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서 계속>

미국의 새로운 접근법
FDA가 준비 중인 새 규정의 골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화장품 업계는 EU와 유사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캘리포니아주가 지난 202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향료·향미 성분공개법(CFFIRKA)에서 EU와 동일한 농도 기준(△ leave-on 0.001% △ rinse-off 0.01%)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EU의 차이점도 주목할 만하다. 즉 EU에서는 ‘일부 강한 알레르겐의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사용을 허용하되 라벨 공개를 통한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것.
이는 ‘소비자 알권리를 통한 자율 선택’을 중시하는 미국식 접근으로 규제보다는 정보 공개에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표준화의 가속화
미국의 변화는 화장품 알레르겐 표시의 글로벌 표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캐나다는 지난 2024년 규정 개정을 통해 EU와 동일한 24종 알레르겐을 내년(2026년)부터 표시 의무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역시 2010년대 후반부터 EU의 26종 향료 알레르겐에 대한 성분 표시 의무를 시행 중이다.
결국 EU → 캐나다/한국 → 미국 순으로 확산한 알레르겐 공개 의무가 이제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공통 기준으로 자리잡게 되는 시점이 다가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타임라인과 준비사항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고려해 판단해 보면 △ 2025년: FDA 최종 규정 발표 예정 △ 2026-2027년: 새 라벨 표시 의무 시행 시작 △ 2028년: 전면 시행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화장품 기업들은 지금부터 2년이 골든타임이다. EU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미국 내수 시장에만 집중해온 기업들은 시스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마인드셋 전환이다. 기업 비밀 보호보다는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정연광·FDA화장품인증원 대표 컨설턴트· expert@mocra.co.kr · www.mocra.co.kr >