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The Modernization of Cosmetics Regulation Act of 2022·이하 MoCRA)을 포함한 ‘2022년 식품의약품 종합개혁법’(Food and Drug Omnibus Reform Act)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1938년 이후 미국 화장품 법규의 첫 번째 개정안이다. MoCRA 신설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관련 업체들은 기업·제품 등록에 관련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여러 이슈 역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해 코스모닝은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프라이빗 라벨(Private Label) 화장품을 전문 개발·생산해 미국 현지 유통을 전개하고 있는 (주)리소스오브케이뷰티(ROK) 홍정훈 대표의 특별 기고문을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현재 (주)리소스오브케이뷰티(ROK)는 미국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 월그린(Walgreens)의 직접 벤더이며 유기농 슈퍼마켓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의 제품을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대형 유통업체와 화장품 관련 실무를 진행하고 한국 제조사·브랜드 회사들의 미국 화장품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올해 연말부터 효력을 발휘할 MoCRA에 대한 주요 내용을 2회에 걸쳐 공유할 예정이다.
본 기고문은 홍정훈 (주)리소스오브케이뷰티 대표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이며 코스모닝의 취재에 의한 기사가 아님을 독자 여러분에게 알린다. <편집자 주>
제조시설·안전성·패키지 라벨 문구에 대한 규제가 핵심
올해 연말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은 법의 이름에서도 나타나듯이 ‘규제’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앞으로는 자유롭게 미국시장에서 화장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규제를 받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에 대한 내용을 어떻게 규제한다는 의미인가. MoCRA의 내용을 검색하면 많은 기사와 법에 대한 전체 내용이 이미 공개돼 있으므로 규제의 내용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다.
즉 △ 제조는 GMP(cGMP-ISO22716 포함) 기준에 적합한 시설에서 이뤄져야 하며 △ 제품은 내용물의 안전성 △ 패키지 라벨(Package Label)에 사용하는 모든 문구는 화장품 라벨 가이드(Cosmetic Label Guide)와 관련 법규로 제품을 규제한다는 것이다.
제조시설과 제품에 대한 규제가 핵심 사항으로 이전까지 FDA 규정에 맞지 않더라도 미국 시장에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던 제품들에 대해 규제하고 보다 구체화한 법 기준에 따라 화장품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시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세 가지 주요 규제대상은 △ 첫 번째 GMP 시설에서 제조한 화장품 △ 두 번째 제품의 성분의 안전성 △ 세 번째는 라벨에 표기한 모든 내용이 해당한다.
“100만 달러 미만 기업 의무 면제, 유예기간을 더 주는 것일 뿐”
이러한 세 가지 주요 규제 대상 중 첫 번째 제조시설에 대한 규제는 GMP(cGMP-ISO22716)인증을 받은 업체에서 생산을 해야한다고 규정을 한 만큼 이미 일정 수준의 규모를 확보하고 있는(연간 100만 달러 이상 판매실적) 업체들은 거의 대부분 cGMP시설에서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100만 달러 미만 판매실적), 또는 네일업체 등 cGMP 시설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제품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미국에서 100만 달러 미만의 판매실적을 업체들은 MoCRA의 핵심 요구사항 가운데 소기업을 위한 ‘기업등록·제품등록의 의무사항 면제’(△ SEC. 606. GOOD MANUFACTURING PRACTICE △ SEC. 607. REGISTRATION AND PRODUCT LISTING) 조항에 해당한다.
다만 해당 면제는 법 시행 초기에 보다 유연성을 부여하는 한편 보다 더 긴 유예기간을 준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법의 원래 취지가 규제에 있는 만큼 해당 규제를 준수하지 않거나, 준수하지 못하는 업체들의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소규모 업체들이 해당 규제에 의한 더 큰 제한을 받게 될 것이다.
보다 쉽게 풀이하자면 초기에는 해당 법을 강제 집행하는 기관인 FDA가 외국기업인 한국업체들의 제품이 미국으로 수입될 때 화장품 등록번호를 기본적으로 요구할 것이며 해당 번호를 기준으로 통관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이후에는 한국 화장품 회사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통채널 아마존이 MoCRA 시스템(추후 공개될 시스템)에 등록된 화장품 등록번호를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방법인 MoCRA와 FDA 규제보다 더 심각하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아마존이 이러한 정책을 수립하고 적용하는 것은 결국 시간문제로 보인다.
