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법인 공동설립, 8개월 만에 대한민국 굴지의 색조 전문 브랜드와의 프로젝트 성공 마무리, 그리고 이어지고 있는 새로운 브랜드와의 비즈니스 전개.
숨 쉴 틈없이 달려온 그 동안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달 초 전면에 나선 마르코 난니니 케이오니리카코스메틱스 대표는 유럽, 좀 더 범위를 좁히자면 이탈리안 특유의 감성과 한국 화장품 산업의 강점으로 꼽히는 효율성을 결합함으로써 ‘뷰티(코스메틱) 아틀리에’라고 부를 수 있는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기업을 꿈꾼다.
“이탈리아 출신의 화장품 연구개발 전문가로서 전 세계, 특히 미국 인디 브랜드와의 프로젝트를 수없이 진행해 왔던 제게 ‘K-뷰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고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두려움과 아쉬움(이탈리아를 떠나야 한다는)보다 기대와 설레임이 더 컸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저와 한국의 특별한 인연도 영향이 있었죠.”(마르코 난니니 대표는 한국인 아내, 두 살 반 된 아들과 함께 한국에 왔다.)
이탈리안 감성과 장인 정신에 기반한 실력을 갖춘 마르코 난니니 대표가 파악한 K-뷰티의 특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에서는 ‘네 할머니가 알지 못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으면 먹지 마라’는 말을 합니다.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럽에서는 ‘단순함’(Simplicity) 또는 ‘미니멀리즘’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소수정예 원료 만으로 최상의 조합과 비율을 찾고 새로운 공정을 통해 혁신 제형을 개발합니다. 반면 한국의 색조화장품은 (스킨케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합니다만) 상상을 넘어설 정도의 역동성과 생동감을 보이더군요. 그 결과인지 제품의 효능이 제형을 이끄는 모양새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유럽이 안전성 테스트에 집중하고 있다면 한국은 색조 제품에서도 △ 노화 방지 △ 브라이트닝 △ SPF △ 지속력 등 효능 관련 임상 테스트가 일반화돼 있다는 점도 ‘신선’할 정도다.
한국 기업은 물론 전 세계 화장품 ODM 기업과의 ‘무한경쟁’을 펼쳐야 할 케이오니리카가, 그리고 마르코 난니니 대표가 내세울 수 있는 경쟁 요소는 표방하고 있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드러난다.
“저는, 그리고 케이오니리카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성원들은 모두, 각각 자신 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캐치프레이즈도 ‘글로벌 화장품 지식과 한국의 효율성이 만나는 뷰티 아틀리에’로 내걸었습니다. 대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 화장품·뷰티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고객(사)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아틀리에처럼 매우 친밀하고 섬세하며 유니크할 것입니다. 이러한 맨파워는 케이오니리카 만의 제형 차별화·독특함으로 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마르코 난니니 대표가 추구하는 이같은 일관성은 결국 ‘고객’이라는 종착역에 다다른다. 20여 년간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와 제품을 개발하고 접하면서 ‘트렌드는 돌고 도는 것이며 그 마지막에는 고객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모든 요소들의 결합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이는 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건’은 이미 매크로 트렌드지만 곧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라 필수요소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트렌드를 위해 기본을 포기하거나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에 우리가 개발한 제품을 사용할 고객을 향한 관심과 눈길을 떼지 않는 것, 케이오니리카가 실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력이 아닐까요?”
케이오니리카와 마르코 난니니 대표가 ‘한국-서울’에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비즈니스 전개에 그닥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이미 고객과 시장은 글로벌화 돼 있고 케이오니라카 역시 그 같은 현실에 충분히, 그리고 효율성 높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회사 출범 8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문 이니셜 만으로도 존재를 알 수 있는 브랜드와 진행한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는 저에게 아주 특별한 의미를 줍니다. 케이오니리카의 첫 작품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그 보다는 제가 꿈꾸고 있는 목표가 실현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죠. 차별화 요소를 알아보는 안목과 섬세하고도 빠른(정말 ‘엄청나게 빠른’) 피드백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결국 뷰티 아틀리에를 지향하는 케이오니리카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탈리안 감각, 아니 유러피언 감성을 넘어 ‘글로컬라이제이션’이라는 신조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마르코 난니니 대표가 펼쳐갈 케이오니리카에 기대감을 떨칠 수 없는 이유가 화장품 개발과 비즈니스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배어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