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클린 뷰티(Clean Beauty)가 대세다. 클린 뷰티는 신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을 뜻한다. 넓게는 생산 과정에서 환경이나 동물에 해를 끼치지 않은 화장품까지 포함한. 최근 뷰티업계는 △ 화학 성분 배제 △ 동물 실험 반대 △ 비건 인증 △ 친환경 포장 등 클린 뷰티의 철학을 따르는 모습이다. 소비자의 높아진 환경 감수성과 윤리 의식을 반영한 클린뷰티 트렌드는 올해도 거셀 전망이다.
‘산업용 대마=헴프’ 환각작용×
헴프(Hemp)는 산업용 대마를 말한다. 대마초라 불리는 마리화나는 환각이나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인 THC(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함유량이 높다. 반면 헴프는 THC 함유량이 낮아 인체에 무해하다. 오히려 THC의 환각 작용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 항염증 항박테리아 효능을 지닌 CBD(칸나비디올)이 풍부하다. 영국 등에서는 어린이 뇌전증을 완화하는 의료용품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반면 국내서는 헴프가 마약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헴프의 재배와 유통을 제한하고 있다. 의료 목적의 CBD 제품만 일부 허용한다. 즉 CBD 추출물을 넣은 화장품을 파는 것은 불법이다. 다만 헴프의 씨앗인 헴프씨드에서 추출한 오일 성분은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해외서 헴프 화장품 출시 ‘너도나도’
세계적으로 대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이다. 의료용‧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로 돈과 사람이 몰리는 ‘그린 러시’(Green Rush)도 나타난다.
헴프는 자연에 이로운 친환경 작물이다. 농약이나 화학 비료 없이 잘 자란다. 토양이나 수질 오염 우려가 적다.
화장품업계도 차세대 클린 뷰티 원료로 떠오른 헴프를 재조명하고 있다. 헴프가 지닌 항염 항산화 보습 등 미용적 효능에 주목하는 추세다.
해외서는 친환경 작물 헴프로 다양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나섰다. 소비자도 헴프가 지닌 보습력과 피부 개선 효과에 눈뜨고 있다.
162년 전통의 미국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헴프씨드 오일로 제조한 비누를 판매한다. 산업용 헴프 재배 합법화 운동인 ‘헴프 히스토리 위크도 매년 후원한다. 헴프의 환경적‧경제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다. 2019년에는 뇌전증을 앓는 영국의 12살 소년 빌리 콜드웰(Billy Coldwell)이 캐나다에서 CBD 의료 치료를 받도록 도왔다.
닥터브로너스코리아는 올 초 헴프 타월과 ‘퓨어 캐스틸 솝’을 담은 ‘친환경 헴프 세트’를 선보이며 헴프 알리기에 나섰다.
더바디샵은 헴프씨드 오일을 담은 수분 마스크와 풋 프로텍터 등을 출시했다. 미국서는 키엘 오리진스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가 CBD 오일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닥터브로너스 관계자는 “헴프는 뛰어난 기능과 친환경성 경제성을 지녔다. 제 가치를 인정받고 국내 뷰티시장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