소비자단체 활동 영역, 중소기업도 예외없을 것
중소기업들이 해당 법에서 기업등록·제품등록 의무에서 면제를 받는 것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수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더 큰 위험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MoCRA의 시행으로 소비자 권리의 대폭 강화가 이뤄지고 이와 연계해 신고제도(소비자단체 등의 활동)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이미 모든 화장품에 적용하고 있는 가장 기초 규정인 ‘화장품 라벨 가이드’(Cosmetic Label Guide)에 대한 위반사례 조사 등이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즉 MoCRA의 시설·제품등록 의무가 없는 기업의 제품이라고 해도 제품에 표기한 사항들에 대한 ‘Fair Packaging and Labeling Act’와 ‘FD&C Act’에 따라 한층 더 집중적인 조사·규제대상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비록 MoCRA 적용이 되지 않는 중소기업이라고 해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제품들의 라벨 표기 사항에 위법한 부분이 있는지를 미리 집중 검토하고 수출을 진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미국 소비자와 주요 소비자단체는 이러한 중소규모 기업의 제품이 MoCRA 면제대상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를 모르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안전성 테스트와 검증 서류의 중요성
규제의 두 번째 핵심사항인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입증’(Safety Substantiation)에 대한 규제를 보면 두 가지 핵심 단어가 존재한다. 제품이 안전(Safety)한가, 그리고 그 안전을 증명할 검증된 서류(Substantiation)가 있는가, 바로 이 두 가지가 핵심 사항이다.
사실 화장품의 안전에 대한 법은 이번 MoCRA가 완전히 새로운 법은 아니다. 이미 오랫동안 FDA의 규제사항으로 미국 연방법인 FPLA(Fair Packaging and Labeling Act)· FDCA(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에 따라 안전성에 대한 규제가 존재한다.
다만 이제는 이러한 제품 안전성에 대한 입증서류를 준비하고 MoCRA 시스템에 제품등록 시 이러한 입증서류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생긴 것이다.
(참조: FDA Authority Over Cosmetics: How Cosmetics Are Not FDA- Approved, but Are FDA-Regulated)
가장 기초적인 사항으로는 제품의 안전에 대해 준비해야 할 테스트가 있다. 이러한 해당 테스트들은 모두 미국 기준으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테스트 기관 역시 검증된 기관에서 수행된 테스트 보고서만 인정받을 수 있다.
크게 세 가지 테스트로 나눌 수 있다. 즉 △ 미생물 테스트 △ 중금속 테스트 △ 미생물에 대한 방부력 테스트가 그것들이다.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로 미국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이러한 세 가지 테스트가 매우 기본적인 테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테스트 방법과 기준, 그리고 테스트 기관의 인정 여부에 대해 미국 기준을 세부적으로 적용했을 때 이 부분들은 결코 쉽게 여길 만한 사항이 아니다.
한국 화장품 회사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테스트 기관인 인터텍 또는 UL 등에서 테스트를 하지 않고 한국 테스트 기준으로 자사 품질팀 또는 한국 내 테스트 기관에서 이를 수행할 경우 미국 기준과 맞지 않아 안정성 입증 테스트 결과가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주)리소스오브케이뷰티가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을 개발하면서 수없이 위의 세 가지 테스트를 기본적으로 수행하면서도 많은 시행착오와 함께 실패의 경험도 많은 부분이 바로 이들 세 가지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안전과 관련한 테스트를 수행함에 있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 귀사의 테스트 방법은 USP 기준인가? △ 귀사는 슈도-모나스 균에 대한 방부력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가? △ 테스트 기준의 적합·부적합이 PCPC(미국화장품협회) 기준인가?
이제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함에 있어서 정확하게 그 기준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판단이다.
‘라벨의 모든 문구는 모두 규제 대상’ 명심해야
규제의 세 번째 핵심사항은 라벨(화장품 용기·단상자 등)에 쓰이는 모든 문구에 대한 규제다. 한국 화장품 회사들의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되는 부분이 바로 이 라벨에 대한 사항이다.
제품명을 포함해 라벨에 쓰이는 ‘모든 문구는 모두 규제 대상’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심각하게 인지하고 유념해야 한다. 제품명에서부터 규제가 되는 단어를 쓰고 있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볼 수 있다.
