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작가 라파엘 로자노헤머 ‘디시전 포레스트’전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이 개관 기념 전시회 ‘라파엘 로자노헤머: 디시전 포레스트’전을 오늘(3일)부터 시작, 오는 8월 26일까지 계속된다.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26년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출신 작가로 이 시대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작가가 강조하는 사람과 관계, 공동체의 가치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맞다는 판단 아래 첫 기획 전시의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건축·디자인·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통해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대중과 가깝고 친밀하게 소통하는 미술관을 지향한다.
이 전시는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1992년도 초기작 ‘서피스 텐션’(Surface Tension)부터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신작 5점을 포함해 작가의 26년간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첫 번째 아시아 회고전이자 작가의 최초 한국 개인전으로 한국에서 보기 드물었던 대규모 인터렉티브 미디어 전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용산 신본사를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고자 고심했다.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공용 문화 공간인 ‘아트리움’을 마련하고 1층에 미술관을 두었다. 로자노헤머의 주요 프로젝트 24개를 포함, 총 29점의 작품이 이 아트리움부터 미술관 로비, 지하 6개 전시장 등 다양한 공간에 맞춰 새롭게 프로그래밍해 관람객을 맞이한다.
미술관 로비에 달린 지름 3미터의 거대한 3D 원형 조각 ‘블루 선’(Blue Sun)은 지난 10년간 태양에 대해 NASA와 작가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아트리움의 ‘맵트 한’(Mapped Han)은 거대한 노출 콘크리트의 공간이 강과 관련한 텍스트의 구조물로 변화되는 모습을 VR 체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2점의 작품은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다. 그 중 지하 전시장의 첫 번째 작품인 ‘샌드박스’(Sand Box)는 미국 LA의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진행한 공공프로젝트를 실내로 옮겨와 거대한 인공 해변에서 관람객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한바탕 놀이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전시된 모든 작품들은 키네틱 조각·생체측정 설치작품·사진·상호반응 우물·VR·나노 기술·사운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했다.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뉴스·문학·취조실 거울·CCTV와 같은 감시 장치 등이 작품 내용을 구성하며 맥박·목소리·지문·초상·발화시 공기의 파장·인체의 움직임·상대방과의 거리 등 우리의 몸과 움직임이 인터페이스로 활용된다.
데이터 과학 용어이자 이번 전시 제목인 디시전 포레스트는 관람객의 선택, 그리고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값을 의미하기도 한다. 통제할 수 없는 대중의 본성, 불완전한 지각의 과정, 불확실하고 규정되지 않은 공간에서 발휘되는 창의성 등 여러 가지 개념의 집합이기도 하다.
전시된 작품들은 관람객이 주인이 되어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소통의 플랫폼이다. 전시를 방문한 관람객이 스스로 작품에 참여할지 여부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관람객과 작품의 상황과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승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장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작품들이 전하고 있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작품과 관람객 간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대중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호흡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방향성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