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이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지구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위챗 시작화면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1년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을 선보였다. 당시 지구 가운데에는 아프리카가 있었다. 이후 6년만인 2017년 시작화면을 바꿨다. 중국 인공위성 펑윤(Fengyun) 4호가 찍은 사진이다. 소년의 시선은 중국을 향하고 있다.

위챗측은 공식 성명에서 원본은 인류의 탄생지, 의사소통의 발원지를 나타냈고 새 그림은 중국 문명의 기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카카오톡이 있다면 중국에는 위챗이 있다. 위챗은 중국이자, 중국인이다. 중화권 대표모바일 메신저로 떠오른 위챗이 중국 비즈니스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중국은 모바일로 움직인다. 모바일의 키는 위챗이 쥐고 있다. 중국을 알려면 11억 중국인이 실시간 사용하는 위챗을 배워야 한다.”

정운용 알리고위챗연구소 소장은 위챗에서 중국시장을 읽고, 사업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위챗 설명회를 활발히 여는 이유다.

정 소장은 지난 2018년 1월 9일 알리고위챗연구소를 세웠다. 이듬해 같은 날 위챗 내 미니 프로그램 샤오청쉬에 한장세계를 선보였다.

한장세계(韓妆世界)는 K뷰티 모바일 홍보관으로 브랜드별 제품 정보와 동영상, 판매처 등을 소개한다.

“한장세계는 품질력이 우수한 한국 화장품을 중국인에게 알리는 플랫폼입니다. SNS 마케팅은 이타적이어야 합니다. 내 브랜드를 누군가가 알려줄 때 객관이 되고, 신뢰도가 쌓이죠.”

정 소장은 한장세계를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연맹’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조약돌 던지기가 아닌, 바위로 맞서보자는 뜻이다.

“한국 중소 브랜드가 모이면 힘이 생기죠. 적은 비용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치면 중국 소비자에게 더 재밌고 강력하게 다가설 수 있어요. 한장세계는 K뷰티가 중화권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하도록 텃밭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상하이‧심천‧항주‧소주 등 중국 내 7개 도시에서 위챗 실전강좌를 펼치고 있다. 최근 한국서도 위챗 설명회를 열고 노하우를 전수한다.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한국 화장품을 중국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맡겠다는 목표다.

“위챗은 빠르게 발전하고 끝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사회는 위챗 안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가죠. 중국인의 일상을 연결하고 새롭게 창조하는 위챗 비즈니스 생태계를 철저히 알아할 시점입니다. K뷰티의 미래는 위챗에서 찾아야 해요. 한장세계가 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위챗에 땅을 사서 빌딩을 세우자’라고 말하는 정 소장. 그가 한장세계를 통해 그리는 K뷰티의 미래 조감도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