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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우리의 그늘을 추앙하는 카페 ‘공영’

서울 청담동 준오아카데미 1‧2층
‘차를 요리하는 마음’…말차빙수‧참깨슈페너‧크림라떼

 

“나는 여름을 굉장히 좋아한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오후, 짧은 바지 하나만 입고 로큰롤을 들으며 맥주라도 마시고 있으면 행복하다는 기분이 절로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여름을 찬양한 글이다. ‘여름이 반 년 정도는 계속 됐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한다. 짧은 바지, 로큰롤, 맥주. ‘소확행’을 위한 도구를 든든히 장전하고 여름을 즐기는 모습에서 여유가 흘러든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살짝 각도를 트는 데서, 빈 데서 오는지도 모른다. 헐렁하니까 비어있으니까 채워진다.

 

투우경기에 나선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케렌시아같은 곳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시골 원두막이어도, 침대 위여도, 작은 도서관이어도 좋겠다. 이 모두를 합친 너른 그늘이 탄생했다. 카페 공영(公影)이다.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갑자기 들이닥치는 소나기나 따가운 햇빛을 피하는 그늘. 누구나 잠깐 쉬어갈수 있는 처마 밑 그늘. 카페 공영은 ‘모두를 위한 그늘’을 모티브로 삼았다.

 

서울 청담동 준오아카데미 1층에 자리 잡은 공영은 ‘더퍼스트펭귄’과 ‘카페, 진정성’이 만들었다.

 

거리를 걷다가 무심코 들어오기를, 누구라도 편히 머물다 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카페 공영 1층은 원목으로 정갈함과 미니멀리즘을 강조했다. 테이블과 의자의 경계를 허물었다.

 

걸터 앉거나 기대거나 선 채 시간과 공간을 천천히 느낄 수 있다. 속도와 정보에 파묻혀 잃고 살았던 오감을 깨우는 시간이다.

 

통 창으로 훤히 보이는 풍경은 일본 교토를 닮았다. 푸르고 정갈하다.

 

카페 2층은 책을 읽거나 작업하기 좋은 장소다. 사람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조도와 공간 배치가 눈에 띈다.

 

차(茶)를 요리하는 마음으로

 

 

정갈하고 깨끗한 기운은 음료에도 담겨있다. 대표 메뉴는 청담 말차 빙수. 일본에서 공수한 말차에 목초우유를 배합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직접 쑨 팥이 맛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참깨 라떼 슈페너는 묵직한 라떼에 참깨 수제 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다. 공영 크림 라떼는 부드럽고 목넘김이 좋은 라떼에 스카치 크림을 올렸다. 깊고 농후한 풍미가 특징이다.

 

공영은 차를 ‘요리한다’고 표현한다. 전국 각지에서, 세계적인 명소에서 차를 공수해 가장 신선하고 깊은 맛을 뽑아내는 데 오래 공들이기 때문이다.

 

빼기에서 나오는 바이브

 

 

“청담에 무엇을 더할까 고민하다 오히려 덜어내는 공간과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는 덜고 빼기를 반복했다. 평소 차를 타는 대신 두발로 걸으며 거리 곳곳에서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그가 더는 데 집중한 이유는 뭘까. 더할 수 있는데, 왜 빼기를 선택했을까.

 

하심(下心)은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이다. 자기의 마음을 스스로 겸손하게 갖는 것이다. 하심이 스며든 카페 공영은 낮고 평온하다. 비움으로써 완성하고, 버려서 채웠기에 그렇다.

 

아무 것도 파괴하지 않고 어떤 생명도 다치게 하지 않은 채 아름다운 것을 그저 바라보게 한다.

 

“문득 쉬이 들어와 편히 머물다 가세요.” 이 여름, 그늘을 찾아들 일이다. 고요히 빛을 준비하는 우리 모두의 그늘, 공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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