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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안승훈 변호사의 ‘알기 쉽게 풀어쓴 지식재산권’

⑧ 버버리 사례-디자인적 사용임과 동시에 상표적 사용으로 인정된 사례

들어가는 글 

지난 몇 주간 동안 특정한 디자인의 사용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여부는 그러한 디자인의 사용이 '디자인적 사용임과 동시에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순전한 디자인적 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디자인적 사용임과 동시에 상표적 사용'에 해당한다고 인정된 사례의 마지막 예로서 버버리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의 경과

이 사건 피해자 회사인 버버리 리미티드사는 캐쥬얼셔츠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격자무늬를 상표로 등록하였습니다.

 

이 사건 피고인 회사는 서울 강북구에서 의류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중국으로부터 의류 등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법인체이며 이 사건 피고인는 이 사건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입니다.

 

피고인들은 2010년 3월 20일 경 중국으로부터 인천세관을 통하여 이 사건 피해자 회사가 등록한 버버리 상표와 동일한 문양의 위조 버버리 상표가 새겨진 셔츠 635점, 진정 시가 1억2천700만 원 상당을 국내에 판매 목적으로 수입하여 상표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약식 기소되었습니다.

 

이에 피고인들은 “비록 이 사건 피고인 회사가 남방셔츠에 사용한 체크무늬 표장이 위 버버리 상표와 일견 유사하긴 하나, 체크무늬를 남방셔츠의 원단 무늬로 이용한데 불과하여 위 버버리 상표에 유사한 도형을 의장적 즉, 디자인의 일환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버버리 리미티드사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제 1심·제 2심 법원의 판결

인천지방법원은 2011년 4월 29일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에서 버버리 상표와 피고인들의 표장은 전자가 후자에 비해 약간 더 붉은 기운을 띄는 등 색채 면에서는 차이점이 있긴 하나, 검은 선과 붉은 선의 교차형태·개수·배열순서가 동일하여 그 전체적인 외관에 있어서는 일견 일반 소비자에게 상품 출처의 혼동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유사점은 인정된다”고 하면서도 “ △ 이 사건 피고인 회사는 SYMBIOSE(심비오즈) 상표에 대하여 그 지정상품을 남방셔츠 등으로 하여 상표등록을 마치고, 그 상표를 수사기관에 의해 압수된 남방셔츠의 목 뒤쪽 내측과 가슴주머니 부위에 각 ’SYMbiose‘와 ’SYMBIOSE‘라고 표시하여 자신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사용함으로써 그 출처를 명시한 점 △ 일반 소비자로서는 남방셔츠의 경우 가슴주머니 등에 부착된 상표에 의하여 그 상품의 출처를 구별하는 것이 통례라고 할 것이므로, 앞서 언급한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위 남방셔츠와 버버리 리미티드사의 제품간 혼동을 초래할 것으로 상정하기는 어려운 점 △ 한편 이 사건 피고인 회사는 문제가 된 남방셔츠에 장당 2만5천 원을 판매가격으로 책정한 점 △ 이 사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버버리 리미티드사가 위와 같은 체크무늬를 이용하여 머플러 등을 판매한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 문양을 상표로까지 등록해놓았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위 남방셔츠의 상품 출처를 표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하였다고 하기보다는 심미적 효과를 위하여 버버리 리미티드사의 상표와 유사한 도형과 문양을 의장적으로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여지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해 버버리 리미티드사의 상표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11년 4월 29일 선고 2010고정3307 판결)

 

이에 검사는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제 2심 법원 역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여(인천지방법원 2011년 9월 16일 선고 2011노1452 판결), 이 사건은 대법원에 상고되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대법원 2013년 2월 14일 선고 2011도13441 판결)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며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가. ① 이 사건 피해자 회사의 이 사건 등록상표는 캐주얼셔츠·넥타이·원피스·스카프와 같은 의류 등의 상품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의 출처 표시로서 널리 알려져 있는 점 ② 이 사건 등록상표는 격자무늬를 형성하는 선들의 색상·개수·배열순서 등에 의하여 수요자의 감각에 강하게 호소하는 독특한 디자인적 특징을 가지고 있고 주로 의류 등 상품의 표면 또는 이면의 상당 부분에 표시되는 형태로 사용되어 그 상품을 장식함과 동시에 피해자 회사의 출처도 함께 표시하는 기능을 수행하여 오고 있는 점 ③ 이 사건 피고인 회사가 중국에서 수입한 원심 판시 이 사건 남방셔츠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한 상품으로서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는 이 사건 등록상표에 비하여 세로선의 폭이 가로선의 폭보다 약간 좁고 바탕색도 약간 옅지만 격자무늬를 형성하는 선들의 색상·개수·배열순서가 동일하여 전체적으로 보아 이 사건 등록상표와 매우 유사하고 그 사용형태도 위에서 본 이 사건 등록상표의 주된 사용형태와 별로 다르지 아니한 점 ④ 이 사건 피고인은 이 사건 등록상표가 피해자 회사의 상품 출처표시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위와 같이 이 사건 등록상표와 매우 유사한 격자무늬가 사용된 이 사건 남방셔츠를 판매목적으로 수입한 점 등을 알 수 있다.

 

나. 그러므로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상표로서 사용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남방셔츠에 ‘SYMBIOSE’라는 표장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기는 하나 하나의 상품에 둘 이상의 상표가 표시될 수 있는 점, 그리고 그 ‘SYMBIOSE’ 표장의 표시 위치와 크기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남방셔츠의 격자무늬가 디자인적으로만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

 

본 사안의 상표법상 의미

본 사안은 표장의 상표로서의 사용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례로서 디자인적 사용임과 동시에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는 사례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1심과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례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몇 주간 소개된 사례들을 일별해 보시면, 등록 상표와 유사한 표장이 사용된 사안에 대하여 법원이 어떠한 경우에 순수한 디자인적 사용으로 인정하는지, 어떠한 경우에 디자인적 사용임과 동시에 상표적 사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안승훈 변호사 약력

 

△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공학석사

△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석사

△ 뉴욕대학교(NYU) 쿠랑트(Courant) 응용수학 연구소·

    스턴(Stern)경영대학원 협동과정 석사

 

 

◇ 주요 경력

△ 금융결제원 금융정보보호부 과장

△ 법률사무소 헌인 소속 변호사

△ 변호사 이석환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 법무법인 서정 소속 변호사

△ 법률사무소 논현 대표변호사(현)

△ 강남경찰서 자문변호사(현)

△ 대법원 국선변호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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