의약외품(OTC)의 기능을 포함하거나 물리적으로 화장품이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표현을 포함해 △ 제품명 △ 제품설명 △ 클레임 △ Made Without SLS·SLES·Paraben·Phtalate 등 특정성분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주장 △ 클리니컬리 테스티드(Clinically Tested) 등의 표현들이 그러한 사례다.
해당 국가 규제 준수는 새로운 가능성 창출의 기회
지금까지 한국 화장품 회사·관련 기업들이 미국 화장품 시장에 존재하는 규제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을 포기할 정도로 많은 미국 내 규제에 대해 설명을 했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라벨의 문구들을 한국 기준으로 자유롭게 사용해 왔다. 이제 이런 문제 의식을 가지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준을 파악하고 준비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이런 준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핵심 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라벨검토와 수정에 가장 기본이면서도 기준이 되는 화장품 라벨 가이드(Cosmetic Label Guide)를 자세하고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참조 사이트: https://www.fda.gov/cosmetics/cosmetics-labeling-regulations/cosmetics-labeling-guide >
두 번째는 라벨의 표기검토 후 정확하게 수정할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수정을 진행해야 한다. 라벨의 수정은 각 회사별 제품의 특·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그 문구들을 실증할 테스트보고서 또는 입증서류를 함께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세 번째는 비용과 테스트 기간이다. 각 제품의 클레임(특·장점에 대한 특정 문구)을 입증하는(예: Allergy-Tested/ Dermatologist Tested/ Hypoallergenic/ Non-comedogenic) 임상실험은 미국에서 인증되는 기관에서 수행을 해야 한다. 이는 항상 비용과 테스트에 소요되는 기간이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테스트 비용을 절감하고 테스트에 소요되는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테스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이미 위와 같은 테스트를 지속 수행해온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테스트(무조건 통과할 수 있는)를 당초 계획하고 설정한 기간 내에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결론-지름길보다 더 중요한 올바른 길 걸어야 할 때
이 외에도 MoCRA의 시행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존재하지만 이 원고에서는 생략한다.
이 기고문의 제목을 ‘미국 화장품 시장 진출의 바른 길(正道)’이라고 결정한 것은 지금까지 한국 화장품 회사들이 수십 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성과가 없었던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단견과 단기 전략을 구사했을 뿐 정작 장기 관점에서 시장에서의 위상을 제대로 정립하는 노력과 전략 전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이제는 지름길을 대신한 ‘정도’(正道)를 걸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미국 대형유통 회사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과 브랜드 제품을 미국 내 대형유통 채널로 납품해 미국 전역에 공급하고서도 미국 사업을 지속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가장 기초적인 MoCRA의 규제사항(아주 오랫동안 있었던 법규-FPLA & FDCA)을 철저히 준수하지 못해서’라고 진단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관점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법 시행이 반가울 리 만무하겠지만 이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MoCRA의 규제를 뚫고 미국 시장에서 자신의 브랜드와 제품 유통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 시장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MoCRA에 대응을 준비하는 과정은 매우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설 법에 따라 제대로 정확하게 준비한다면 자사 브랜드·제품들을 자신 있게 대형 유통기업과 바이어들에게 제안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시에 이 과정을 통해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에서 한정적인 판매에 그칠 것이 아니라 미국 주요 대형 유통회사 기업(Walgreens·CVS·Target·Walmart·Kroget·Sally·Ulta·Sephora·Whole Foods Market 등)로 확산할 수 있는 준비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홍정훈 (주)리소스오브케이뷰티 대표는?
미국 화장품 유통 전문가. 미국 최대 에스테틱 공식 교육기관이자 화장품 기업 크리스틴 발미 뉴욕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미국 대형 유통기업들의 프라이빗 라벨 제품 개발을 지휘했다. 20여 년에 걸친 미국 화장품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화장품 기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주)리소스오브케이뷰티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미국 홀푸드마켓·샐리뷰티·아마존·얼타뷰티 등에 한국 화장품 기업을 생산·공급 벤더로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이들 유통기업의 프라이빗 라벨 화장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K-뷰티 브랜드 기업이 미국 대형 유통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PROK 시스템’도 구축,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