 정부 주도 효능 관리 한계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이 정부 주도 관리 아래 비약 성장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정부(식약처)가 △ 심사를 통해 기능성화장품의 안전성·유효성을 보장하고 △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인증 시행 △ 법령을 통해 기업이 준수해야 할 품질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관리를 진행해 왔다.

 

이는 산업 기반이 열악했던 시기에 대한민국 화장품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화장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기여함으로써 양·질 양면에서 발전을 이루는데도 혁혁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그렇지만 세계 수출 3위 규모를 자랑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 오히려 이같은 규제로 인해 혁신 제품의 개발을 저해하고 △ 여러 심사·인증 절차로 인해 새로운 제품의 출시를 과도하게 지연시키며 △ 화장품 관련 이슈(소비자 피해 등) 발생 시 그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들고(사고 발생의 책임이 원료 또는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증한 정부에 있는지 또는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 기업에 있는지) △ 신속한 분쟁 해결을 저해하는 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현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결국 최초 시행한 제도의 긍정 효과가 이미 퇴색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지점이다.

 

특히 라이프사이클이 짧고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의 특성 상 현 규제 체계에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소비자의 니즈와 첨단 기술의 변화에 따라가기 어렵다.

 

결국 K-뷰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첫 단추는 글로벌 규제 체계로의 전환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화장품 특성 못살리는 의약품과 유사한 관리

지난 2000년 화장품법 제정과 함께 도입한 기능성화장품 사전 심사·보고 제도는 당시 의약품의 관리 규정 등을 준용해 도입했다. 이는 의약품과 같이 주성분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심사하는 제도로 정착돼 변화를 겪어 왔다.

 

화장품협회의 주장은 이렇다 의약품은 주성분의 약리작용으로 질병의 치료·예방에 효능·효과를 나타내지만 화장품은 제품에 사용한 모든 성분이 복합 작용해 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주성분 중심의 심사는 화장품 제품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최근 제품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가 화학 성분보다는 식물 성분이 중심이 되면서 다양한 식물 성분의 조합을 통한 제품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여러가지 성분으로 구성된 식물추출물을 주성분으로 규격을 설정(확인·함량시험-지표물질)함으로써 심사를 통과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제품 획일화 양산, 기능성화장품 차별성·경쟁력 상실 요인

현재 출시하는 기능성화장품의 대부분은 고시한 동일 효능성분을 사용한 제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국내 시장에서조차 ‘기능성화장품’ 자체로의 차별성과 갱쟁력은 이미 상실됐다고 봐야 한다. 현재 이러한 사전 심사제도는 정부와 기업 모두에게 규제 준수 비용만 증가시키고 있다.

 

기능성화장품 제도는 제품 유효성에 대한 검증의 책임을 정부에 둔다. 따라서 새로운 효능 성분을 사용한 혁신 제품의 경우 검증 과정과 요건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

 

그 결과 기업은 혁신·창의성에 입각한 제품 개발보다는 쉽게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고시 성분을 사용한 소위 ‘미투 제품’을 양산, K-뷰티의 확일화 현상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실제로 기능성화장품의 약 95%는 보고 품목이며 이러한 보고 품목 가운데서도 동일한 효능 고시 성분을 사용한 품목(1호보고)이 약 90% 이상에 이른다는 통계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충분하다.

 

기업 자체 효능·안전 검증 역량 축소…R&D 투자 의욕 저하까지

화장품의 효능에 대해서는 제조판매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기능성화장품 제도는 제품의 특정 효능과 기능에 대해 사전 심사·보고를 법제화 함으로써 정부가 이를 보장하고 검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효능·안전 검증에 대한 기업의 정부 의존도를 심화시켜 기업 자체의 효능·안전 검증 역량을 축소시키는 부작용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업이 새로운 유효 성분이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임상시험을 거쳐 유의성이 있는 결과를 얻었다 해도 기능성화장품 제도는 다시 복잡한 정부의 검증 과정과 절차를 거치고 통과해야만 제품 출시가 가능케 제한한다.

 

혁신 제품 개발보다는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이 쉬운 동일 고시 효능 성분을 사용한 제품 양산에만 치중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에 더해 혁신 제품이 복잡한 심사 과정을 통과해 출시하더라도 심사받은 효능·효과 만을 표시·광고할 수 있다는 벽에 또 다시 부딪히는 현실은 다양한 기능 표현에더 걸림돌이 된다.

 

화장품협회 이명규 부회장은 “이러한 결과 시장에서 다양한 혁신 제품 출시와 광고 표현이 어렵고 이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의욕을 저하시키는 절대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기능성화장품 제도 도입 이래 신규 효능 성분의 기능성화장품 심사 품목 출시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현실이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외 사례–중국 제외, 정부 사전 심사는 유일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유럽·미국 등 전 세계 국가에서 화장품 효능에 대해 정부의 사전 심사·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 제품의 효능·기능 입증과 관리는 기업에 책임을 두고 정부는 안전 관리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화장품 효능에 대해 정부의 사전 심사·허가는 중국의 ‘특수화장품’과 우리나라의 ‘기능성화장품’이 ‘유이’하다.

 

 

글로벌 규제 체계 전환이 혁신・창조 생태계 구축

최근 다시 불고 있는 한류와 함께 화장품 산업이 세계 수출 1위 달성에 목표를 둔 제 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 갈 혁신기술과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는 혁신・창조 생태계 조성이 이뤄져야 하며 이는 규제 혁신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규제 혁신의 핵심은 현 정부 주도 사전관리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제도와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 등의 정부 인증제도를 폐지하고 광고자율분쟁조정기구 등의 도입을 통해 과대 광고의 민간 자율 조정・정화 기능을 강화하는 등 효능 관리를 글로벌 선진 규제 체계로 전환하는 동시에 전 세계 소비자가 K-뷰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데 있다.

 

이와 함께 화장품협회와 민관 협의체는 화장품 규제 체계 혁신에 따른 화장품 업계의 대비와 규제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 기능성화장품 심사·보고 제도는 단계적으로 미백·주름개선·제모제 등 해외에서도 일반화장품이고 이미 오랜 기간 운영된 품목을 먼저 기업 효능 실증 책임으로 전환하고 △ 이후 순차적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안전관리체계 도입 확대 또한 폐지가 이뤄지는 기능성화장품 품목부터 현재 영유아·어린이화장품의 안전관리를 단계적으로 확대,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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