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심리는 꽁꽁 얼었다.
화장품업계에서 봄은 신제품이 쏟아지는 게절이다. 올봄에는 제품도, 이벤트도 줄었다. 매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생활하는 소비자는 화장이 부담스럽다. 외출이나 모임이 급격히 줄면서 메이크업할 일도 줄었다. 브랜드사는 이 난국에 시끌벅적한 세일이나 연예인 사인회를 펼치기가 조심스럽다.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H&B 스토어는 온라인에 햇살을 지폈다. 봄 할인 행사의 무게중심을 온라인에 두는 모습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나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홈코노미족 잡기에 나섰다.
올리브영은 이달 말까지 공식 온라인몰에서 ‘온라인 스페셜팩’ 행사를 연다. 가격 대비 용량이 많은 제품을 모은 것이 특징. 토너 에센스 샴푸 보디워시 건강기능식품 등 일상에 꼭 필요한 제품을 선정했다. 대용량 제품부터 원플러스원(1+1), 기획세트까지 다양한 구성을 선보였다. 앱에서 최대 30% 할인 받을 수 있는 랜덤 쿠폰도 증정한다.
올리브영에서는 실속을 강화한 세트 제품이 인기다. 올리브영은 지난 25일부터 31일까지 여는 ‘봄을 찾기’ 매출을 중간 집계했다. 25일부터 29일까지 매출 상위 200개 제품 가운데 화장품 세트가 60% 이상을 차지했다. 토너 에센스 클렌징폼 샴푸 보디워시 등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 주를 이뤘다. 매출 200위 중 70%가 1~2만원대 제품이고, 원 플러스 원이나 추가 증정품을 넣은 세트 판매가 두드러졌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봄은 화장품 단품 구매가 활발한 시기다. 올해는 뒤바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꼭 필요한 제품만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소비자가 늘었다. 신제품을 여럿 써보는 ‘경험 소비’ 보다 실속 소비가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랄라블라는 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2주년 기념 할인 ‘ALL 랄라세일’을 연다. 랄라블라 단독 기획제품과 1+1 세트를 대폭 늘렸다. 라운드랩‧썸바이미‧마데카21 등에서 대용량 기획세트를 내놨다. 모바일 상품권도 할인 판매한다.
랄라블라는 온라인서 구매한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정조준했다. 이달 17일부터 요기요와 함께 서울 신촌·홍대·잠실·신림·구로디지털 등 매장 5곳에서 시범 실시하고 있다.
롭스는 23일부터 말일까지 온라인몰 단독 세일전을 연다. 롭스측은 “2월 온라인몰서 올린 매출이 1월에 비해 124% 늘었다. 언택트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몰서만 세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롭스 ‘봄세일 클라쓰’는 할인율을 최대 68%로 끌어올렸다. 온라인몰 전용 할인쿠폰과 추가 증정품, 온라인 단독 사은품으로 엄지족을 유혹하고 있다.
롭스는 내달 말 선보이는 롯데ON을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에 무게추를 옮긴다. 롯데ON은 롯데쇼핑이 개발한 유통계열사 통합 온라인몰이다. 고객 3천90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쇼핑 공간을 제공한다. 모두 2천만 개에 달하는 제품을 온‧오프라인과 연계한다. 롯데ON이 롭스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